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10년이나 못 기다려"···반도체 메가프로젝트 산단 조성 '5년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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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나 못 기다려"···반도체 메가프로젝트 산단 조성 '5년 승부'

등록 2026.10.23 16:41

김선민

  기자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설 군 공항 부지. 사진=연합뉴스호남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설 군 공항 부지. 사진=연합뉴스


10년 이상 걸리던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 기간을 5년 이내로 줄이는 방안이 추진된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산업단지 인허가와 토지보상, 설계 절차를 동시에 진행해 대규모 투자의 걸림돌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반도체 메가프로젝트가 실제 공장 건설로 이어지는 시점을 얼마나 앞당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3일 정부가 발표한 제2차 규제합리화위원회 회의 결과에 따르면 반도체 첨단국가산업단지에 패스트트랙을 적용해 조성 기간을 기존 10년 이상에서 5년 이내로 단축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핵심은 산업단지 조성 과정에서 순차적으로 진행하던 행정절차를 병행하는 것이다. 기존에는 산업단지계획 수립과 환경영향평가 등 인허가 절차를 거쳐 토지보상과 설계, 시공 등을 진행하는 구조여서 사업 기간이 길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정부는 인허가와 토지보상, 설계를 동시에 추진해 사업 기간을 줄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반도체 기업이 생산시설을 건설하기 위한 산업용지를 보다 신속하게 확보하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관련 법률 개정도 추진되고 있다. 지난 7월 30일 국회에 발의된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대규모 투자계획이 확보된 국가산단에 대해 정식 산단 지정 이전부터 예비사업시행자를 선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 제도에서는 산단 지정 이전에 토지 협의매수를 진행할 수 없지만, 개정안이 통과되면 예비사업시행자가 토지 소유자와 사전 협의해 부지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일정 기간 내 협의에 응한 토지 소유자에게 보상금 외에 가산금을 지급할 수 있는 근거도 포함됐다. 해당 법안은 현재 국회 소관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산단 조성 속도는 반도체 기업의 실제 투자 일정과도 맞물려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9일 광주 반도체 클러스터 예정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완공 일정을 12년 앞당겼지만 증가하는 수요에 대응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용인 클러스터의 반도체 생산공장 4기 완공 목표를 당초 2045년에서 2033년으로 앞당긴 상태다. 최 회장은 광주 생산거점에 대해서도 용인과 병행해 건설할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착공 시점은 확정하지 않았다.

산업단지의 조기 조성을 위해서는 기반시설 확보도 필요하다. 반도체 공장은 대규모 전력과 공업용수를 지속적으로 공급받아야 하는 만큼 부지 조성과 별개로 공급시설 구축이 진행돼야 한다.

용인 반도체 산단에서는 지난 9월 18일 통합용수공급사업의 우선시공구간 공사가 시작됐다. 팔당댐에서 산단까지 전용 관로를 구축해 하루 31만톤의 공업용수를 우선 공급하기 위한 사업이다. 정부는 해당 구간의 실시계획 승인과 공사 착수를 같은 날 진행했다.

다만 이번 패스트트랙은 산단 조성기간 단축을 위한 정책 목표로, 모든 반도체 공장이 5년 이내 가동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법률 개정과 토지보상뿐 아니라 전력·용수 공급시설 구축, 개별 공장 건설과 설비 도입 등 후속 절차가 남아 있다.

정부가 제시한 5년 이내 조성 목표가 실제 투자 일정에 반영되기 위해서는 법률 개정과 산단별 기반시설 사업이 함께 진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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