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일 국회 본회의 상정 전 기자회견"제도 취지 공감하지만 일반주주에게 불리"비례적 공개매수 대안···경영권 프리미엄 공유

의무공개매수제도가 도입되더라도 일반주주에게 돌아가는 매각 기회가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안은 인수자가 지배주주 지분을 먼저 사들인 뒤 전체 발행주식의 50%+1주에 미달하는 물량을 공개 매수하도록 하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이 경우 지배주주는 보유 지분을 대부분 또는 전부 처분할 수 있지만 일반주주는 일부 지분만 매각하게 될 수 있다며 제도 재논의를 촉구했다.
라이프자산운용과 신영자산운용,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차파트너스자산운용,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 국내외 자산운용사 18곳은 30일 오후 1시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의무공개매수 관련 국회 정무위원회안의 재논의를 촉구하는 긴급공동성명 기자회견을 열었다.
의무공개매수 정무위안은 인수자가 지배주주 지분을 먼저 사들이는 '선행 매수'를 수행한 뒤 전체 발행주식의 '50%+1주'에 미달된 물량을 공개 매수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지난 28일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으며 다음 달 1일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일반주주 의결권 영향력이 제한될수록 기업가치 차이 발생"
의무공개매수제도가 도입될 경우 지배주주가 지분 40%, 일반주주가 60%를 보유한 회사라면 인수자는 지배주주 지분을 모두 사들인 뒤 일반주주에게서 약 10%만 추가로 매수하면 된다. 일반주주 입장에서는 전체 지분 60% 중 6분의 1 수준만 팔 수 있는 셈이다. 지배주주 지분이 50%를 넘는 경우에는 일반주주에게 매도 기회가 사라질 수 있다.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은 "같은 종류의 주식을 보유했음에도 누군가는 보유주식 전부를 팔 수 있고 누군가는 일부만 팔 수 있다면 일반주주의 이해관계가 훼손될 수 있다"며 "인수자의 부담과 기업 인수합병 시장의 현실적 제약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충분한 공개 논의와 사회적 합의를 거쳐 주주 간 공정한 대우라는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는 "국내 상장사 지배주주의 평균 지분율이 44%인 만큼 50%+1주를 의무공개매수 대상으로 하더라도 일반주주에게 돌아가는 물량은 전체 주식의 6% 수준에 그칠 수 있다"며 "같은 가격을 적용하더라도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매각 기회가 달라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배주주 지분율이 50% 이상인 상장사 756곳의 평균 PBR은 1.31배인 반면 지배주주 지분율이 30% 미만인 746곳은 2.64배로 집계됐다"며 "지배주주 지분율이 높아 일반주주의 의결권 영향력이 제한될수록 기업가치에도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개정 상법의 주주 충실 의무와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 강화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는 "개정 상법은 이사가 회사뿐 아니라 전체 주주를 공평하게 대우하도록 의무를 강화했고 스튜어드십 코드 역시 기관투자자가 배당이나 자사주 등 주주가치 제고를 적극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며 "의무공개매수에서 지배주주 지분의 선행매수를 허용하면 이러한 제도적 노력과 반대되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분 비율 따라 주식 매도하는 '비례적 공개매수' 제시
운용사들은 '비례적 공개매수'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지배주주와 일반주주가 함께 공개매수에 응모하고 같은 비율로 주식을 파는 방식이다. 앞선 사례에서 비례적 공개매수 방식을 적용하면 인수자가 지배주주에게서 전체 지분 중 약 20%, 일반주주에게서 약 30%를 매수하게 된다.
김민국 대표는 "경영권이 넘어갈 때 지배주주와 일반주주가 서로 다른 가격을 적용받는 '이중 가격' 구조를 해소해야 한다"며 "비례적 의무공개매수제도를 통해 경영권 프리미엄을 모든 주주가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이중 가격 구조가 사라질 때 비로소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례적 공개매수가 M&A 비용을 높여 국내 M&A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창환 대표는 "50%+1주를 의무적으로 매각하라고 강제하는 것은 아니며 지배주주가 지분을 모두 매각하고 싶다면 M&A 협상 과정에서 100% 공개매수를 하면 된다"며 "오히려 실제 M&A 시장에서는 인수자가 기존 지배주주의 지분 일부를 남겨두기를 원하는 경우도 있는데 인수 이후에도 협조를 받을 수 있고 향후 기업가치 상승에 따른 추가적인 업사이드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공동성명에는 라이프자산운용, 레인메이커자산운용, 머스트자산운용,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 VIP자산운용, 블래쉬자산운용, 슬기자산운용, 신영자산운용,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차파트너스자산운용, 칸서스자산운용, 캄투자일임, 쿼드자산운용, 타이거자산운용, 타임폴리오자산운용, 페트라자산운용, MY.ALPHA Management, Oasis Management 등 18곳이 참여했다. 이들 운용사의 합산 수탁고는 87조원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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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노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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