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현물과 해외 파생상품 투자자 차별세금 부담이 해외 거래소 이용 촉진'소득 있는 곳 과세' 원칙, 균형 필요
2027년 1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 제도를 둘러싸고 국내 거래소를 이용하는 현물 투자자에게 세부담이 집중될 수 있다는 '투자자 역차별' 우려가 나온다. 과세당국이 국내 거래소를 통한 투자자의 거래 정보는 비교적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반면, 해외 거래소의 파생상품 거래나 국외를 거친 자산의 취득 원가는 구조적으로 검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행 법안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사업자는 이용자의 거래 내역과 명세를 국세청에 정기적으로 제출하도록 돼 있다. 국내 거래소에서 원화로 코인을 사고파는 투자자의 내역은 과세관청이 상대적으로 상세하게 파악할 수 있는 셈이다.
반면 바이낸스, 바이비트 등 해외 주요 거래소에서 이뤄지는 가상자산 선물·고배율 파생상품 거래나 개인지갑 간 거래는 과세당국의 정보 확보에 한계가 있어 투자자의 자진 신고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다는 지적이다.
특히 해외 선물·파생상품 거래는 ▲숏 포지션 구축 ▲레버리지 활용 ▲포지션 교체 등이 실시간으로 복잡하게 이뤄진다. 그러나 국외 거래소의 거래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보하기 어려워 과세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암호자산 보고 프레임워크(CARF) 등 국가 간 정보교환 협정이 추진되고 있지만, 미국 등 일부 주요국의 비참여와 해외 파생상품 거래의 복잡한 구조, 개인지갑 간 사적 거래의 기술적 특성 등으로 모든 거래를 포착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같은 가상자산 시장에 참여하더라도 거래 수단과 플랫폼에 따라 과세 집행의 실효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다. 국내 거래소 이용 현물 투자자는 연 250만원 초과 수익에 대해 과세 대상이 되는 반면, 해외 선물·파생상품이나 탈중앙화 금융 투자자는 정보 포착이 어려워 과세망에서 누락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외 과세 집행의 차이가 투자자의 해외 이동을 유도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웹3 전문 리서치사 타이거리서치의 인식조사에 따르면 과세 시행 시 국내 투자자의 73.1%가 국내 거래소 이용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했다.
세금 부담과 거래정보 포착에 대한 우려로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의 선물·파생상품이나 개인지갑으로 자금을 옮길 경우, 고배율 거래에 따른 청산이나 금융사기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해외 플랫폼은 국내 이용자 보호법의 테두리 밖에 있어 피해 발생 시 적절한 보호를 받기 어렵다는 점도 과제로 꼽힌다. 과세 형평성의 공백이 투자자 보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가상자산 투자자는 "국내 거래소에서 정직하게 현물 매매를 하는 투자자만 세금 직격탄을 맞고, 해외 거래소로 넘어가 선물·파생상품을 거래하는 투자자는 과세 포착조차 안 되는 현실은 명백한 투자자 역차별"이라며 "해외 선물 및 파생상품, 개인지갑 거래에 대한 과세 포착 가능성을 국내 현물과 동일한 수준으로 올릴 수 있는 검증 인프라를 먼저 구축한 뒤 과세를 적용해야 투자자들이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세포착의 정보 비대칭성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과세 강행은 성실 투자자에게만 불이익을 가하는 불공정을 낳을 수밖에 없다"며 "'소득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원칙이 성립하려면, 국내 현물이든 해외 선물·파생이든 투자를 진행하는 모든 경로에서 동일하게 적용되는 '과세 포착의 공정성'부터 담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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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한종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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