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망·데이터로 시장 넓힌 올리브영패션 고객·인디 브랜드 앞세운 무신사'대중화 VS 발굴'로 갈린 K뷰티 승부
CJ올리브영이 주도해온 국내 뷰티 유통시장에 무신사가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올리브영이 전국 매장망과 구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K뷰티 대중화를 이끌어왔다면, 무신사는 패션 플랫폼에서 확보한 젊은 고객과 인디 브랜드 발굴력을 내세웠다. 사업 규모에서 격차가 큰만큼, 무신사는 정면 승부보다 차별화된 상품과 쇼핑 경험을 앞세워 새로운 수요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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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올리브영이 주도한 국내 뷰티 유통시장에 무신사가 본격 진출
무신사는 패션 플랫폼의 젊은 고객층과 인디 브랜드 발굴력을 강조
무신사는 차별화된 상품과 쇼핑 경험을 통해 새로운 수요 확보에 집중
올리브영 지난해 매출 5조8335억원, 영업이익 7447억원 기록
올해 2분기 매출 1조79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
무신사 올해 상반기 총매출액 8217억원, 뷰티 사업 비중은 작음
무신사, 패션 사업에서 확보한 10~30대 고객 활용
인디 브랜드 발굴 및 패션과 뷰티 연결 전략 강화
무신사 뷰티 홍대점, 전문 상담과 차별화된 매장 모델로 차별화
양사의 경쟁은 브랜드 성장 단계와 소비자 구매 목적에 따라 전개
올리브영은 유망 브랜드의 전국 유통 및 해외시장 연결에 강점
무신사는 인디 브랜드 발굴과 패션 취향 결합에 경쟁력
올리브영, 외국인 대상 K뷰티 브랜드 인큐베이터 및 글로벌 게이트웨이 역할 강화
무신사, 패션과 뷰티 연결 및 브랜드 발굴 육성을 통해 새로운 플랫폼으로 자리매김 목표
무신사는 11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첫 뷰티 단독 매장인 '무신사 뷰티 홍대'를 열었다. 지난 4월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에 뷰티존을 선보인 데 이어 뷰티 사업을 독립 매장으로 확장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1262㎡(약 400평) 규모로, 뷰티와 약국을 합쳐 870여 개 브랜드의 상품 1만2000여 개를 갖췄다.
이번 출점으로 온라인에서 시작된 양사의 경쟁은 홍대와 성수 등 주요 오프라인 상권으로 확대됐다. 다만 무신사가 올리브영과 점포 수나 상품 규모로 정면 대결하기보다는 패션과 뷰티를 연결하고 약국의 전문성을 더한 새로운 매장 모델로 시장을 넓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분석이다.
전국망·데이터로 1위 굳힌 올리브영
올리브영은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 5조8335억원과 영업이익 744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2분기 매출도 1조797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3% 증가했다. 무신사의 올해 상반기 전체 총매출액이 패션을 포함해 8217억원이고, 이 가운데 뷰티 사업의 비중은 아직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리브영과의 체급 차이는 상당하다.
올리브영이 시장 주도권을 확보한 배경에는 전국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몰을 결합한 유통 구조가 있다. 오프라인 점포를 상품 체험과 판매 공간이자 온라인 주문 상품을 배송하는 거점으로 활용한다. 소비자는 가까운 매장에서 제품을 시험해 본 뒤 바로 구매하거나 온라인으로 주문해 '오늘드림'을 통해 빠르게 받아볼 수 있다.
전국 매장에서 축적한 구매 데이터는 다시 상품 발굴과 마케팅으로 이어진다. 올리브영은 지역과 연령, 제품별 판매 추이를 토대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상품을 선별한 뒤 온라인 기획전과 오프라인 핵심 매대에 동시에 노출한다. 브랜드는 단기간에 전국적인 인지도와 판매량을 확보하고, 올리브영은 성장한 브랜드를 통해 다시 고객을 끌어들이는 구조다.
최근에는 국내 유통망이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K뷰티 쇼룸으로도 확장됐다. 올해 1~8월 올리브영 국내 오프라인 매장에서 발생한 외국인 누적 구매액은 1조원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결제 건수는 1101만 건에 달했다. 명동과 성수 등 관광상권의 대형 매장에서 여러 K뷰티 브랜드를 한자리에서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전략이 외국인 수요로 이어졌다.
상품과 가격, 매장 형태가 비슷했던 후발 업체들이 사업을 접은 것도 이러한 구조를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롭스와 랄라블라는 올리브영과 유사한 브랜드를 판매했지만 매장 수와 구매력, 배송 편의성에서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무신사가 전국적인 출점 경쟁보다 차별화한 고객과 상품 확보에 집중하는 이유다.
패션 고객·인디 브랜드로 차별화한 무신사
무신사가 내세우는 첫 번째 경쟁력은 패션 사업에서 확보한 10~30대 고객이다. 고객이 선호하는 브랜드와 디자인, 가격대 등 패션 데이터를 뷰티 상품 추천에 활용할 수 있다. 피부 고민이나 제품 기능을 기준으로 상품을 찾는 일반적인 뷰티 쇼핑에서 나아가 옷차림과 분위기에 어울리는 색조·향수·헤어 제품을 함께 제안하는 방식이다.
