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초청으로 美행···젠슨 황과 두 달 만에 재회로봇·AI팩토리·모빌리티 협력 직접 조율계열사 역량 '원 LG'로 묶어 사업화 속도
구광모 ㈜LG 대표가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다시 만나 피지컬 AI 협력을 사업화 단계로 끌어올렸다. 지난 6월 서울에서 AI 로봇과 AI 팩토리 등의 협력 가능성을 논의한 데 이어 이번에는 로봇·AI 팩토리·모빌리티를 3대 축으로 정하고 구체적인 개발 일정과 투자 계획까지 확정했다. 계열사별로 축적한 제조·부품·소프트웨어 역량을 엔비디아의 AI 플랫폼과 결합해 '원 LG' 피지컬 AI 사업을 확대하는 전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구 대표는 엔비디아 측 초청으로 전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엔비디아 본사를 찾아 황 CEO와 회동했다. LG전자와 LG유플러스, LG CNS, LG사이언스파크, LG AI연구원 등 주요 계열사 경영진도 동행했다.
구 대표와 황 CEO의 만남은 지난 6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와 홍대의 한 식당에서 회동한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당시 양측은 AI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공동 개발, AI 데이터센터용 냉난방공조(HVAC), 엔비디아 AI 팩토리와 LG 제조 데이터의 결합 등을 폭넓게 논의했다.
두 달 만에 협력의 무게가 달라졌다. 이번에는 양사가 로봇·AI 팩토리·모빌리티를 구체적인 사업 분야로 정하고 개발과 실증 일정을 제시했다. 단순한 기술 협력을 넘어 엔비디아의 AI 플랫폼을 LG의 제품과 생산현장에 적용해 실제 사업 성과를 만들어내는 단계로 넘어간 것이다.
가장 먼저 성과가 가시화될 분야는 로봇이다. 양사는 내년 1분기 엔비디아의 휴머노이드 파운데이션 모델 '아이작 그루트'를 기반으로 한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개할 예정이다. LG전자의 액추에이터, LG이노텍의 센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등 계열사 핵심 부품을 결집한다.
AI 팩토리는 LG의 제조 경쟁력을 피지컬 AI 사업으로 확장하는 핵심 축이다. 엔비디아의 DSX 아키텍처와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을 활용해 2027년 상반기 기술 검증을 위한 레퍼런스 사이트를 구축하고 2028년 상반기에는 충남 천안에 80MW 규모 AI 팩토리를 구축할 계획이다.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엔비디아의 '드라이브 하이페리온'에 LG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결합한다. 기존 전장 사업을 IVI 중심에서 자율주행을 포함한 AI 정의 차량(AIDV) 플랫폼으로 확대하려는 것이다.
이번 협력의 특징은 LG가 엔비디아 기술을 외부 고객에게만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자사 제품과 공장을 직접 실증 무대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로봇은 LG전자 생산라인에 투입하고 AI 팩토리는 그룹이 직접 구축해 기술을 검증한다. 이후 확보한 레퍼런스를 외부 고객 수주로 연결하는 사업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
구 대표가 직접 협력을 챙기는 것도 계열사 간 기술 결합을 넘어 그룹 차원의 사업으로 키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로봇에는 LG전자·LG이노텍·LG에너지솔루션이 참여하고, AI 팩토리에는 LG전자·LG에너지솔루션·LG CNS·LG유플러스 등이 역할을 나눈다.
엔비디아에도 LG는 매력적인 파트너다. 엔비디아가 AI 모델과 컴퓨팅 플랫폼을 제공하면 LG는 이를 로봇·가전·자동차·배터리·공장 등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다. AI 기술을 실제 제품과 생산현장으로 확산시키는 '피지컬 AI 상용화'에서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셈이다.
결국 이번 협력은 LG가 엔비디아의 AI 기술을 활용해 그룹 내부의 제조·부품·전장 역량을 하나의 사업으로 묶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자체 공장에서 기술을 검증하고 제품에 적용한 뒤 외부 고객으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면 피지컬 AI가 LG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있다.
구 대표는 "양사의 협업이 속도를 내면서 AI 팩토리, 피지컬 AI, 모빌리티 분야에서 함께 할 과제가 명확해졌다"며 "산업을 선도하는 레퍼런스 구축을 통해 AI 확산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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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kohjihy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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