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반도체 경기 호조 등으로 늘어나는 추가 세수를 별도 기금에 적립해 미래 성장동력에 투자한다. 학령인구 감소와 경제 여건 변화를 반영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산정 방식도 55년 만에 개편한다.
기획예산처는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최교진 교육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재정운용전략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미래대응기금 추진 방안과 교육교부금 개편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미래대응기금은 내국세가 장기 추세치를 웃돌아 발생하는 추가세수를 적립해 미래 성장 분야에 투자하는 것이 핵심이다. 세수가 풍부할 때 재원을 비축했다가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전략적 투자에 활용하고, 세입 여건이 악화할 경우에는 기금 재원을 일반회계로 전출해 재정 변동성을 완화하는 역할도 맡는다.
추가세수는 다음 연도 내국세 세입예산이 최근 10년간 내국세 결산액의 연평균 증가율을 적용한 추세치를 넘어서는 부분으로 정한다. 이와 함께 세입 재추계에 따른 초과세수와 세계잉여금 잔여재원, 기금 여유자금 운용수익 등도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기금은 청년·성장동력·지방·교육·인재 분야에 집중 투자한다. 청년층의 취업·주거·결혼·출산·양육 등을 지원하고 인공지능(AI), 3대 메가프로젝트, 소형모듈원자로(SMR), 핵융합, 첨단바이오 등 미래 성장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
지방의 정주 여건 개선과 지역 성장 거점 조성에도 재원을 투입한다.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재 양성과 해외 우수인재 유치 등에도 기금을 활용할 방침이다.
기금의 구체적인 규모는 내년도 국세수입 전망과 세입 재추계 등을 반영해 확정할 예정이다. 정부가 제시한 산식과 현재 예상되는 세수 규모를 적용하면 기금이 100조원 안팎 또는 이를 웃돌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정확한 규모는 향후 예산안 등을 통해 공개될 전망이다.
지방재정 지원 방식도 달라진다. 현재 내국세의 19.24%를 지방교부세로 배분하는 연동 구조는 유지하되, 앞으로는 내국세에서 미래대응기금 적립액을 먼저 제외한 뒤 남은 금액을 기준으로 지방교부세를 산정한다. 기금 내 지방계정을 통해 지역 성장과 정주 여건 개선에 재원을 재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교육교부금 제도도 대폭 개편한다. 현재 내국세의 20.79%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자동 배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전년도 교부금에 최근 3년 평균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율을 반영해 다음 연도 교부액을 산정한다.
학령인구 변화율은 35%만 반영한다. 학생 수 감소가 곧바로 교직원 인건비나 학교 시설비 등 교육비 감소로 이어지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교육재정의 급격한 축소를 막겠다는 취지다.
새 산식을 적용할 경우 교육교부금 자체는 증가할 수 있지만, 기존 내국세 연동 방식에 따라 산정했을 때보다 증가 폭은 줄어들게 된다. 정부는 기존 방식과 새 산식에 따른 교부금 차액을 미래대응기금 내 교육·인재계정에 적립해 영유아·고등·평생교육과 인재 양성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정부는 새 산식 적용으로 교육교부금 총액이 전년보다 감소할 경우 차액을 보전하는 방안도 법에 명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학령인구 감소와 경제 여건 변화를 산식에 반영하면서도 초·중등교육에 대한 안정적인 재정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교육계는 내국세 20.79% 연동제 폐지에 반발하고 있다. 교육감들과 교육·시민사회단체 등은 안정적인 초·중등교육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현행 연동 방식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향후 입법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정부는 관련 법안을 마련해 입법예고와 국무회의를 거친 뒤 다음 달 3일 내년도 예산안 및 국가재정운용계획과 함께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국회 심사 과정에서 미래대응기금 신설과 교육교부금 개편안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뉴스웨이 김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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