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주, 뉴욕서 첫 비즈니스 무대···매디슨 황과 나란히최윤정도 최태원 해외 회동 동행···글로벌 인맥 넓혀삼성·SK, 엔비디아 장기 협력···황 CEO 접점도 확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딸 이원주 양이 처음으로 글로벌 비즈니스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등 글로벌 기업인들이 모인 자리에 이 회장이 아직 삼성 경영에 참여하지 않은 딸을 직접 동행한 것이다.
최근 재계에서는 총수들이 주요 해외 일정이나 글로벌 기업인 회동에 자녀를 함께 데려가는 모습이 잇따르고 있다. 계열사에 입사해 실무 경험을 쌓는 데 초점이 맞춰졌던 기존 오너가 자녀들의 경영수업이 총수가 구축해 온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직접 경험하는 방식으로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이원주 양은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코리아소사이어티 연례 갈라에 이재용 회장과 함께 참석했다.
이 양이 글로벌 기업인들이 참석하는 비즈니스 행사에 이 회장과 동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장례식이나 기업인 자녀 결혼식, '이건희 컬렉션' 등 가족 행사에서 이 회장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 적은 있지만 주요 글로벌 기업인들이 모이는 공식 행사에 참석하는 모습은 공개적으로 알려진 바가 많지 않았다.
이날 행사는 황 CEO가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밴 플리트상'을 받은 자리다. 이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한미 주요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이원주 양은 올해 6월 미국 시카고대학교를 졸업했다. 데이터과학을 전공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삼성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계열사에 입사해 현장과 실무 경험부터 쌓았던 기존 오너가 자녀들의 경영수업 방식과 달리, 회사 밖에서 아버지의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접하는 행보가 먼저 나타난 셈이다.
최근 재계에서는 이 회장 부녀처럼 총수가 주요 비즈니스 무대에 자녀를 동행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과거에는 계열사 입사와 현장 경험을 통해 경영 역량을 쌓는 것이 오너가 자녀의 주요 경영수업으로 여겨졌다면, 이제는 총수가 구축한 글로벌 파트너들과 직접 만나고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 역시 하나의 경험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황 CEO다. 황 CEO의 장녀 매디슨 황은 아버지의 대외 활동과 사업 행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국 방문 일정을 직접 챙기는 한편 피지컬 AI와 로봇 분야 협력 논의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황 CEO 없이 한국을 찾아 류재철 LG전자 사장과 만나는 등 직접 사업 협력 관계를 넓히는 모습도 보였다.
국내에서는 최태원 회장의 장녀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본부장도 총수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현장에서 경험해온 사례로 꼽힌다. 최 본부장은 2017년 SK바이오팜에 입사한 뒤 2023년 SK그룹 내 최연소 임원에 올랐다. 이후 최 회장의 주요 해외 일정과 글로벌 기업인 회동에 동행하며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넓혀왔다.
특히 업계에서는 이 회장과 최 회장의 딸들이 황 CEO와 만나는 자리에 잇따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번 뉴욕 코리아소사이어티 갈라가 대표적이다. 이원주 양은 황 CEO의 밴 플리트상 수상을 축하하는 자리에 이 회장과 함께 참석했고, 만찬에서는 매디슨 황과 나란히 앉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도 이날 공식 축사에서 딸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꺼냈다. 평소 가족이나 사생활에 대한 언급을 거의 하지 않는 이 회장은 황 CEO와 자신의 공통점을 설명하며 "우리 둘 다 매디슨이라는 이름의 딸이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사업 파트너와의 관계를 설명하는 공식석상에서 자신의 딸을 직접 언급한 것은 이례적인 장면으로 받아들여졌다.
최태원 회장의 장녀 최윤정 본부장 역시 황 CEO와의 만남에 여러 차례 모습을 드러냈다. SK바이오팜과 엔비디아 사이에 직접적인 사업 접점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도 최 회장과 황 CEO의 회동에 동석하면서 총수가 쌓아온 글로벌 네트워크를 직접 경험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6월 서울에서 열린 이른바 '깐부치킨' 회동에서도 최 본부장은 뒤늦게 자리에 합류해 매디슨 황과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이 담당하는 사업 영역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지를 떠나 최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현장에서 경험하는 행보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재계에서는 엔비디아가 AI 생태계의 핵심 기업으로 부상하면서 삼성전자와 SK그룹 모두 황 CEO와의 관계가 사업적으로 중요해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반도체를 넘어 데이터센터와 피지컬 AI 등으로 협력 범위가 넓어지면서 장기적인 신뢰와 네트워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장기간 기술과 공급망을 함께 구축해야 하는 사업 환경에서는 단순한 일회성 거래를 넘어 최고경영진 간 신뢰와 관계가 사업 협력의 중요한 기반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총수 간에 형성된 관계가 자녀 세대의 교류로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모습도 이 같은 변화의 한 단면으로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두 번 거래하고 끝나는 관계가 아니라 LTA처럼 장기간 기술과 공급망을 함께 맞춰가야 하는 시대인 만큼 총수 간 신뢰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는 것 같다"며 "최근에는 이러한 신뢰 관계가 가족 간 교류로까지 이어지면서 보다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하려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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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kohjihy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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