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한 종목·한 분산원장' 토큰증권···안전 택했지만 글로벌 정합성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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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종목·한 분산원장' 토큰증권···안전 택했지만 글로벌 정합성 '물음표'

등록 2026.09.09 14:31

한종욱

  기자

금융당국 토큰증권 정책, 안정성 강화 초점가이드라인서 증권의 분산원장간 이동 금지업계 "국내 전용 인프라 고착화 우려"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금융당국이 토큰증권 제도 시행을 앞두고 동일 종목을 하나의 분산원장에서만 발행·유통하는 방침을 밝히면서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장기적으로 국내 전용 인프라를 고착시키는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4일 토큰증권 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조각투자를 시작으로 주식·채권·펀드 등 정형증권까지 토큰화 대상에 포함하는 것이 골자다. 개정 전자증권법은 내년 2월 4일부터 시행된다.

금융당국은 제도 초기 안정성에 초점을 맞췄다. 내년 2월 기관투자자 대상 사모 머니마켓펀드(MMF)·사모사채와 신탁방식 비상장주식, 공모 조각투자증권을 우선 도입한다. 이후 공모 채권·MMF로 대상을 넓히고, 장기적으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온체인 결제를 추진한다.

시장의 시선은 예탁결제원이 내놓은 분산원장 운영 기준에 쏠렸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하나의 토큰증권 종목을 하나의 분산원장에서만 발행·유통하도록 했다. 발행된 증권을 다른 분산원장으로 옮기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당국은 이 같은 원칙이 투자자 보호를 위한 장치라는 입장이다. 국내 토큰증권은 블록체인에 기록된 정보가 단순한 거래기록이 아니라 법적 권리를 보여주는 전자등록 정보로 인정된다. 이러한 탓에 같은 증권이 여러 원장에 기록되면 발행량이 중복되거나, 실제 소유자가 누구인지 다툼이 생길 수 있다.

업계는 동일 종목의 중복 발행을 막아야 한다는 원칙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이를 위해 원장 간 이전까지 일률적으로 막을 필요가 있는지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기존 원장에서 증권을 소각하거나 거래가 불가능하도록 한 뒤, 이를 확인해 새 원장에서 같은 수량만 발행하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전체 발행량은 바뀌지 않으며 권리도 동시에 두 원장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업계가 우려하는 부분은 제도 초기의 기술 기준이 장기 표준으로 굳는 경우다. 증권사와 발행인은 원장, 스마트계약, 계좌관리, 회계·감사, 내부통제 시스템을 새 기준에 맞춰 구축해야 한다. 이후 다른 네트워크나 결제 인프라와 연계하려면 시스템을 다시 개발해야 하는 탓에, 매몰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초기에는 제한된 구조로 시작하더라도 향후 이전과 상호운용을 허용할 수 있는 길은 열어둬야 한다"며 "처음부터 국제 표준과 연결 가능한 데이터 구조와 인터페이스를 적용해야 전환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는 금융 당국이 장기 과제로 제시한 '온체인 결제' 구상과 맞닿아 있다. 온체인 결제는 현금을 스테이블코인으로 대체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증권 이전과 대금 지급이 동시에 이뤄지는 DvP(Delivery versus Payment·동시결제) 구조를 비롯해 담보 설정·해지, 레포(Repo·환매조건부채권) 거래 등 금융 거래 전반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

이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서는 토큰화된 증권과 스테이블코인, 토큰화 예금, 담보자산을 복수의 네트워크에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시장도 장기적으로 이런 흐름과 연결되려면 원장 간 정보·자산 이동을 검증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블록체인 인프라 업계 관계자는 "처음부터 퍼블릭 블록체인을 전면 허용하자는 것은 아니나 안전성을 확인한 원장 간 이전, 총량 동기화, 원장 간 DvP를 제한적으로 검증하는 샌드박스부터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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