무신사 뷰티 홍대도 소비자가 원하는 이미지와 스타일을 뜻하는 '추구미'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메이크업과 향수, 컬러렌즈뿐 아니라 패션·뷰티 협업존과 온라인 판매 데이터를 활용한 랭킹존을 배치했다. 패션을 구매하던 고객의 관심을 뷰티로 확장해 기존 H&B스토어와 구별되는 수요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두 번째 경쟁력은 인디 브랜드 발굴이다. 홍대점 지상층에 입점한 약 600개 뷰티 브랜드 가운데 70%가량을 인디 브랜드로 채웠다. 스나이델 뷰티와 글맆, 센슬, 리즈다 등 무신사에서만 만날 수 있는 브랜드를 들이고 중국 뷰티 브랜드 인투유와 AZTK도 국내에 처음 선보였다.
올리브영이 판매 가능성을 검증한 상품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는 데 강점이 있다면 무신사는 아직 인지도가 높지 않은 브랜드를 먼저 소개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패션 시장에서 신진 브랜드를 발굴해 콘텐츠와 기획전, 팝업스토어로 연결한 성장 방식을 뷰티에 적용한 것이다.
무신사와 중소벤처기업부, 코스맥스가 함께 개최한 '무신사 뷰티 페스타 인 성수'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행사에 참여한 20개 브랜드 가운데 기존 입점 브랜드 14개의 온라인 판매액은 행사 전보다 186% 증가했고, 전체 참여 브랜드의 판매액은 790% 늘었다. 행사 기간 방문객은 약 8000명에 달했다. 오프라인 체험이 온라인 판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셈이다.
약국까지 결합···'발견형 매장' 강화
홍대점에 온누리약국을 들인 것도 무신사의 차별화 전략과 맞닿아 있다. 지하 1층에는 176㎡(약 53평) 규모의 뷰티온누리약국이 입점했다. 약사가 상주하며 고기능성 화장품과 이너뷰티, 의약품 등 약 270개 브랜드의 상품 2000여 개를 판매한다. 모발·두피와 여드름·피부 트러블 등 고민별 상담을 제공하고 처방전 조제도 한다.
올리브영이 다양한 상품을 비교하고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는 종합 플랫폼이라면 무신사는 새로운 브랜드를 탐색하고 전문적인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공간으로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다. 특히 성분과 효능을 꼼꼼하게 확인하는 소비자와 한국 약국에서 기능성 화장품을 구매하려는 외국인 관광객을 동시에 겨냥했다.
다만 파머시 뷰티가 지속적인 경쟁력으로 자리 잡으려면 약국 입점 자체를 넘어 상담과 상품 추천, 온라인 재구매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무신사의 고객 데이터와 온누리약국의 전문성을 결합해 피부 고민별 상품을 정교하게 제안해야 오프라인 상담을 온라인 반복 구매로 이어갈 수 있다.
'대중화' 올리브영 vs '발굴' 무신사
향후 양사의 경쟁은 같은 상품을 더 많이 판매하는 방식보다 브랜드의 성장 단계와 소비자의 구매 목적을 나눠 갖는 방향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올리브영은 유망 브랜드를 전국 매장과 온라인몰에 유통하고 외국인과 해외시장으로 연결하는 데 강점이 있다. 무신사는 인지도가 낮은 브랜드를 먼저 발굴해 젊은 고객에게 소개하고 패션 취향과 결합하는 데 경쟁력이 있다.
인디 브랜드를 둘러싼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올리브영도 모바일 앱에 신상품 전용관 '올영신상'을 열어 신생 브랜드 발굴을 강화했다. 국내에서 검증된 브랜드를 미국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몰 등 해외 유통망으로 연결하는 전략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무신사는 인디 브랜드 발굴을 넘어 단독·선론칭 상품과 공동 기획 제품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브랜드가 성장한 이후에도 무신사를 주요 판매처로 활용하는 구조가 형성돼야 발굴력이 지속적인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홍대점을 비롯한 오프라인 매장은 방문객 수뿐 아니라 패션 고객의 뷰티 구매 전환율과 재구매율, 입점 브랜드의 매출 증가율이 주요 성과 지표가 될 전망이다.
현재 올리브영은 전국망과 상품 발굴력, 해외 유통을 결합해 K뷰티 브랜드의 대중화 플랫폼으로 입지를 강화하고 있으며 무신사는 패션 고객과 인디 브랜드, 전문 상담을 묶어 새로운 제품을 발견하는 플랫폼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양사가 서로 다른 강점을 고도화하면 기존 시장을 나눠 갖는 경쟁을 넘어 K뷰티의 유통 경로와 소비자 선택지를 확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올리브영이 '한국의 필수 쇼핑 코스'로 자리 잡은 만큼 외국인에게 다양한 중소·신진 K뷰티 브랜드를 소개하는 인큐베이터이자 글로벌 게이트웨이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며 "차별화된 쇼핑 경험이 해외 현지의 K뷰티 소비와 산업 확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무신사 뷰티 관계자는 "무신사 뷰티 홍대를 기점으로 패션과 뷰티를 연결하는 고객 기반과 파머시 뷰티의 전문성,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브랜드 발굴·육성을 강화할 것"이라며 "성장 가능성이 높은 K뷰티 브랜드가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가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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