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헌 의장과 송종민 대표 체제 구축수도권 정비사업 집중 공략정비사업 수주 1조원 돌파
호반건설이 오너 2세 김대헌 이사회 의장과 전문경영인 송종민 대표이사의 '투트랙' 체제를 갖췄다. 지방 택지 자체사업 위축으로 지난해 매출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가운데 올해 수주 1조원을 넘긴 도시정비사업에서 반등의 해법을 찾고 있다. 다만 수주가 중소형 사업에 몰려 있어 대형 사업 진입과 실적 전환이 새 경영진의 과제로 꼽힌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호반그룹은 지난 21일 김대헌 사장을 호반건설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지난 2일 사장단 인사에서 내정한 뒤 이사회 절차를 마친 것이다. 송종민 그룹 수석부회장과 변부섭 사장이 호반건설 대표이사를 맡아 각자 대표 체제를 꾸렸다. 변 대표는 건설안전부문을 맡는다.
김 의장은 김상열 호반그룹 창업주의 장남으로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호반건설의 최대주주다. 2011년 호반에 입사해 미래전략실 상무와 전무, 2018년 호반건설 부사장을 거쳐 2020년부터 그룹 기획총괄사장을 맡아왔다. 신사업과 투자, 인수합병(M&A)을 담당하며 대한전선 인수 등 그룹의 사업 다각화에 참여했고 그 사이 그룹 자산은 20조원대로 불었다.
송 대표는 재무 출신 전문경영인이다. 2000년 입사 후 재무·회계 부문과 주요 계열사를 거쳐 2018년 호반건설 대표를 지냈다. 이후 대한전선 대표이사를 맡아 초고압·해저케이블 등 고부가가치 사업 투자를 확대하고 해외사업 기반을 넓혔다. 3년 만에 건설로 복귀하면서 정비사업 확대와 함께 '경영 내실 강화'라는 과제를 받았다.
이러한 과제가 주어진 것은 호반건설의 실적 부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호반건설의 지난해 연결 매출은 1조2326억원으로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다. 영업이익도 2716억원에서 1361억원으로 감소했다. 특히 자체사업의 핵심인 분양수익이 2024년 1조1476억원에서 지난해 2531억원으로 78% 급감했다.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로 택지 기반 자체사업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분석이다.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수도권 정비사업이다. 그동안 호반건설에 정비사업은 비중이 크지 않았다. 수주액은 2020년 3069억원에서 2021년 2300억원, 2022년 830억원으로 줄었고 2023년에는 한 건도 없었다. 원자재 가격 급등과 금리 인상, PF 경색 등으로 건설경기가 위축되자 사업성과 재무 안정성을 우선해 선별 수주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지난해부터는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정비사업 수주에 집중했다. 2024년 대전 도마변동6-1구역 재개발(1790억원) 1건에 그쳤던 수주액은 지난해 7887억원으로 4배 넘게 늘었다. 지난해 따낸 5개 사업장은 모두 서울에 있었다. 양천구 신월7동2구역 공공재개발을 비롯해 관악구 미성동 건영아파트 재건축, 광진구 자양1-4구역·중랑구 중화역2-4구역 가로주택, 양천구 신월동 144-20번지 모아타운 등이다. 지난해 10월에는 서울·수도권 정비사업을 전담하는 서울사업소도 개소했다.
올해는 수주 규모가 더 커졌다. 1월 경기 안산 고잔연립6구역 재건축을 시작으로 4~5월 서울 중랑구 면목역6-3·6-4·6-5구역 가로주택, 7월 경기 군포 금정3구역 재개발을 잇달아 따냈다. 지난달에는 도봉구 창동상아1차 재건축과 중랑구 중화역2-6구역 가로주택 시공권을 확보했다. 이로써 올해 누적 수주액은 1조1526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46% 증가했다. 7개 사업장, 3424가구 규모로 모두 수도권이다. 특히 창동상아1차는 도급액 약 3083억원, 962가구 규모로 호반건설이 서울에서 따낸 단일 정비구역 가운데 최대다. 서울 동북권에 '호반써밋'이 처음 들어서는 사업이기도 하다.
브랜드도 정비사업에 맞춰 손질했다. 호반건설은 지난 13일 '호반써밋'을 리뉴얼하고 프리미엄 라인 '호반써밋 에디션'을 도입했다. 2019년 '호반써밋'으로 개편한 지 7년 만이다. 조합원 표심이 수주를 가르는 정비사업 시장에서 대형사와 겨루려면 브랜드 경쟁력이 필수라는 판단이다.
정비사업이 실적 반등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 호반건설의 수주가 가로주택이나 중소 규모 재건축에 집중돼 있는 데다 강남권을 비롯한 대형 정비사업에서는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정비사업은 수주 이후 착공과 공사 진행을 거쳐 매출로 인식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 만큼, 단기간에 택지 사업 공백을 메우기에도 한계가 있다.
결국 새 경영진의 과제는 정비사업 수주 외형을 키우는 동시에 이를 안정적인 실적으로 연결하는 데 맞춰질 전망이다. 그룹의 신사업과 투자 전략을 이끌어온 김 의장이 건설 부문의 성장 방향을 제시하고, 재무 전문가인 송 대표가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을 관리하는 역할 분담이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이 59%에 그치는 등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춘 만큼, 이를 바탕으로 대형 정비사업에 얼마나 선별적으로 자원을 투입하고 수주 경쟁력을 높일지가 향후 실적 반등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업성과 수익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선별 수주 전략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도시정비사업을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안정적인 수주 기반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사업 추진력을 바탕으로 서울 도시정비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해 가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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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서현진 기자
shj7890@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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