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엔 저금리·지금은 구매력···달라진 집값 상승 동력전세시장 불안은 '닮은꼴'···중저가 지역으로 매수세 이동
서울 아파트값이 장기간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역대 최장 상승 기록을 목전에 두고있다. 시장에서는 집값을 끌어올리는 요인들이 과거보다 뚜렷해지면서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2월 첫째 주 이후 올해 9월 첫째 주까지 83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역대 최장 기록인 85주 연속 상승까지 불과 2주를 남겨둔 셈이다. 종전 최장 상승세는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20년 6월 둘째 주부터 2022년 1월 셋째 주까지 이어졌다.
올해 들어서도 서울 아파트값은 매주 상승세를 유지했다. 주간 상승률이 가장 낮았던 시점은 3월 셋째 주로 0.05%를 기록했다. 당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급매물이 시장에 나온 영향으로 상승폭이 축소됐다.
가장 최근 조사 기준인 9월 첫째 주 상승률은 0.20%로 지난달부터 한 달간 0.20%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경우 종전 최장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현재 서울 아파트값을 둘러싼 시장 환경은 문재인 정부 시절과 비교해 공통점과 차이점이 모두 나타난다.
당시 서울 집값의 장기 상승을 뒷받침한 주요 요인 중 하나는 저금리와 풍부한 시중 유동성이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은행은 2020년 3월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한 번에 0.50%포인트 낮추는 '빅컷'을 단행했다. 같은 해 5월에는 기준금리를 다시 0.50%로 인하하면서 불과 두 달 만에 금리를 0.75%포인트 낮췄다.
이 같은 저금리 기조는 2021년 하반기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한국은행은 2021년 8월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 이후 단계적으로 금리를 올렸고, 2022년 1월에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1.25%까지 끌어올렸다. 서울 아파트값의 장기 상승세도 이 시기와 맞물려 종료됐다.
반면 현재는 높은 금리 수준에도 서울 아파트값이 장기간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 차이를 보인다. 한국은행이 최근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해 연 3.00%까지 끌어올리면서 주택 구매에 따른 금융 부담이 커졌지만 아파트값 상승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의 영향이 과거보다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업황 호조에 따른 주요 기업의 성과급과 주식시장 차익실현 자금 등 자산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 유동성이 풍부해 주택 매수 여력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것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자산 시장의 유동성 측면에서는 지금이 과거 상승기보다 훨씬 유리한 상황으로 보인다"며 "절대적인 금리 수준은 다르다고 해도 반도체 호황, 국내총생산(GDP) 증가 등 저변 환경의 차이가 있어 시장 구매력은 이전보다 지금이 더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전세시장 불안이 매매가격을 자극하고 있다는 점은 과거 상승기와 닮아 있다. 2021~2022년에는 계약갱신요구권과 전월세 상한제 등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세 매물이 줄고 가격이 오르면서 세입자와 무주택자 가운데 일부가 주택 매수로 돌아섰다.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자금 부담이 적은 서울 외곽과 중저가 지역으로 매수세가 이동하면서 해당 지역의 집값이 큰 폭으로 올랐다. 최근 서울 주택시장에서도 이와 비슷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신축 아파트 입주 물량 감소로 전세 공급 부족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세 수요의 매매 전환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지역으로 매수 수요가 유입되면서 서울 중하위권 지역의 집값을 밀어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해 서울 자치구별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을 보면 성북구가 13.52%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구로구(11.06%), 강서구(11.01%), 서대문구(10.93%), 관악구(10.40%) 등 상대적으로 중저가 지역으로 분류되는 지역들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높은 금리에도 풍부한 유동성이 매수 여력을 뒷받침하고 있는 데다 전세시장 불안에 따른 매매 수요 유입까지 이어지고 있어 서울 아파트값의 상승 기간이 과거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뉴스웨이 선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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