산업 영풍·MBK, 고려아연 프로젝트 정말 막았나···과거 미국 정부 두고 '야합' 언급 재조명

산업 에너지·화학

영풍·MBK, 고려아연 프로젝트 정말 막았나···과거 미국 정부 두고 '야합' 언급 재조명

등록 2026.08.08 08:52

신지훈

  기자

6개 관련 안건 모두 반대하고 신주발행 가처분최근 "프로젝트 자체 반대한 것 아냐" 해명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고려아연이 미국 통합제련소 건설 사업인 '프로젝트 크루서블'의 명칭과 표지를 무단 사용했다며 MBK파트너스와 영풍 측을 경찰에 고발하면서 해당 사업을 둘러싼 양측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MBK·영풍 측이 최근 "프로젝트 자체를 막기 위한 것이 아니라 편법적인 신주 발행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히면서, 과거 이사회 표결과 법원 가처분 신청 과정에서 나타난 입장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당시 MBK·영풍 측이 프로젝트 관련 주요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고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사실 등을 근거로, 최근 설명과 과거 행보 사이에 차이가 있는지를 두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8일 일부 매체 보도와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열린 고려아연 이사회에서 영풍·MBK 측 추천 이사들은 미국 제련소 건설과 투자 유치, 합작법인 출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 프로젝트와 관련된 6개 안건에 모두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MBK·영풍 측은 6개 안건이 실질적으로 연결돼 있어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반대하는 상황에서 다른 안건에도 반대할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젝트는 미국 정부와 전략적 투자자들의 참여를 포함한 투자 구조를 전제로 추진된 만큼, 관련 안건의 처리 결과가 사업 일정이나 추진 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당시 제기됐다.

다만 MBK·영풍 측은 관련 안건에 대한 반대가 프로젝트 자체에 대한 반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핵심 쟁점은 신주 발행 방식과 이를 통한 경영권 방어 여부였다는 설명이다.

MBK·영풍 측은 당시 법원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가처분 대상은 미국 정부와 전략적 투자자 등이 참여하는 사업의 자금 조달 및 투자 구조와 관련된 신주 발행이었다.

법원에 제출된 준비서면 등에서도 MBK·영풍 측은 해당 투자 구조에 대해 강한 비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MBK·영풍 측은 당시 서면에서 고려아연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미국 정부 등과 이해관계를 맞춘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제기하면서 '야합'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로젝트 발표 당시 배포한 보도자료에서도 '아연 주권 포기', '국익에 반하는 결정', '경영권 방어용 백기사'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당시 MBK·영풍 측의 문제 제기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라는 자금 조달 방식에 집중된 것인지, 아니면 미국 제련소 건설 사업과 투자 구조 전반에 대한 반대까지 포함한 것인지를 두고 해석이 나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현지에서 진행된 행사와 관련해 '프로젝트 크루서블' 명칭 사용을 둘러싼 논란도 발생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MBK·영풍 측은 지난 7월 미국 테네시주 정부 관계자와 지역사회 인사, 언론인 등을 초청해 리셉션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윤종하 MBK 부회장과 장세환 영풍문고홀딩스 대표 등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대표는 행사에서 영풍 석포제련소의 기술이 프로젝트에 적용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MBK·영풍 측이 행사 과정에서 'crucibleTN.com' 도메인을 등록해 활용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고려아연 측이 문제를 제기했다.

고려아연은 해당 행위가 MBK·영풍 측이 프로젝트의 공식 추진 주체이거나 고려아연과 협력 관계에 있는 것처럼 오인하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및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반면 영풍·MBK 측은 프로젝트 명칭이 등록상표가 아니며, 최대주주로서 미국 정부와 지역사회에 사업 내용을 설명하는 것은 정당한 주주 활동이라는 입장이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과거 MBK·영풍 측의 프로젝트 관련 입장과 최근 미국 현지 행보 사이의 관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MBK·영풍 측은 과거 이사회에서 프로젝트 관련 주요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하고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했으며, 당시 공식 자료와 법원 제출 서면 등을 통해 투자 구조와 사업 추진 방식에 대해 강한 문제를 제기했다.

반면 최근에는 미국 현지에서 프로젝트 명칭을 사용한 행사를 개최하고 관련 사업에 대한 설명에 나서면서, 양측의 행보가 달라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다만 MBK·영풍 측은 과거부터 일관되게 문제의 핵심은 프로젝트 자체가 아니라 신주 발행을 통한 경영권 방어와 투자 구조였다는 입장이다.

한편 고려아연은 MBK·영풍 측의 최근 미국 현지 활동이 프로젝트의 공식 주체 및 사업 추진 과정과 관련해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MBK·영풍 측은 최대주주로서 정당한 주주 활동이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결국 양측의 법적 공방은 프로젝트 명칭 및 표지 사용의 적법성뿐 아니라, 신주 발행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과 미국 통합제련소 사업의 추진 주체 및 사업 구조에 대한 해석 차이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