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액 71% 감소, 업계 순위 하락카자흐스탄 가스처리시설 본계약 주목미국 신사업으로 에너지 전환 대응
해외수주 상위권을 지키던 현대엔지니어링이 올해 9월 70% 넘게 줄어든 수주액에 업계 9위까지 밀려났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카자흐스탄 대형 가스처리시설 수주와 미국 신사업을 앞세워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사업의 본계약과 에너지 전환 중심의 미국 신사업이 해외수주 회복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14일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의 올해 1~9월 누적 해외수주액은 전년 동기 대비 71% 줄어든 2억9526만달러로 집계됐다. 업계 순위도 지난해 동기간 7위에서 9위로 밀렸다.
같은 기간 국내 건설사 전체 해외수주액은 206억6022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0% 줄었다. 다만 지난해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 원전 등으로 수주한 196억218만달러를 제외하면 감소 폭은 4.9%에 그친다. 업계 전반의 수주 규모가 전년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현대엔지니어링의 감소가 두드러진 셈이다.
연간 실적으로 보면 감소 흐름은 더 뚜렷하다. 현대엔지니어링의 해외수주액은 2023년 63억7917만달러, 2024년 60억4159만달러로 2년 연속 업계 2~3위권을 지켰다. 이후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69.3% 급감한 18억5203만달러를 기록하며 6위로 내려앉았다. 2023년 국내 건설사 전체 해외수주액의 19.1%를 차지했던 비중도 지난해 3.9%, 올해 9월 누적 1.4%로 쪼그라들었다. 올해 9월 누적 수주액은 2023년 연간 실적의 5%에도 못 미친다.
해외수주 감소는 대규모 해외 손실 이후 수주 기조가 보수적으로 바뀐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4년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정유공장과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등 해외 플랜트 현장의 손실을 반영하며 1조240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후 선택과 집중을 통한 수익성 있는 공사 선별 수주를 수주전략으로 내걸었다.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발주 환경 악화도 원인으로 꼽았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시공사는 발주가 나와야 수주할 수 있으나 최근 전쟁과 물류 문제 등으로 발주 환경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주 감소의 여파는 실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5조204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3.2% 줄었다. 해외 매출은 2조2164억원으로 30.2% 감소했다. 미국 배터리공장 등 대형 해외 건축 현장이 준공되거나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면서 해외 건축·주택 매출이 75.5% 급감한 영향이 컸다.
반등의 열쇠로는 우선 카자흐스탄 사업이 꼽힌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6월 카자흐스탄 국영 가스기업 카작가스로부터 '카라차가낙 가스처리시설(KGPP)' 사업의 낙찰통지서를 받았다. 이어 9월에는 카작가스와 사업이행합의서를 체결하고 본계약 협상에 들어갔다.
KGPP는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서 서쪽으로 약 1260㎞ 떨어진 카라차가낙 지역에 연간 50억㎥ 규모의 원료가스를 처리하는 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탈리아 설계·조달·시공(EPC) 기업 시침(SICIM)의 카자흐스탄 법인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주관사로 설계와 구매를 맡고, 시공과 시운전은 시침 현지 법인과 함께 수행한다. 다만 KGPP는 본계약 체결 전이어서 계약 금액이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사업은 현대엔지니어링이 공들여 온 중앙아시아 시장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우즈베키스탄 칸딤 가스처리시설과 투르크메니스탄 키얀리 석유화학 단지를 수행한 경험이 있다. 이번 수주로 우즈베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에 이어 카자흐스탄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게 됐다.
미국 신사업은 또 다른 반등 카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텍사스주에서 200MW 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을 개발하고 있고, 네바다주 라이올라이트 릿지 리튬·붕소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건축 부문에서는 해외 완성차 공장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조선·방산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으며 미국 내 조선 프로젝트 입찰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수소, 소형모듈원전(SMR) 등 에너지 전환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단순 EPC 중심의 수주 방식에서 벗어나 사업개발과 투자 역량을 결합한 고부가가치 사업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며 "개발부터 설계·조달·시공·운영까지 통합적으로 연계되는 사업을 발굴해 에너지 전환 시대의 종합 솔루션 제공자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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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서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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