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55개국 간 케이캡, 일본은 아직···HK이노엔의 '시간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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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개국 간 케이캡, 일본은 아직···HK이노엔의 '시간 싸움'

등록 2026.09.10 07:08

안다하

  기자

중국 출시·미국 허가심사···일본은 임상 1상 이후 후속 개발 검토다케캡 10년 선점에도 1조원대 매출···시장 진입 속도 관건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이 55개국으로 영토를 확장했지만, 일본에선 아직 준비 단계에 머물러 있다. 중국에서는 이미 제품이 출시됐고 미국도 허가심사가 진행 중인 반면, 일본에서는 임상 1상 이후 구체적인 개발 일정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현지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 시장을 다케다제약 '다케캡'이 10년 넘게 선점하고 있어 후발주자인 케이캡으로서는 시장 진입 시점이 경쟁력을 가를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은 케이캡의 일본 개발과 사업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지에서 임상 1상까지 완료했지만 후속 임상과 착수 시점 등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진 않았다.

다른 시장의 상황과 대조적이다. 중국에서는 현지 파트너사 뤄신제약이 2022년 케이캡을 출시해 지난해 현지 P-CAB 시장 2위에 올랐고 현재 주사제형까지 개발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파트너사 세벨라 파마슈티컬스가 임상 3상을 마친 뒤 지난 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약허가신청서(NDA)를 제출해 허가심사를 받고 있다.

HK이노엔은 지난해 12월 라퀄리아로부터 케이캡의 일본 사업권을 인수했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 케이캡을 개발하고 제조·판매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하면서 직접 현지 개발을 추진할 기반을 마련했다.

문제는 사업권 확보 이후다. 일본에서는 다케다제약의 P-CAB 계열 치료제 '다케캡(성분명 보노프라잔)'이 2015년 출시돼 10년 넘게 처방 기반을 쌓았다. 다케캡의 지난해 매출 1253억1800만엔(약 1조1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4% 증가했다. 국내에서 P-CAB 시장을 선점한 케이캡과 달리 일본에서는 이미 대형 품목으로 자리 잡은 선발 제품을 추격해야 하는 셈이다.

출시 10년이 지난 다케캡의 매출이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케이캡엔 부담 요인이다. 이미 다케캡이 탄탄한 처방 기반을 구축한 만큼 시장 진입이 늦어질수록 후발주자인 케이캡이 파고들 여지는 줄어들 수 있다.

향후 제네릭 진입 가능성도 변수로 남아 있다. 다케캡의 특허 만료 이후 제네릭이 시장에 가세하면 케이캡은 선발 제품에 이어 후발 의약품과도 경쟁해야 한다.

반면, 개발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임상 데이터는 이미 상당 부분 축적돼 있다. HK이노엔은 케이캡을 국내에서 개발·상업화한 데 이어 해외 주요 시장에서도 임상 데이터를 확보해왔다. 미국에서는 대규모 임상 3상을 마쳤으며 미란성 식도염 치료와 유지요법 임상에서 기존 PPI 계열 약물과 비교한 데이터를 확보했다.

결국 일본 사업의 관건은 후속 개발계획을 얼마나 빠르게 구체화하느냐다. HK이노엔은 일본 사업권을 확보했지만 이미 10년 넘게 시장을 선점한 다케캡을 추격해야 한다. 기존 글로벌 임상 데이터를 일본 개발에 어떻게 활용할지와 후속 임상의 범위·착수 시점에 따라 시장 진입 시기도 달라질 전망이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일본과 관련해서는 개발과 사업개발 등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지만 현재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며 "구체적인 시점은 아직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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