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계열화에 따른 독립성 저하 경고독립적 체계종합능력 중요성 강조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노동조합이 한화그룹의 KAI 지분 확대와 향후 인수·통합 가능성에 재차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방산 대형화와 수직계열화가 반드시 수출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KAI의 완제기 체계종합 역량과 국내 항공·방산 생태계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7일 KAI 노조는 한화의 KAI 지분 확대와 관련한 입장자료를 내고 방산 대형화와 수직계열화, 패키지 수출, 장기 연구개발(R&D), 독과점 문제 등을 주요 쟁점으로 제시했다. 한화가 항공엔진과 레이더, 무장 등의 사업 역량을 KAI의 완제기 사업과 결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보는 것과 달리 체계종합업체의 독립성이 약해질 가능성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노조는 우선 기업 규모 확대가 곧 완제기 경쟁력 강화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보잉과 BAE시스템즈 등 해외 방산업체의 통합 사례를 거론하는 한편,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스웨덴 사브와 프랑스 다쏘도 각각 그리펜과 라팔이라는 독자 전투기 플랫폼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화 자체보다 독자적인 체계종합 능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논리다.
수직계열화와 패키지 수출 효과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노조는 완제기 체계종합업체가 수출 대상국의 요구와 기체 성능에 맞춰 엔진과 레이더, 무장 등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하는데 특정 장비 업체와 같은 그룹에 속하면 선택의 독립성이 약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KAI가 이미 독립적인 체계종합업체로서 해외 수출 실적을 쌓아왔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노조에 따르면 KAI는 2001년 첫 수출 이후 KT-1과 T-50·FA-50, 수리온 등 총 236대의 완제기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노조는 완제기 수출에서 수직계열화 여부보다 성능과 가격, 납기, 후속군수지원과 수요국이 요구하는 장비를 통합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화가 추진하고 있는 첨단 항공엔진 개발과의 시너지에도 선을 그었다. 전투기용 엔진은 개발과 시험, 신뢰성 확보까지 장기간이 필요한 만큼 아직 개발 단계에 있는 국산 엔진과 KAI의 완제기 사업을 결합하는 것만으로 단기간에 수출 경쟁력이 높아진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화 측은 KAI와의 협력이 우주·항공·방산 사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화는 항공엔진과 유도무기, 레이더, 위성 등의 역량과 KAI의 전투기·헬기·무인기 체계종합 역량을 연계하면 종합적인 방산 체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수출 경쟁력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향후 정부 주도의 KAI 민영화가 공론화될 경우 정부 정책 방향에 따라 인수나 통합 추진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도 밝힌 바 있다.
KAI 노조는 "항공 방산에 필요한 것은 단순한 덩치 확대가 아니라 체계종합 전문성과 다양하고 유연한 방산 생태계"라며 "KAI가 독립적인 체계종합업체로서 국내외 기업들과 협력할 수 있는 구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이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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