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급·상여금 인상 놓고 이견···추석 이후 교섭 재개가 분수령
국내 조선 3사의 임금협상이 추석을 기점으로 엇갈렸다. 삼성중공업은 성과급 산정 기준을 바꾸며 가장 먼저 협상을 마무리했지만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임금 인상과 성과급 지급 방식을 놓고 합의하지 못한 채 추석 연휴를 맞았다. 조선업 호황으로 실적이 개선되면서 성과 배분을 둘러싼 노사 간 입장차도 좁혀지지 않고 있다. 두 회사가 연휴 이후 교섭 재개를 앞둔 가운데 파업 장기화에 따른 생산 차질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2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지난 23일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58.78%의 찬성률로 합의안을 가결했다. 국내 조선 3사 가운데 첫 타결이다. 합의안에 따라 내년부터 정기승급분을 포함한 기본급이 13만1786원(5.2%) 인상되고 격려금 700만원이 지급된다.
이번 합의의 핵심은 성과급 산정 방식의 변경으로 삼성중공업 노사는 기존 경제적부가가치(EVA)의 20%를 기준으로 산정하던 초과이익성과급(OPI) 재원을 영업이익의 10%로 변경하기로 했다. 올해 실적부터 새 기준을 적용해 내년 초 지급되는 성과급에 반영한다. 기존보다 산정 기준이 단순해지면서 직원들도 회사 실적에 따른 성과급 재원 규모를 가늠하기 쉬워진 셈이다.
반면 HD현대중공업은 임금 인상 폭뿐 아니라 보상 방식에서도 노사가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과 상여금 등 고정적인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반면 회사는 격려금 등 일시적인 보상을 포함한 제시안을 내놨다. 노조는 호봉승급분과 별도로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상여금 100% 인상, 영업이익의 최소 30%를 재원으로 한 성과 배분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기본급 11만원 인상과 격려금 1000만원 및 기본급 200%, 상품권 50만원 지급 등을 담은 3차 제시안을 내놨지만 노조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회사 제시안에는 호봉승급분 4만7000원이 포함돼 있어 기본급 인상 방식부터 차이가 있다.
기본급은 매월 지급되는 임금인 만큼 일시금과 달리 향후 인건비에도 지속적으로 반영된다는 점에서 노사의 입장차가 쉽게 좁혀지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교섭이 장기화되면서 노조는 지난 11일부터 전체 조합원 대상 부분 파업에 들어가 18일에는 파업 시간을 7시간으로 확대했다. 같은 날 교섭 결렬을 선언한 노조는 추석 이후에도 회사가 추가 제시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투쟁 수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오는 29일 교섭을 재개하자고 노조에 요청했다.
한화오션에서는 성과급 지급 기준 개선이 핵심 쟁점으로 남아 있다. 노사는 지난 22일 24차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회사는 호봉승급분을 포함한 임금 12만3689원 인상과 일시금 650만원, 연간 복지포인트 100만원 지급 등을 제시했다.
성과급 제도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도 제안했지만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상여금 900% 지급, 성과급 지급 기준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화오션의 부분파업은 핵심 생산설비의 가동 중단으로 이어졌다. 노조는 지난 14일 부분파업을 벌이며 골리앗 크레인 일부를 멈춰 세운 데 이어 18일에는 거제 사업장 골리앗 크레인 4대의 가동을 모두 중단했다.
골리앗 크레인은 조립한 선체 블록을 건조 도크로 옮기는 설비로 가동 중단이 반복되거나 장기화하면 블록 탑재와 후속 건조공정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올해 임금협상에서 성과 배분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배경에는 조선사들의 실적 개선이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1조399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률 16.4%를 달성했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도 각각 7361억원과 325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영업이익률은 각각 13.5%, 10.1%다. 과거 낮은 가격에 수주한 선박의 건조가 마무리되고 고선가 선박의 매출 반영이 늘면서 수익성이 개선된 결과다.
실적 개선은 노조의 성과 공유 요구를 뒷받침하고 있지만 보상 방식을 둘러싼 노사의 입장차는 여전하다. 노조는 경영 성과에 상응하는 임금과 성과급 인상을 요구하는 반면 회사는 고정급과 일시금, 성과급 지급 기준 등을 놓고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성과급 산정 기준 변경에 합의한 것과 달리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아직 구체적인 보상 방식에 대한 접점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추석 연휴 이후에도 임금협상을 이어갈 전망이다. 고선가 선박의 건조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파업이 장기화하면 생산 일정과 비용 관리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두 회사가 임금과 성과급을 둘러싼 입장차를 좁혀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뉴스웨이 이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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