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3개월 연속 점유율 80%대···韓 누적 수주도 격차 확대점유율 격차 확대에도 선별수주 이어가···고선가 기조는 유지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전월보다 30% 가까이 줄어든 가운데 중국이 전체 물량의 85%를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월간 수주 점유율은 7%까지 떨어졌다. 올해 들어 한국의 누적 수주량은 지난해보다 50% 이상 늘었지만 중국의 발주 증가세로 양국 간 물량 격차는 오히려 확대됐다.
13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8월 전 세계 선박 수주량은 420만CGT(표준선 환산톤수·125척)로 집계됐다. 전월 595만CGT보다 29%, 지난해 같은 달 551만CGT보다는 24%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359만CGT(107척)를 수주해 전체의 85%를 차지했다. 한국은 31만CGT(10척)에 그치며 점유율이 7%까지 내려왔다. 수주량으로 보면 중국이 한국의 11배를 웃돌았다.
이같은 격차는 최근 몇 달간 이어지고 있다. 한국의 월간 수주 점유율은 지난 5월 31%에서 6월 9%, 7월 14%, 8월 7%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중국은 61%에서 85%로 오른 뒤 7월 84%, 8월 85%를 기록하며 3개월 연속 80%대를 유지했다. 대형 계약 체결 시점에 따라 월별 점유율 변동이 큰 조선업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신규 발주가 중국 조선소에 집중되는 흐름은 뚜렷하다.
월별 수주뿐 아니라 누적 물량에서도 한국과 중국 간 격차는 커지고 있다. 올해 1~8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5972만CGT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 증가했다. 중국은 4539만CGT를 수주해 전체의 76%, 한국은 938만CGT로 16%를 차지했다. 한국 수주량도 전년 동기보다 55% 늘었지만 중국은 95%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중국 수주량이 한국의 약 3.8배였던 데 비해 올해는 약 4.8배로 차이가 더 벌어졌다.
신규 수주에서 벌어진 격차는 앞으로 건조해야 할 물량에도 반영되고 있다. 8월 말 전 세계 수주잔량은 2억1643만CGT로 중국이 1억4539만CGT, 한국이 3796만CGT를 보유하고 있다. 점유율은 각각 67%와 18%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한국의 수주잔량은 약 10% 늘어난 반면 중국은 약 35% 증가했다. 중국이 최근 늘어난 발주 물량을 빠르게 흡수하면서 수주잔량에서도 우위를 키우고 있는 셈이다.
다만 CGT 점유율만으로 조선사의 경쟁력이나 수익성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CGT는 선종과 선형별 건조 난이도 등을 반영해 작업량을 비교하는 지표로 국가별 건조 규모와 생산능력을 파악하는 데 활용된다. 실제 선박 계약금액이나 개별 프로젝트에서 조선사가 확보하는 수익성을 직접 나타내는 지표는 아니다.
국내 조선사들이 이미 수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에서 수익성을 고려한 선별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국내 대형 조선사들은 LNG운반선과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대형 컨테이너선 등 상대적으로 선가와 기술 난도가 높은 선종을 중심으로 수주하고 있다.
이 같은 선별 수주가 가능한 배경에는 높은 수준의 선가도 있다. 8월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86.34로 전월보다 0.85포인트 올랐고 5년 전인 2021년 8월보다 28%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선종별로는 17만4000㎥급 LNG운반선이 척당 2억4850만달러, VLCC가 1억3100만달러, 2만2000~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2억5400만달러를 기록했다.
중국 대형 조선사에서도 물량보다 수익성을 중시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중국 최대 민영조선사마저 수주목표를 낮추고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로 전환했다"며 "단순 저가 물량 경쟁이 아닌 높은 레벨의 계약선가가 유지되는 구조적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양쯔장조선은 2030년까지 인도 슬롯을 확보한 상태에서 올해 수주 목표를 지난해보다 낮추는 한편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VLEC 등 고부가가치 선종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높은 CGT 점유율을 단순히 저가·범용선 중심의 물량 공세로만 보기도 어려워지고 있다. 한국이 LNG선 등 고부가·고난도 선종에서 여전히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 조선사들도 막대한 수주잔고와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선종 고도화와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어서다.
향후 한중 조선 경쟁의 관건은 중국이 한국이 강점을 가진 고부가 선종에서 기술과 수익성 격차를 얼마나 더 좁히느냐에 달려 있을 전망이다.
뉴스웨이 이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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