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대웅제약, 장기 지속형 신약 임상 앞서가혁신적 작용기전으로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 모색시장에서 차별화되는 세포치료제·외용제 등장
국내 기업이 탈모 치료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투약 주기를 길게 늘린 주사제부터 안드로겐 수용체나 모낭 성장 신호를 직접 조절하는 RNA·표적 치료제까지 다양한 기전이 연구되며 개발 패러다임이 복약 편의성 개선을 넘어 치료 원리 전환으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다만 파이프라인별로 '개발 시계'는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기존 성분을 활용한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임상 2·3상에 진입하며 상용화 가시권에 들어섰지만, RNA 간섭이나 세포치료제 등 신기전 후보물질은 아직 인체 대상 초기 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다.
복약 누락 잡아라···상용화 가장 앞선 '장기지속형 주사제'
국내에서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종근당이다. 이 회사의 'CKD-843'은 두타스테리드 성분을 체내에서 3개월간 서서히 방출하도록 설계된 장기지속형 근육주사제다. 지난 2024년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3상을 승인받아 2027년 완료를 목표로 약 288명의 남성 안드로겐성 탈모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인벤티지랩은 대웅제약과 손잡고 1개월 지속형 피나스테리드 주사제 'IVL3001'을 개발하고 있다. 올 2월 호주 인체연구윤리위원회에 임상 2상을 승인받았다. 위더스제약이 전용 생산시설을 구축해 상업화 물량 생산을 대비하는 등 협업 체계도 갖췄다. 아이엠디팜 역시 두타스테리드 기반 월 1회 주사제 'IMD-ALI-1'의 임상 1상을 준비 중이다.
기존 성분의 제형을 바꾸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무진메디의 'HUTERA D·AD-303'은 두타스테리드를 지질나노입자(LNP)에 담아 탈모 부위에 직접 바르는 외용제다. 두피 국소 전달을 통해 호르몬 전신 노출 부작용을 줄이겠다는 구상으로, 최근 유한양행, 종근당 등 대형 제약사가 공동개발에 합류하며 사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러한 제형 변경 치료제는 이미 효능이 입증된 성분을 사용해 신약 대비 개발 불확실성이 낮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작용 기전 자체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므로, 새로운 치료법이라기보다는 매일 약을 복용해야 하는 부담을 덜어주는 성격이 강하다.
호르몬 억제 넘어 '원인 차단'···기전 혁신·세포치료제 등판
올릭스와 JW중외제약은 기존 약물의 한계를 넘는 기전 혁신에 도전하고 있다.
올릭스는 지난 24일 남성형 탈모 치료제 'OLX104C(OLX72021)'의 호주 임상 1b상 추적관찰을 완료했다. 이 물질은 작은간섭RNA(siRNA) 기술을 이용해 남성형 탈모를 일으키는 안드로겐 수용체 생성 자체를 억제한다. 올릭스는 1b상 안전성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내 발모 효과를 본격 확인하는 임상 2a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JW중외제약의 'JW0061'은 아예 모낭 성장 신호를 직접 활성화한다. 모발 성장에 관여하는 GFRA1 수용체에 결합해 모낭 형성을 유도하는 바르는 치료제로, 올 2월부터 1상을 진행 중이다. 기존 탈모약이 남성호르몬(DHT)을 억제하거나 혈관을 확장하는 것에 그쳤다면, JW0061은 세포 성장 관점에서 접근했다는 점이 차별화된다.
근본적 모낭 재생을 노리는 세포치료제 영역에서는 에피바이오텍이 속도를 내고 있다. 환자 본인의 모유두세포를 배양해 주입하는 자가 세포치료제 'EPI-001'이 지난 6월 1상 코호트2에 진입했다. 또한 타인의 건강한 세포를 활용해 대량생산이 가능한 기성품형(Off-the-shelf) 동종 치료제 'EPI-008'도 24일 1상 IND(임상시험계획)를 신청하며 투트랙 전략을 가동했다.
쏟아지는 파이프라인···화장품·별도 질환 구분해야
탈모 치료제가 아닌 화장품이나 별도 질환 치료제로 분류되는 제품을 개발하는 기업도 있다.
지아이롱제비티의 'GL-SRF-007'이나 바이오니아의 '코스메르나'는 현재 의약품이 아닌 일반·기능성 화장품 영역에 속한다. 또 넥스트젠바이오사이언스의 'NXC736(2a상)'은 남성형 탈모가 아닌 자가면역질환인 '원형탈모'를 타깃으로 하므로, 일반 탈모약 시장 선점 경쟁과는 별개로 봐야 한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근 탈모 치료제의 차세대 신약 개발이 본격화 되고 있다"라며 "비만 치료제가 대중화 되면서 단순한 질병 치료를 넘어서 탈모를 비롯한 삶의 질을 개선하는 약물 영역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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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bottle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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