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융자·미수거래, 돈 빌리는 방식부터 달라담보비율 떨어지면 보유 주식 강제 매도부족금액보다 많이 팔릴 수도···기한 확인
내가 산 주식이 어느 날 갑자기 팔려 있다면 어떨까. 직접 매도 주문을 넣지 않았는데도 증권사가 보유 주식을 처분하는 경우가 있다. 빚을 내 주식에 투자했다가 정해진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발생하는 '반대매매'다.
최근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빚을 내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의 위험성도 부각되고 있다. 빌린 돈으로 투자하면 수익을 키울 수 있지만 손실도 그만큼 커진다. 특히 증권사의 신용거래나 미수거래를 이용했다면 주식을 팔고 싶지 않아도 강제로 처분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빚투로 커지는 손실···반대매매는 언제 발생할까
빚투는 말 그대로 '빚을 내 투자하는 것'을 뜻한다. 은행에서 대출받은 돈으로 주식을 사거나 증권사에서 매수대금 일부를 빌리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적은 자기자본으로 더 많은 주식을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시장이 예상과 반대로 움직이면 손실이 확대된다.
예를 들어 자기 돈 100만원과 빌린 돈 100만원을 합쳐 총 200만원을 투자했다고 가정해 보자. 주식 가치가 20% 하락하면 평가금액은 160만원으로 줄어든다. 여기서 빌린 돈 100만원을 갚으면 남는 돈은 60만원이다. 주식은 20% 떨어졌지만 자기 돈은 40% 줄어든 셈이다. 실제 거래에서는 이자와 수수료까지 부담해야 한다.
다만 돈을 빌린 방식에 따라 반대매매 위험은 달라진다. 은행 신용대출로 주식을 샀다면 주식이 하락했다는 이유만으로 증권사가 자동으로 처분하지는 않는다. 반면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는 매수한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구조여서 담보 가치가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반대매매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때 알아둬야 할 용어가 '담보유지비율'이다. 증권사가 빌려준 돈에 비해 담보가 얼마나 확보돼 있는지를 나타내는 비율이다. 주식 가치가 하락해 담보유지비율이 증권사가 정한 기준을 밑돌면 추가로 돈이나 담보를 넣어야 한다.
정해진 기한까지 부족한 담보를 채우지 못하면 증권사는 투자자의 추가 매도 주문 없이 주식을 팔아 빌려준 돈을 회수할 수 있다. 대출 만기가 아직 남아 있어도 마찬가지다. 담보유지비율과 추가 납입 기한은 증권사별 거래 조건에 따라 다르다.
반대매매에서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은 부족한 담보금액만큼만 주식이 팔리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증권사는 주식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까지 고려해 반대매매 수량을 계산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실제 처분금액이 담보부족금액을 크게 웃돌기도 한다.
담보 부족액보다 더 많이 팔리는 이유는?
금융투자협회 법규정보시스템에 게시된 신용거래설명서에는 반대매매 위험을 설명하는 예시안이 제시돼 있다. 자기 돈 400만원과 신용융자금 600만원으로 1만원짜리 주식 1000주를 매수한 투자자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주식 가치가 하락해 담보부족금액이 30만원 발생했더라도 증권사가 적용하는 매도 수량 산정 기준에 따라 더 많은 주식이 처분될 수 있다.
해당 사례에선 주당 8100원이던 주식을 15% 낮은 약 6890원을 기준으로 계산해 반대매매 수량을 195주로 산정했다. 주당 7000원에 매도됐다고 가정하면 매도금액은 약 137만원으로 담보부족금액 30만원의 약 4.6배에 달한다. 이는 금융투자협회가 제시한 가상 사례로 실제 매도 수량은 증권사의 기준과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미수거래도 반대매매가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방식이다. 미수거래는 주식을 살 때 매수대금 일부만 먼저 내고 나머지를 결제일까지 납부하는 거래다. 신용융자처럼 별도의 대출기간을 두는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국내 주식의 결제일은 매매일로부터 2거래일 뒤다. 예를 들어 월요일에 미수거래로 주식을 매수했다면 공휴일이 없는 경우 수요일까지 부족한 대금을 채워야 한다. 이를 납부하지 못하면 증권사가 목요일에 보유 주식을 반대매매할 수 있다.
결제대금을 제때 납부하지 않으면 미수동결계좌로 지정될 수도 있다. 미수동결계좌가 되면 원칙적으로 30일 동안 주식을 매수할 때 필요한 돈을 현금으로 100% 내야 한다. 다만 미납금액이 10만원 이하인 경우 등 일부 예외가 있다.
그렇다면 반대매매를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본인이 이용하는 증권사의 담보유지비율과 추가 담보 납입 기한이다.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신용융자 잔액과 담보비율을 확인할 수 있다.
주식이 급락했을 때 추가로 납부할 현금이 있는지도 중요하다. 생활비나 비상자금까지 투자에 사용하면 담보가 부족해졌을 때 대응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대출이자와 상환 만기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주식이 다시 오를 때까지 기다리고 싶어도 대출 조건에 따라 그럴 수 없는 상황이 생기기 때문이다.
증권사들도 반대매매 관련 안내를 강화하고 있다. 한 증권사는 지난 5월 기존 문자로 발송하던 신용대출 관련 통보서비스 일부를 카카오톡 알림톡으로 전환했다. 담보부족금액과 반대매매 예정일을 안내하고 예상보다 많은 주식이 매도될 수 있다는 유의사항도 추가했다.
결국 반대매매를 피하려면 빌린 돈의 규모뿐 아니라 담보비율과 상환 기한을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알림을 받았다면 부족한 금액과 납입 마감 시점을 확인하고 기한 안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추가 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대출 규모를 미리 줄이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고객이 담보비율 변동과 반대매매 관련 사항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도록 관련 안내를 제공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자경 기자
ljkee9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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