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연구원 세미나··· 하나더넥스트 "수도권 요양원 건립 투자수익률 1~2% 불과"토지·건물 소유 강제 규제 K-ICS 가용자본 차감···보험사 자본건전성 악화 이중고수가 묶이고 부동산 족쇄··· "임차 허용 등 제도 개선 없으면 민간 진입은 불가능"
고령화로 시니어케어 시장이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보험사가 실제 사업 확대에 나서기에는 높은 초기 투자비와 낮은 수익성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요양시설을 직접 건립하려면 막대한 토지·건축비가 필요한 데다 장기요양급여 수가와 인력 기준 등이 정해져 있어 민간 사업자가 추가 수익을 내기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16일 보험연구원은 여의도에서 '돌봄에서 산업으로: 시니어케어 사업화의 조건'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권정아 하나더넥스트 라이프케어 본부장은 하나금융그룹의 시니어케어 사업 추진 과정에서 겪은 현실적인 고민을 소개했다.
하나금융그룹은 2022년부터 시니어 사업을 검토했다. 금융 고객의 고령화에 따라 은퇴·상속·증여뿐 아니라 건강 악화에 따른 병원비·간병비·돌봄비용 등으로 자산관리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금융과 돌봄을 결합해 비금융 서비스까지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2023년 설립된 하나더넥스트 라이프케어가 우선 진출한 분야는 실버타운과 같은 주거시설이 아닌 요양시설이다. 권 본부장은 "우리나라는 부자들과 저소득층을 위한 서비스나 시설은 많지만 중간소득층, 소위 중산층이 이용할 만한 서비스는 상당히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업을 실제로 추진하면서 가장 크게 부딪힌 문제는 수익성이다. 권 본부장은 "영리법인으로 출범했기 때문에 정말 수요가 어디 있느냐와 뭘 해야 돈이 되느냐를 많이 고민했다"며 "장기적으로 보험사업과 시너지를 내고 시장에서 역할을 하려면 반드시 돈이 되는 사업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요양시설을 직접 건립하는 데 들어가는 초기 투자비가 상당하다. 권 본부장은 도심 인근에서 100~120명 규모의 요양원을 짓는 상황을 가정해 "500평에서 700평 사이의 땅이 필요하다"며 "도심 지역에서 요양원 하나를 지으려면 적어도 350~400억원 정도가 들어가고, 규모가 커지면 600억~700억원까지 간다"고 설명했다.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도 수익성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장기요양급여는 수가가 정해져 있고 시설이 갖춰야 할 인력과 서비스도 법적으로 규정돼 있어 비용을 임의로 줄이기 어렵다. 비급여 역시 상급 침실 이용료 등으로 제한돼 있다.
권 본부장은 가상의 요양시설을 운영하는 사례를 들어 "금융비용을 포함해 건축물 감가상각까지 회계적으로 다 반영하고 나면 순수익으로 남는 게 대략 3억원 정도"라며 "150억원을 투자해서 1년에 3억원이 남으면 수익률이 1~2%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5억원을 남긴다고 해도 3%인데 이렇게 하면 사업을 시작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요양시설의 수익구조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부동산 투자 부담까지 보험사에 더해진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권 본부장은 "토지와 건물을 직접 소유해야 한다는 건 엄청난 부담"이라며 "자본을 배치할 때 이 사업을 위해 땅에 묶어놓는 게 맞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보험사의 자본건전성 측면에서도 부담이 발생한다. 요양시설을 확대하기 위해 보험사가 자회사에 자본을 투입하면 모회사의 가용자본이 줄어드는 데다 부동산에 따른 요구자본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권 본부장은 "가용자본이 1조원인 회사가 있다고 하면 자회사에 1000억원을 증자하는 순간 가용자본에서 빠진다"며 "부동산을 매입했을 때도 요구자본이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동산을 매입하면 지급여력비율(K-ICS)에 상당한 영향이 있어 보험사에 굉장히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향후에는 시설을 직접 짓는 방식뿐 아니라 기존 요양시설을 인수해 규모를 키우는 전략도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권 본부장은 "하나를 짓는 데 4~5년씩 걸리는데 이렇게 오랜 기간 시설을 짓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운영 노하우가 생기면 한꺼번에 많은 시설을 인수해 규모의 경제로 수익성이 좋아지는 것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역시 제도적 제약이 걸림돌이다. 부동산까지 통째로 매입해야 하는 현행 구조에서는 여러 요양시설을 한꺼번에 인수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권 본부장은 "부동산까지 통째로 매입하면서 인수를 진행할 수 없다"며 "이런 부분은 제도가 풀려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자금 조달 측면에서도 제약이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금융지주 내 관계사 간 자금 거래가 금융지주회사법상 신용공여 및 담보 확보 규정을 적용받으면서 외부 금융기관을 통한 차입보다 조건이 까다로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지주 차원의 자금을 활용해 시너지를 내거나 대규모 투자를 신속하게 집행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인력난도 넘어야 할 과제다. 특히 요양보호사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처우 개선이 필요하지만 사업자 입장에서는 추가 인건비를 부담할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권 본부장은 "요양보호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며 "처우를 더 개선하지 않으면 이 시장에서 요양보호사 풀이 늘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처우로는 저희가 원하는 품질의 서비스를 할 수 없다"며 "더 주고 싶은데 무슨 돈으로 줘야 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결국 시니어케어 시장이 고령화에 따른 단순한 수요 증가를 넘어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민간 사업자가 지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수익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는 게 발표의 핵심이다. 권 본부장은 재가 중심의 통합돌봄 정책과 함께 후기 고령자의 고강도 돌봄 수요에 대응할 요양시설과 주거시설 공급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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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진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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