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20억이 1000억 됐다"···최태원 측, '50배 차이' 따져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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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이 1000억 됐다"···최태원 측, '50배 차이' 따져보니

등록 2026.09.15 10:12

고지혜

  기자

노소영 계좌 204억·기부금·미술품까지 '김희영 지출'에 포함 주장최태원 측 "무관한 돈까지 합쳐 1000억 만들어"불기소 뒤집기 나서···'1000억 산정 근거' 재검토

그래픽=뉴스웨이그래픽=뉴스웨이


"20억원이 1000억원이 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측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측 법률대리인이 주장한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에게 1000억원을 썼다'는 내용을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최 회장 측이 금융거래 내역을 확인한 결과 김 이사장과 함께 생활하며 실제 사용한 돈은 약 20억원이라는 주장이다. 1000억원과 비교하면 50배 차이다.

최 회장 측은 두 금액의 차이가 김 이사장에게 실제로 쓴 돈이 아니라, 다른 용도로 사용된 돈까지 함께 계산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204억원이다. 최 회장이 수감 중이던 기간 국민은행 계좌에서 204억원이 지출됐다. 최 회장 측은 이 계좌가 노 관장을 위해 만든 계좌였고, 돈도 상당 부분 노 관장에게 사용됐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이 금액까지 김 이사장에게 쓴 돈으로 계산됐다는 것이다.

노 관장과 세 자녀를 위해 사용된 다른 돈도 1000억원에 포함됐다고 최 회장 측은 주장한다.

기부금과 재단 출연금도 마찬가지다. 어린이재단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티앤씨재단 등에 전달한 돈까지 김 이사장에게 쓴 돈으로 계산됐다는 게 최 회장 측 설명이다.

주택과 미술품도 포함됐다고 주장한다. 최 회장 명의로 된 주택과 미술품까지 김 이사장에게 지급한 돈으로 계산했다는 것이다. 최 회장 측은 이 자산들이 재산분할 과정에서는 부부 공동재산으로 다뤄지고 있다는 점도 들고 있다.

최 회장 측이 문제 삼는 부분은 여기다. 김 이사장과 실제 함께 생활하면서 쓴 돈은 약 20억원인데, 노 관장과 자녀에게 사용한 돈이나 기부금, 재단 출연금, 주택·미술품까지 합쳐 김 이사장에게 쓴 돈이라고 하면 금액이 크게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상원 변호사는 2023년 11월 노 관장이 김 이사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의 변론준비기일 직후 "최 회장이 2015년 이후 김 이사장에게 쓴 돈이 1000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최 회장 측은 이 발언을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이라고 보고 이 변호사를 고소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약 3년간의 수사 끝에 이달 9일 이 사건을 불기소 처분했다. 이 변호사가 당시 해당 내용이 허위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 측은 이에 불복해 이날 항고했다. 1000억원이라는 금액 자체가 실제 김 이사장에게 사용한 돈을 의미하는지, 다른 사람이나 다른 목적에 사용된 돈까지 포함한 것인지 다시 따져달라는 취지다.

최 회장 측은 특히 노 관장과 이 변호사가 재산분할 소송 과정에서 관련 금융거래와 자산 내역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이런 자료를 확인하고도 1000억원이라는 수치를 언론에 반복적으로 언급했다는 것이다.

다만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김 이사장에게 1000억원을 썼다'는 주장을 사실로 인정한 것은 아니다. 검찰이 판단한 것은 이 변호사가 해당 발언을 할 당시 그것이 허위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였다는 게 최 회장 측 설명이다.

이번 항고에서는 1000억원이라는 숫자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김 이사장에게 사용한 돈과 다른 용도로 사용한 돈을 어디까지 포함할 것인지를 두고 양측의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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