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협상 끝내 결렬···임금안 평행선포항·광양 일부 공장 48시간 멈춰16일부터 120시간 2차 파업 예고
포스코의 58년 무분규 역사가 막을 내렸다. 노사가 막판 협상에서도 임금교섭의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노조는 창사 첫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포스코노조)은 이날 오전 7시부터 11일 오전 7시까지 48시간 부분 파업을 시작했다. 광양제철소 산세공장 전 라인과 포항제철소 2전기강판공장 3ZRM 라인에서 부분파업에 들어간다. 노조 측은 파업 참여 인원은 포항제철소 40여명, 광양제철소 80여명이라고 전했다.
노사는 파업 직전까지 협상을 이어갔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조합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정안을 요구했고, 사측은 어려운 경영 여건을 고려하면 기존 제시안이 수용 가능한 최대 수준이라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전날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결의집회를 열고 사측에 추가 교섭안 제시를 촉구했다. 파업 결의를 다지기 위한 삭발식도 진행했다.
김성호 포스코 노조위원장은 "회사가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예정대로 파업에 돌입하겠다"며 "회사가 조합원들의 요구를 끝내 외면한다면 행동으로 답하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번 1차 부분파업 이후에도 사측의 입장 변화가 없으면 오는 16일부터 대상 공장을 확대해 120시간 동안 2차 부분파업을 벌일 계획이다. 이후에도 교섭이 진전되지 않으면 10월 전면파업까지 검토하고 있다.
포스코 노사는 지난 6월 16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올해 임금교섭을 진행했다. 노조는 7월 8∼9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92.2%의 찬성으로 쟁의행위를 가결했다. 같은 달 23일 6차 본교섭이 결렬된 데 이어 지난달 18일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 중지를 결정하면서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했다.
노조는 즉시 파업에 나서는 대신 교섭을 이어갔다. 지난 1일부터는 포항·광양제철소 일부 부서에서 연장근로를 거부하며 사측을 압박했다.
사측도 제시안을 상향했다. 지난 3일 열린 7차 본교섭에서 기본급 인상률을 기존 1.5%에서 2.0%로 높였다. 목표달성 격려금 350만원과 지역사랑상품권 50만원 등 총 400만원 상당의 일시금도 제시했다. 근속기념축하금 인상과 연간 복지포인트 30만원 추가 지급도 교섭안에 담았지만 노조는 수용하지 않았다.
파업이 임박하자 이희근 포스코 사장은 지난 4일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열린 현대제철·포스코 일관 전기로 제철소 기공식 출장까지 취소하고 국내에 남았다. 현장 직원들을 만난 데 이어 지난 7일 포항의 노조 사무실을 찾아 김 위원장과 약 50분간 면담했다. 올해 임금교섭이 시작된 이후 양측 대표가 직접 만난 것은 처음이었지만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
노사는 임금 인상 폭과 성과 보상 규모를 놓고 맞서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7.1% 인상과 격려금 600%, 우리사주 50주, 명절상여금 200% 지급 등을 요구한다. 인력 부족과 장시간 노동, 안전·복지 문제 개선도 요구안에 포함했다.
포스코는 노조 요구를 모두 수용하면 약 1조4000억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한다. 중국발 공급과잉과 글로벌 관세 장벽 등으로 철강업황이 악화한 상황에서 요구안을 모두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포스코의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487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3% 감소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부분파업이 진행되더라도 실질적인 생산 차질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노조와 계속 소통해 임금협상 타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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