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 파업 제한 확대에 반발···대법원 재항고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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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 파업 제한 확대에 반발···대법원 재항고 추진

등록 2026.10.26 13:55

현정인

  기자

노조, 쟁의행위금지가처분 항고심 결정 규탄 기자회견 개최제38조 제2항 '보완작업' 해석 두고 회사·노조 입장 엇갈려조합원 총 투표 전체 比 61.28% 찬성···인당 20만 기금 조성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이 26일 국회에서 쟁위행위금지가처분 항고심 결정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현정인 기자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이 26일 국회에서 쟁위행위금지가처분 항고심 결정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현정인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이 법원의 쟁의행위 제한 확대 결정에 반발해 대법원 재항고에 나선다. 법원이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정 대부분을 파업 중에도 유지해야 하는 '보안작업'으로 인정하면서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이 사실상 무력화됐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국회와 정부에 관련 규정의 개선도 요구하기로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은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쟁의행위금지가처분 항고심 결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회사의 성실한 교섭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강석윤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 노조 법률대리인인 김수영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앞서 서울고등법원 인천재판부는 지난 16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쟁의행위금지가처분 항고심에서 파업 중 유지해야 하는 작업의 범위를 기존 3개에서 9개로 확대했다. 지난 4월 1심에서는 농축 및 버퍼 교환, 원액 충전, 버퍼 제조·공급 등 3개 작업에 대해서만 쟁의행위를 제한했으나, 항고심에서는 배양과 정제를 포함한 핵심 생산공정 전반으로 제한 범위가 넓어졌다.

쟁점은 노동조합법 제38조 제2항에 규정된 '보안작업'의 해석이다. 해당 조항은 쟁의행위 기간에도 원료·제품의 변질 또는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을 정상적으로 수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회사는 바이오의약품 생산이 장기간 이어지는 연속공정인 만큼 작업이 중단되면 원료와 제품이 변질될 수 있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항고심 재판부는 이러한 공정 특성을 고려해 이미 생산이 시작된 제품에 대해서는 파업 중에도 평상시와 같은 인력과 가동시간, 규모를 유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파업 기간 중 추가로 해동된 세포주와 관련된 작업은 제한 대상에서 제외했다.

반면 노조는 제품의 변질을 막기 위한 작업과 제품을 생산하는 작업은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생산 중단으로 제품에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전체 생산공정을 보안작업에 포함하면 사실상 파업 자체가 불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김수영 변호사는 "법은 원료·제품의 변질 또는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이라고 규정하고 있다"며 "항고심은 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지 않으면 변질될 위험이 있는 작업으로 바꿔 읽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항고심이 파업 시작 이후 새롭게 해동한 세포에 대해서는 작업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한 점도 문제로 제기했다. 김 변호사는 생산과 보존을 구분할 수 없다는 이유로 1심 판단을 뒤집으면서도 파업 시작 시점을 기준으로 예외를 인정한 것은 법리적으로 모순된다고 주장했다.

파업에 참여할 수 없는 인력의 규모도 논란이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바이오의약품 생산은 세포 해동부터 완료까지 40일 이상 소요되며, 이번 결정에 따라 핵심 생산인력 1700명 이상이 파업 기간에도 평소처럼 근무해야 한다.

김 변호사는 "필수공익사업에서도 필요 최소한의 인력만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이번 결정은 아무런 절차 없이 평상시 인력 전부가 파업 중에도 생산에 임해야 한다는 의무를 인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이번 결정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넘어 다른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도체와 화학, 철강 등 연속공정이 적용되는 산업에서도 생산 중단에 따른 제품 변질 가능성을 근거로 파업권이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재성 상생노조 위원장은 "연속공정이라는 이유로 주요 생산공정을 평소대로 가동하게 한다면 다른 산업에서도 저마다의 특수성을 내세워 파업을 막는 근거로 삼을 수 있다"며 "이번 결정이 더 많은 노동자의 권리를 제약하는 선례로 굳어지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노조는 회사에 인사평가와 승진 운영의 투명성 강화, 노동자의 기여에 걸맞은 보상 등을 단체협약에 반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법원의 가처분 결정 이후에도 점심시간 사내 집회를 이어가며 교섭을 촉구하고 있다.

이용우 의원은 "생산공정 전체를 사실상 정상 가동해야 한다면 쟁의행위권이 보장되는 나라라고 할 수 있는지 심각한 의문이 든다"며 "이번 결정은 대법원에서 바로잡혀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고용노동부에 파업 중 유지해야 할 작업의 범위와 기준을 명확히 하도록 요구하고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항고심 결정에 재항고하는 한편 국회와 정부에 보안작업의 범위와 기준을 명확히 할 것을 요구할 방침이다.

한편 상생노조가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진행한 쟁의기금 조성 조합원 총투표에서는 투표 참여자 2998명 가운데 2456명이 찬성해 81.92%의 찬성률로 안건이 가결됐다. 전체 선거인 4008명 대비 찬성률은 61.28%다. 노조는 조합원 1인당 20만원을 기본으로 기금을 조성해 향후 파업 참여 조합원의 임금 손실을 보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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