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인위적 세대교체 없다"···임기 끝나는 'KB CEO 10인'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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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위적 세대교체 없다"···임기 끝나는 'KB CEO 10인' 운명은

등록 2026.09.14 16:42

임재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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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실

  기자

은행 포함해 카드·보험·증권 계열사 대표 10인 연말 임기 종료이재근 KB금융 차기 회장 후보자 "나이보다 역량·전문성 볼 것"

"젊은 KB의 세대교체는 나이가 아닌 의사결정을 얼마나 신속하고 책임 있게 할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나이에 국한하지 않고 역량과 전문성, 조직원의 헌신을 끌어낼 리더십을 기준으로 삼겠습니다."

이재근 KB금융지주 글로벌사업부문장이 KB금융그룹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낙점되고 처음 출근한 14일 밝힌 인사 기준이다. 새 회장이 올 때마다 반복돼 온 '내 사람 끌어오기' 관행을 철저히 배제하고 나이의 많고 적음에 관계 없이 역량 의주의 인선을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KB금융그룹은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을 비롯해 카드·보험·증권 등 주요 계열사 대표 10명이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64·65년생' 큰 형님들 안도...이환주 연임 가능성↑


가장 눈길이 가는 건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의 연임 가능성이다. 금융권에서는 이환주 행장의 입행년도와 나이 모두 2년 위인 데다, 이재근 부문장이 KB국민은행장을 지내던 2024년 좋은 성과를 냈음에도 연임에 실패했을 때 양종희 현 회장의 선택을 받은 인물이라는 점에서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이재근 부문장의 '역량 중심 인선' 발언으로 되레 연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취임 직전인 2024년 3조2518억원이던 순이익은 지난해 3조8620억원으로 18.8% 확대됐다. 그 결과 신한은행에 내줬던 '리딩뱅크' 자리도 탈환할 수 있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2조2554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1년 전보다 1.7% 끌어올렸다. 실적 측면의 성과는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취임 초기 검증된 경영진을 교체하는 건 이재근 부문장에게도 부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연임 가능성을 점쳤다.

임기 중 좋은 성과를 낸 이홍구 KB증권 WM부문 대표와 김영성 KB자산운용 대표, 빈중일 KB캐피탈 대표의 연임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다.

김재관 KB국민카드 대표는 하반기 성과에 거취가 결정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순이익이 1년 전보다 18%가량 줄어드는 실적을 썼다. 다만 취임 첫 해인 데다 업계 전반이 가맹점 우대 수수료율 인하 여파에 어려움을 겪었고, 올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20.7% 늘어난 2189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이재근 KB금융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도어스테핑을 하며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이재근 KB금융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도어스테핑을 하며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실적 못낸 계열사 대표들은 '발만 동동'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와 ▲정문철 KB라이프생명 대표 ▲윤법렬 KB인베스트먼트 대표 ▲박찬용 KB데이타시스템 대표 ▲성채현 KB부동산신탁 대표의 연임은 안갯속이라는 관측이 많다.

구본욱 대표는 2024년 1월 취임해 양종희 회장이 KB손해보험 대표로 재직할 당시부터 함께 일해온 인사로 대표적인 '양 라인'으로 꼽힌다. 성과 측면에서는 취임 첫해 순이익 8395억원의 '최대 실적'을 냈으나 올 들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올 상반기 순이익은 47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2% 감소했는데 이 기간 '빅5 손보사' 가운데 순이익 역성장을 기록한 건 KB손보가 유일했다.

정문철 KB라이프생명 대표도 실적 측면에서는 합격점을 받기 어려워 보인다. 이 회사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440억원인데 취임 직전인 2024년(2694억원)에 비해 9.4% 줄어든 수치다. 올해 상반기에도 보험 손익과 투자 손익 모두 고꾸라지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변수는 KB라이프가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보험의 통합 이후 체질 개선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단순 순익보다는 신계약 수익성이나 보장성보험 확대 등 질적 성장 성과를 함께 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KB라이프의 미래 수익성 지표인 신계약 CSM(보험계약마진)은 올 상반기 8140억원으로 전년 동기 7917억원보다 2.8% 늘었다.

부동산 경기 악화의 직격탄을 맞은 성채현 KB부동산신탁 대표는 더욱 복잡한 상황이다. 성 대표는 2024년 1월 취임한 이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리스크 관리와 정상화에 집중해왔다. 취임 직전인 2023년 말 84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던 KB부동산신탁은 2025년 말에도 78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적자 규모를 크게 줄이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순손실이 1531억원으로 확대되면서 실적 방어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부동산신탁업 전반의 업황 부진이라는 외부 요인을 감안해야 하지만 이미 한 차례 연임한 성 대표에게는 PF 부실 정리와 재무구조 개선 성과가 연임 판단의 핵심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3년차 임기를 마무리한 만큼 교체 가능성도 거론된다.

윤법렬 KB인베스트먼트 대표와 박찬용 KB데이타시스템 대표는 상대적으로 향후 사업 성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윤법렬 KB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지난해 4월 취임해 현재 임기 초반에 해당한다. KB인베스트먼트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228억원으로 전년 동기(30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취임 직전 연간 순이익 44억원과 비교해도 실적 개선 폭이 크다.

박찬용 KB데이타시스템 대표 역시 지난해 1월 취임했다. KB데이타시스템의 순이익은 취임 직전 20억원에서 2025년 76억원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다만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34억원으로 전년 동기 46억원보다 감소해 연말까지의 실적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비금융 계열사인 만큼 순익뿐 아니라 그룹의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AI) 등 IT 경쟁력 강화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도 평가 대상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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