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반,즉석밥 시장 커져도 1위 유지···점유율 66%흰쌀밥에서 솥반·미니밥까지···수요 따라 세분화국내 넘어 북미 공략···지난해 1억2000만개 판매
'밥을 사 먹는다'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시절에 등장한 CJ제일제당 햇반이 올해 출시 30주년을 맞았다. 출시 당시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던 국내 즉석밥 시장은 30년 사이 연간 8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비상식에 가까웠던 즉석밥이 일상식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CJ제일제당은 국내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이 지난 1996년 12월 선보인 햇반은 올해로 출시 30주년을 맞았다. '갓 지은 밥'이라는 의미를 담은 햇반은 전자레인지에 데우기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는 무균 포장밥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제품이었다.
밥은 집에서 직접 지어 먹는다는 인식이 강했던 당시 햇반의 등장은 식생활의 새로운 변화였다. 직접 만들어 먹는 것이 당연했던 밥을 완성된 제품으로 구매한다는 개념 자체가 소비자들에게 생소했기 때문이다. 출시 초기에는 여행이나 야외활동, 밥을 미처 준비하지 못했을 때 찾는 비상식이나 대체식의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가 늘고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하려는 수요가 커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햇반은 출시 첫해 35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약 5년 만인 2000년에는 매출 200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농심과 오뚜기 등 경쟁사들도 잇따라 뛰어들면서 즉석밥은 하나의 식품 시장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시장 규모도 빠르게 커졌다. 햇반 출시 약 10년 만인 2005년 국내 즉석밥 시장은 1000억원대로 성장했다. 이후 1인 가구 증가와 가정간편식(HMR) 시장 확대 등에 힘입어 2016년 약 2400억원, 2019년 3920억원으로 몸집을 키웠다.
2023년에는 5297억원 규모까지 성장했으며 2026년 현재 업계에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합쳐 연간 판매액이 약 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05년과 비교하면 20여년 만에 시장 규모가 약 8배로 커진 셈이다.
시장이 커지는 과정에서도 CJ제일제당은 줄곧 업계 선두를 지켜왔다. 지난해 국내 소매점 기준 햇반의 시장점유율은 약 66%로 전체 시장의 3분의 2가량을 차지했다. 2위인 오뚜기는 32.2%로 햇반과 약 두 배의 격차를 보였다.
제품은 다양하게···판매 무대는 해외로
소비층이 넓어지면서 제품군도 세분화됐다. 처음에는 흰쌀밥 중심이었지만 이후 잡곡밥과 흑미밥 등으로 종류가 늘어났고 건강과 영양을 고려한 제품도 잇따라 출시됐다. 즉석밥을 활용해 한 끼 식사를 완성할 수 있는 컵반과 프리미엄 즉석밥인 솥반 등으로 햇반 브랜드의 영역도 넓혔다.
소비자들의 식사량과 건강 관리 수요에 맞춰 용량까지 다양해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기존 햇반보다 용량을 줄인 130g 제품에 이어 올해 110g짜리 '햇반 미니밥'을 선보였다. 소식이나 식단 관리를 위해 적은 양의 밥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과거에는 '얼마나 간편하게 밥을 먹을 수 있느냐'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소비자마다 다른 식사량과 취향에 맞추는 방향으로 즉석밥 시장이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
판매량도 꾸준히 늘고 있다. 햇반의 국내외 합산 판매량은 2021년 5억8600만개에서 2022년 6억4600만개, 2023년 6억6200만개로 증가했다. 2024년에는 7억3500만개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연간 7억개를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7억7100만개까지 늘었다. 5년 사이 연간 판매량이 1억8500만개(31.6%)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까지 햇반의 누적 판매량은 약 68억개로 집계됐다.
국내에서 즉석밥이 보편적인 식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CJ제일제당은 해외로 햇반의 시장을 넓히고 있다. 가공밥을 글로벌 전략제품 가운데 하나로 정하고 북미를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하는 중이다.
미국에서는 햇반 백미를 비비고 브랜드의 'bibigo Sticky White Rice'로 판매하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는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와 브로드웨이, 로스앤젤레스(LA) 등 주요 지역에서 'Sticks To Anything'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현지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한식뿐 아니라 다양한 현지 음식과 햇반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워 소비 접점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해외 판매량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21년 약 6300만개 햇반의 해외 판매량은 지난해 약 1억1600만개로 5년 만에 153%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북미에서만 햇반 백미가 1억개 이상 판매되는 등 북미가 해외 사업의 핵심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에서 이미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만큼 향후 햇반의 추가 성장에서도 해외 시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1996년만 해도 '밥을 사 먹는다'는 것 자체가 낯선 일이었다. 30년이 지난 현재 즉석밥은 일상적인 식품으로 자리 잡았고 햇반은 국내를 넘어 해외로 판매 영역을 넓히고 있다. 출시 30주년을 맞은 햇반이 국내에서 만들어낸 즉석밥 소비 경험을 해외 시장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업계에서 하나의 제품이 30년 동안 시장 선두를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햇반은 기존 수요를 공략한 제품이라기보다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식사 방식을 제시하면서 시장 자체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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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선다혜 기자
tjsek@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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