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대차, 중국서 '2450만원 전기차' 승부수···이번엔 가격으로 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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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중국서 '2450만원 전기차' 승부수···이번엔 가격으로 뚫는다

등록 2026.08.31 13:26

권지용

  기자

중저가 전기차로 판매 회복 시도배터리·디자인 현지화로 차별화중남미·중동 수출기지 전환 전략

현대차 아이오닉 V. 사진=현대자동차현대차 아이오닉 V.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중국 전기차 시장의 가격전쟁에 뛰어든다. 시작 가격을 2450만원까지 낮춘 현지 전략형 전기차를 앞세워 중국 토종 업체들과 정면 승부에 나선다. 한때 연간 114만대를 판매했던 현대차의 중국 사업이 20만대 중후반까지 쪼그라든 가운데 가격·현지화로 내수 판매를 되살리고 중국 생산기지를 글로벌 수출 거점으로 재편해 2030년 50만대 판매 목표에 도전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중국에서 현지 전략형 전기차 '아이오닉 V'의 판매가격을 공개했다. 스탠다드 에디션 11만9900위안(약 2450만원), 스마트 드라이빙 에디션 12만9900위안(약 2660만원), 롱레인지 에디션 13만9900위안(약 2860만원) 등이다.

중국 전기차 시장은 BYD를 비롯한 현지 업체들이 가격과 상품성을 동시에 끌어올리면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서 2000만원대 전기차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가격 경쟁력을 통해 판매 회복의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대차 아이오닉 V 실내. 사진=현대자동차현대차 아이오닉 V 실내. 사진=현대자동차

아이오닉 V는 차급을 고려하면 경쟁력이 두드러진다. 전장 4900mm, 휠베이스 2900mm로 중형 세단에 준하는 차체를 갖췄다. 직선과 면을 강조한 디자인에 프레임리스 도어와 전면 폐쇄형 패널 등을 적용해 기존 현대차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동력계는 최고출력 188마력(140kW) 및 225마력(168kW) 두 가지로 구성된다. 배터리는 중국 CATL이 공급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사용하며, 트림에 따라 53.5kWh와 66.8kWh 용량으로 나뉜다. 중국 CLTC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520~650km다.

실내 역시 중국 현지 소비자를 겨냥했다. 퀄컴 스냅드래곤 8295 칩셋을 기반으로 한 27인치 4K 통합 디스플레이를 적용했고, 중국 현지 거대언어모델(LLM)인 바이두 '어니봇'과 바이트댄스 '더우바오'를 탑재했다. 모멘타의 고속 주행 보조 시스템과 사이버 아이 HUD 등 전장 사양도 갖췄다.

가격 경쟁력은 중국 현지 전기차와 비교하면 더욱 뚜렷하다. 중국 중형 전기 세단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확보한 BYD 씰의 시작 가격은 약 17만위안(약 3480만원)이다. 샤오펑 P7+와 지커 007 등 주요 전기 세단 역시 18만위안(약 3680만원)을 웃도는 가격대에서 판매되고 있다.

아이오닉 V가 이들보다 최대 수만 위안 저렴한 셈이다. 가격이 구매 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현대차가 중국 업체와 정면으로 가격 경쟁을 벌이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중국 브랜드에 대한 현지 소비자들의 선호가 강한 상황에서 가격 차이를 얼마나 실질적인 구매 유인으로 만들어낼지가 관건이다.

지난 4월 24일 열린 '2026 베이징 국제 모터쇼' 현대차 언론 공개 행사에서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지난 4월 24일 열린 '2026 베이징 국제 모터쇼' 현대차 언론 공개 행사에서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가 가격을 앞세운 이유는 중국 사업의 부진과도 맞닿아 있다. 현대차는 2002년 중국 베이징자동차와 50대50 합작으로 베이징현대를 설립하며 중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이후 판매량을 빠르게 늘리며 2016년에는 연간 114만대까지 판매했지만, 이후 중국 현지 업체들의 성장과 시장 경쟁 심화 등으로 판매량이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현대차의 중국 사업 판매량은 내수와 수출을 포함해 20만대 중후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에 현대차는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중국 생산기지를 단순 내수 생산시설이 아닌 글로벌 수출 거점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6일 열린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2030년까지 중국법인의 판매량을 50만대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중국 내수 판매 회복뿐만 아니라 중남미와 중동 등 신흥시장으로의 수출 물량을 포함한 목표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V를 시작으로 중국 현지화 제품군도 확대한다. 2027년에는 SUV 전기차와 준중형 전기차·EREV 겸용 모델 등 2종의 신차를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제품 개발과 디자인 단계부터 중국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하고 현지 업체와의 기술 협력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생산거점의 역할도 달라질 전망이다. 과거 중국 시장에서 판매하기 위한 생산시설이었다면 앞으로는 중국 내수와 글로벌 수출을 함께 담당하는 생산기지로 활용할 구상이다. 특히 중동과 중남미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중국 생산 차량의 수출을 확대할 경우 생산 규모를 키우면서 원가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이번 전략이 중국 시장에서 과거와 다른 방식의 재도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업체와 브랜드 인지도나 신기술만으로 경쟁하기보다 가격과 현지화, 생산 효율성을 앞세워 실질적인 구매 경쟁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관건은 현대차가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싼 차'를 넘어 '가격 대비 살 만한 차'라는 평가를 얻을 수 있을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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