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224조 일감 쌓였는데 파업 암초···K조선, 추석 전 타결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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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조 일감 쌓였는데 파업 암초···K조선, 추석 전 타결 '분수령'

등록 2026.09.17 15:07

이승용

  기자

가동률 100% 속 장비 중단··· 공정 차질 우려원자재 부담 vs 회복된 실적··· 노사 대립 팽팽18일 교섭 결렬 시 연휴 이후 공동파업 '예고'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고선가 선박을 앞세워 수익성을 끌어올린 국내 조선사들이 추석을 앞두고 임금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224조원 규모의 일감을 확보한 가운데 주요 사업장에서 파업이 이어지면서 생산 일정에도 변수가 생겼다. 호황의 과실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하반기 조선업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1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전날부터 18일까지 하루 7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한다. 지난 11일과 14~15일 하루 4시간 파업에 이어 파업 강도를 높였다.

한화오션 노조도 지난달 31일부터 부분파업과 전면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회사가 구체적인 임금안을 내놓지 않았다며 지난 10일 교섭을 거부했다. 세 회사 모두 임금 인상과 성과 배분을 놓고 노사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조선사들의 일감은 역대급 수준이다.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삼성중공업의 2분기 말 조선·해양 수주잔액은 총 1453억9500만달러로 약 224조원에 달한다. HD한국조선해양 수치에는 HD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산하 조선 계열사의 물량이 포함됐다. 조선 빅3의 수주잔액이 200조원을 넘어선 것은 2014년 이후 12년 만이다.

수주 물량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HD현대중공업 16.4%, 한화오션 13.5%, 삼성중공업 10.1%로 모두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과거 높은 가격에 수주한 LNG운반선 등이 매출에 본격 반영되고 생산성도 개선된 영향이다.

생산 현장의 가동률도 100% 안팎까지 올라왔다. 상반기 평균 가동률은 HD현대중공업 100.7%, 삼성중공업 100.2%, 한화오션 100.0%였다. 이미 생산 여력이 빠듯한 상황에서 파업이 장기화하면 밀린 공정을 만회하는 데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실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는 지난 9일 파업 당시 일부 크레인과 선박 블록을 운반하는 트랜스포터가 멈췄다. 아직 파업에 따른 선박 인도 지연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조선업은 선체 조립부터 배관·전기설비 설치까지 공정이 연결돼 있어 특정 작업이 반복적으로 중단되면 후속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파업이 장기화하면 납기를 맞추기 위한 추가 근무나 외주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선박은 수주부터 인도까지 통상 3~4년이 걸리는 만큼 공정 지연이 곧바로 실적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지만 생산 차질이 누적될 경우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노조는 개선된 실적에 걸맞은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영업이익의 최소 30%,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배분하자는 입장이다. 한화오션 노조도 성과급 제도 개선을 요구안에 담았다.

사측은 업황 변동 가능성을 감안해 기본급 인상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선박은 수주부터 인도까지 수년이 걸려 그사이 원자재 가격과 환율 등에 따라 수익성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기본급 인상에 격려금 등 일시금을 더한 보상안을 제시했다.

지난해에는 한화오션이 7월, 삼성중공업이 9월 10일 임금협상을 마무리했다. HD현대중공업도 9월 17일 잠정합의에 이어 19일 조합원 투표를 거쳐 타결했다. 세 회사 모두 추석 전에 교섭을 끝냈다.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지난해보다 추석이 빠른 데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에서는 파업이 이어지고 삼성중공업에서도 교섭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 주요 조선 3사의 임단협이 동시에 추석 전 타결에 이르지 못하면서 호황의 과실을 둘러싼 노사 갈등도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조선업종노조연대 소속 6개 사업장은 평균 94.45%의 찬성률로 쟁의 절차를 마친 상태다. 오는 18일까지 추석 전 타결을 위해 교섭에 집중할 방침이다. 또한 납득할 만한 제시안이 나오지 않으면 추석 전 대표자회의에서 연휴 이후 공동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 예고한 상태다.

조선노연은 "추석 전 타결을 위해 오는 18일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납득할 만한 제시안이 나오지 않으면 추석 전 대표자회의를 열어 연휴 이후 공동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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