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배에서 전기 만들고 바다에 서버 띄운다···조선업계 AI 틈새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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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서 전기 만들고 바다에 서버 띄운다···조선업계 AI 틈새 공략

등록 2026.08.28 15:26

이승용

  기자

HD현대重 1조5831억·1.684GW 수주삼성重 50·200MW급 FDC 기본승인전력·서버 검증 거쳐 2028년 상용화 추진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배에서 전기를 만들고 바다에 서버를 띄운다. 국내 조선업계가 AI 데이터센터의 전력난과 부지난을 선박 기술로 풀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있다. HD현대는 데이터센터용 발전설비를 잇달아 수주했고, 삼성중공업은 데이터센터를 해상에 구축하는 부유식 데이터센터(FDC)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올해 미국 데이터센터용 발전설비 시장에서 1조5831억원 규모의 계약을 따냈다. 지난 4월 미국 에너지 인프라 기업 AEG와 6271억원 규모의 684MW급 발전설비 공급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이달 코반에너지그룹과 9560억원 규모의 1GW급 계약을 맺었다. 미국 데이터센터 시장에 진출한 지 넉 달 만에 1.684GW 규모의 일감을 확보한 셈이다.

HD현대중공업은 두 프로젝트에 선박용으로 개발한 4행정 중속엔진 '힘센엔진'을 기반으로 한 발전설비를 공급한다. 힘센엔진으로 발전기를 돌려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을 생산한다. 선박 추진과 선내 발전에 사용되던 힘센엔진의 적용 범위가 육상 데이터센터 발전설비로 넓어진 것이다.

힘센엔진이 데이터센터 발전설비에 투입된 배경에는 미국의 전력망 부족이 있다.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를 송·배전망 확충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전력망 연결을 기다리는 대신 부지나 인근에서 직접 전력을 생산하는 현장 발전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전력연구원은 미국 전체 전력 소비에서 데이터센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 4~5%에서 2030년 9~17%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발전설비 수주가 늘면서 HD현대의 데이터센터 사업도 엔진 판매에서 전력 인프라와 사후관리로 확장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북미 데이터센터에 배전·전력기기를 공급하는 최대 1조1212억원 규모의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발전설비가 가동된 이후에는 HD현대마린솔루션이 AEG에 공급되는 엔진 33기의 장기 유지·보수를 맡는 방안을 추진한다.

HD현대가 데이터센터용 전력설비에서 수주를 확보한 사이 삼성중공업은 데이터센터 자체를 바다에 띄우는 부유식 데이터센터(FDC) 기술 개발에 나섰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4월 미국선급협회(ABS)와 영국 로이드선급으로부터 50MW급 FDC 개념설계 기본승인(AIP)을 받았다. 이달에는 ABS로부터 용량을 네 배로 늘린 200MW급 FDC의 AIP도 추가로 확보했다.

HD현대가 데이터센터용 전력설비에서 수주를 확보한 사이 삼성중공업은 데이터센터 자체를 바다에 띄우는 부유식 데이터센터(FDC) 기술 개발에 나섰다.

FDC는 서버와 전력·냉각 설비를 해상 구조물에 설치하는 방식이다. 육상 부지를 새로 확보하거나 대규모 송전망을 구축해야 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고, 바닷물을 서버 냉각에 활용할 수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4월 미국선급협회(ABS)와 영국 로이드선급으로부터 50MW급 FDC 개념설계 기본승인(AIP)을 받았다. 이달에는 ABS로부터 용량을 네 배로 늘린 200MW급 FDC의 AIP도 추가로 확보했다.

개념설계 승인을 확보한 삼성중공업은 해상 환경에서 전력설비와 서버를 가동하기 위한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ABB와 FDC 전력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으며, 슈퍼마이크로와는 진동과 기울기, 염분, 습도 등이 서버 작동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 있다.

실제 프로젝트를 확보하기 위한 협력도 진행 중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6월 그리스 선주사 캐피탈, 영국 로이드선급과 협약을 맺고 FDC 프로젝트 발굴과 기술 개발, 건조 협력에 나섰다. 미국 데이터센터 사업자 무스테리안과는 50MW급 FDC의 기본·상세설계와 생산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중공업은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AI 데이터센터 증가와 전력망 확충 지연으로 현장 발전설비와 FDC 수요가 함께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면서 전력 공급과 냉각, 부지 문제를 해결할 설비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며 "발전용 엔진은 이미 수주로 이어지고 있고, FDC는 실제 건조 계약 확보가 시장 확대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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