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임 뛰자 HMM·팬오션 3분기 실적 기대유가·연료비 동반 상승에 비용 부담 확대항로 정상화·선복 증가 시 운임 하락 우려
국내 해운사들이 3분기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성수기 물동량에 조기 선적 수요까지 겹치면서 해상 운임이 오르고 있어서다. 다만 유가와 연료비, 보험료도 함께 뛰면서 '불안한 호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3662.18을 기록했다. 전주보다 72.13포인트 올랐다.
SCFI는 올해 들어 가파르게 상승했다. 4월 말 1875 수준에서 7월 초 3327까지 올랐다. 7월 31일 반등한 이후에는 7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3분기 성수기에 접어든 영향이 컸다. 미국의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화물을 미리 들여놓으려는 수요가 늘었다. 미국 관세 인상을 앞둔 조기 선적도 운임 상승을 뒷받침했다.
중동 정세 불안도 변수로 작용했다. 일부 선박이 홍해와 수에즈 운하를 피해 우회항로를 택했다. 운항 거리가 길어지면서 실질적인 선복 공급이 줄었다. 운임을 밀어 올리는 요인이다.
유조선 시장도 강세다. 중동의 원유 수송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다. 중동~중국 항로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운임은 하루 최대 80만달러까지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운임 상승은 국내 선사들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6015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2968억원보다 두 배 이상 많다.
팬오션도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768억원이다. 지난해 1252억원보다 41%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문제는 비용이다.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안팎까지 올랐다. 선박연료인 벙커유 가격도 뛰었다.
저유황유(VLSFO)는 지난주 톤당 842달러까지 상승했다. 지난달 말 770달러대에서 10%가량 올랐다.
항로 우회가 길어지면 비용은 더 늘어난다. 연료 사용량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운항일수도 길어진다. 전쟁위험보험료 등 추가 비용도 발생한다.
현재까지는 운임이 비용을 웃돈다. 운임 상승폭이 연료비 등 비용 증가폭보다 크기 때문이다. 선사들의 수익성도 개선될 수 있다.
해운업계가 경계하는 것은 운임이 꺾이는 순간이다. 중동 정세가 안정되면 희망봉을 돌던 선박이 기존 항로로 돌아올 수 있다. 수에즈 운하를 통한 운항이 정상화되면 시장의 실질적인 선복 공급도 늘어난다.
신조선도 변수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MSC는 수에즈 운하 복귀에 나섰다. 2027년과 2028년에는 각각 265만TEU, 340만TEU 규모의 컨테이너선이 새로 인도될 전망이다.
항로가 정상화되는 데 선박까지 늘어나면 운임 하락 압력이 커진다. 반면 유가와 연료비는 같은 속도로 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 운임이 먼저 내려가면 선사들의 마진이 빠르게 줄어들 수 있다.
올해 3분기 실적 개선을 구조적인 호황으로 보기는 어려운 이유다. 현재 운임 상승에는 성수기 수요와 조기 선적뿐 아니라 중동발 공급 차질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정학적 상황이 바뀌면 운임도 빠르게 달라질 수 있다.
해운사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운임 자체보다 운임과 비용의 격차다. 운임이 비용 상승을 웃도는 동안에는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 반대로 운임이 먼저 꺾이면 호황이 수익성 악화로 바뀔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성수기가 예년보다 이른 2분기 말부터 시작되면서 운임이 일찍 올라 유류비 부담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었다"면서도 "중동 지역 긴장이 장기화할 경우 해상운임뿐 아니라 선박연료 가격과 주요 항로의 통항 상황이 하반기 선사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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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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