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의무공개매수 대안 부상한 '비례적 공개매수'···시장은 M&A 거래 위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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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공개매수 대안 부상한 '비례적 공개매수'···시장은 M&A 거래 위축 우려

등록 2026.10.02 13:13

노영현

  기자

자본시장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보류운용사, 소액주주 보호 위한 대안 제시M&A 거래 구조 복잡화 및 부담 우려

(왼쪽 두 번째)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국내외 자산운용사 의무공개매수 정무위안 재논의 촉구 긴급공동성명 기자회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왼쪽 두 번째)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국내외 자산운용사 의무공개매수 정무위안 재논의 촉구 긴급공동성명 기자회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처리가 보류된 가운데 '비례적 공개매수'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행 정무위원회안대로라면 인수자가 지배주주 지분을 먼저 사들인 뒤 일반주주에게 남은 물량을 공개매수하게 돼 소액주주의 매각 기회가 제한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시장에서는 일반주주에 대한 공개매수 물량을 확대할 경우 인수자의 자금 부담이 커지고 M&A(인수·합병) 거래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1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었으나 보류됐다. 소액주주를 보호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자산운용업계 등이 크게 반발한 것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의무공개매수제는 기업의 지배주주가 바뀌는 M&A 과정에서 일반주주에게도 새로운 인수자에게 주식을 매각할 기회를 보장해 주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다. 의무공개매수제도 관련 국회 정무위원회안은 인수자가 지배주주 지분을 먼저 사들이는 '선행매수'를 수행한 뒤 전체 발행주식의 50%+1주에 미달하는 물량을 공개 매수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지배주주-일반주주가 같은 비율로 매각하는 '비례적 공개매수'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의무공개매수제도가 도입되더라도 일반주주에게 돌아가는 매각 기회가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내외 자산운용사 18곳은 지난달 30일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의무공개매수 관련 국회 정무위원회안의 재논의를 촉구하는 긴급공동성명 기자회견을 열었다. 인수자금 부담과 M&A 위축 우려를 고려해 총매수량을 50%+1주로 정한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경영권 프리미엄을 모든 주주가 공유하는 건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국내 상장사 지배주주의 평균 지분율이 44%인 만큼 50%+1주를 의무공개매수 대상으로 하더라도 일반주주에게 돌아가는 물량은 전체 주식의 6% 수준에 그칠 수 있다"며 "같은 가격을 적용하더라도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매각 기회가 달라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운용사들은 '비례적 공개매수'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지배주주와 일반주주가 함께 공개매수에 응모하고 같은 비율로 주식을 파는 방식이다. 예컨대 지배주주가 40%, 일반주주가 60%를 보유한 회사에 대해 인수자가 총 50%+1주를 인수한다면 지배주주에게서 전체 지분 중 약 20%, 일반주주에게서 약 30%를 매수해야 한다.

해외 주요 시장에서는 지배권을 취득한 인수자에게 소수주주 보호를 위한 공개매수 의무를 부과하는 제도가 일반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영국에서는 30% 미만의 의결권 있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주주가 30% 이상 보유하게 되거나 30% 이상 50% 미만의 주식을 보유한 자가 1주라도 추가로 취득하는 경우 잔여주식 전부에 대해 의무적으로 공개매수를 해야 한다.

"완전한 엑시트가 필요한 거래 줄어들 수도"

다만 증권가에서는 M&A 거래 구조 변경에 따른 혼선을 비롯해 인수자의 자금 부담 확대와 거래 위축, 우회 거래 증가 가능성 등을 우려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인수 자금 부담 증대로 인한 M&A 거래 위축 및 딜 구조의 복잡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최대주주의 전량 매도 요구가 겹칠 경우 인수자의 자금 조달 난이도가 급증해 우량 기업 위주의 쏠림 현상 및 변형된 거래 구조 활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세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최대주주가 전량 매각하지 못해 창업주 은퇴나 사모펀드 만기 등 완전한 엑시트가 필요한 거래가 줄어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모든 응모주주에게 같은 가격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가격과 거래조건을 다시 협상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며 "일반주주에게 배분해야 할 공개매수 물량이 커질수록 25% 직전에서 취득을 멈추거나 기간을 나눠 사는 우회 거래의 유인도 커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향후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면서도 인수자의 부담을 어느 수준까지 허용할지 세부 설계가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일반주주에게 경영권 프리미엄을 공유할 기회를 보장하면서도 정상적인 기업 인수와 구조조정을 막지 않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며 "특히 중소·중견기업의 M&A까지 위축되지 않도록 인수 대상과 지분율, 공개매수 방식 등을 세밀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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