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대차 '수익성 방어'·기아 '외형 성장'···엇갈린 3분기 성적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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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수익성 방어'·기아 '외형 성장'···엇갈린 3분기 성적표(종합)

등록 2026.10.30 15:26

권지용

  기자

현대차, 생산 차질에도 영업이익 증가기아, 글로벌 시장 확대로 매출 성장수익성 회복과 원가 관리가 4분기 과제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올해 3분기 엇갈린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국내 공장 생산 차질과 글로벌 자동차 수요 둔화로 판매량과 매출이 감소했지만, 환율 효과와 원가 절감에 힘입어 영업이익을 늘렸다. 반면 기아는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판매를 확대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두 자릿수 성장률을 달성했다.

양사의 실적을 가른 핵심 요인은 판매 전략과 지역별 시장 대응력이었다. 현대차가 생산 차질이라는 악재 속에서 하이브리드차(HEV)를 앞세워 수익성 방어에 집중했다면, 기아는 미국 HEV와 유럽 전기차(EV) 수요를 동시에 공략하며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다만 양사 모두 원자재 가격 상승과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 대외 변수에 노출돼 있어 4분기에는 판매 확대와 수익성 관리라는 공통 과제를 안게 됐다.

30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45조11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조6772억원으로 5.5%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률은 5.9%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1조9317억원이다.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생산 차질에 따른 판매 감소였다. 3분기 글로벌 도매판매는 92만71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3% 줄었다. 특히 국내 판매가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 여파로 27.2% 감소한 13만1468대에 그쳤다. 해외 판매 역시 글로벌 수요 위축과 수출 차질 등의 영향으로 8.0% 줄어든 78만9242대를 기록했다.

판매와 매출이 감소했음에도 영업이익이 개선된 것은 환율 효과와 비용 절감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3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1423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8% 상승했다. 여기에 원가 최적화와 전사적인 비용 절감 활동이 더해지면서 수익성을 방어했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HEV 판매가 늘어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전체 판매에서 HEV가 차지하는 비중은 18.2%로 1년 전보다 2.7%포인트 상승했다.

기아는 현대차와 상반된 실적 흐름을 보였다. 3분기 매출은 31조59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조8183억원으로 24.3%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5.8%를 기록했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1조2855억원으로 9.6% 감소했다.

판매 확대가 외형 성장을 견인했다. 기아의 3분기 글로벌 도매판매는 84만7355대로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했다. 실제 소비자에게 판매된 현지판매도 82만9000대로 6.9% 늘었다. 국내와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했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36.8%로 전년 동기 대비 4.6%포인트 상승했다. 미국에서도 5.8%의 점유율로 분기 기준 최고 기록을 세웠다. 특히 미국에서는 텔루라이드 하이브리드와 스포티지·카니발 등 주력 HEV 모델이 판매를 견인했다. 인도 시장 판매 역시 38.5% 증가하는 등 주요 지역에서 고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다만 기아의 영업이익 증가를 판매 경쟁력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미국 정부가 자동차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15%로 낮추면서 약 5300억원의 영업이익 개선 효과가 발생했다. 판매 증가에 따른 물량 효과와 우호적인 환율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반면 원자재 가격 상승과 중동 분쟁 장기화는 수익성을 압박했다. 기아가 집계한 영업이익 감소 요인은 원자재 가격 상승 3680억원, 중동 분쟁 영향 2090억원 등 약 5770억원에 달했다. 전기차 판매 확대를 위해 국내와 유럽 등에서 판매 인센티브를 늘리고 가격 인하 정책을 시행한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 요인은 약 7270억원으로 집계됐다. 외형 성장에도 영업이익 개선 폭이 제한적인 수준에 머문 배경이다.

전동화 전략에서도 양사의 차이가 뚜렷했다. 현대차는 3분기 전동화 차량(xEV) 판매가 24만5540대로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다. EV 판매는 6만9117대에 그친 반면 HEV는 16만7414대로 늘었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둔화한 가운데 하이브리드가 전동화 부문의 실적을 뒷받침한 셈이다.

기아는 전동화 시장에서 보다 공격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3분기 xEV 소매판매는 약 3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다.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6.2%로 9.8%포인트 확대됐다. EV 판매는 12만3000대로 75.4% 늘었고, HEV 역시 17만2000대로 46% 증가했다.

지역별로 선호하는 파워트레인이 다른 점을 활용한 전략도 주효했다. 유럽에서는 EV 판매를 확대하고 미국에서는 HEV 수요에 적극 대응했다. 특히 미국 HEV 판매는 6만9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8% 급증했다. 미국 HEV 시장 점유율도 10.6%로 처음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전동화 전환 속도와 소비자 선호가 지역마다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 시장별로 차별화된 판매 전략을 펼친 결과다.

4분기에는 양사 모두 수익성 회복이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현대차는 올해 연간 도매판매 목표를 기존 415만8300대에서 400만대로 낮췄다. 연간 영업이익률 목표도 기존 6.37.3%에서 5.56.5%로 하향 조정했다. 자동차 부문 투자 계획 역시 17조8000억원에서 16조원으로 1조8000억원 축소했다. 글로벌 수요 둔화와 생산 차질,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경영 환경 변화를 반영한 조치다.

현대차는 9월부터 국내 공장 생산이 정상화된 만큼 4분기 생산량 회복과 신차 판매 확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아반떼와 투싼 등 주요 차종의 판매를 끌어올리고 전사적인 비용 절감 활동을 지속해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3분기 판매 감소를 얼마나 빠르게 만회하느냐가 연간 실적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기아는 4분기에도 지역별 전동화 전략을 이어간다. 국내와 미국에서는 수익성이 높은 HEV 판매를 확대하고, 유럽에서는 EV 풀 라인업을 앞세워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올해 연간 EV 판매를 지난해보다 79% 늘리고 전체 판매에서 EV가 차지하는 비중을 33%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결국 4분기 양사의 실적을 좌우할 변수는 서로 다르다. 현대차는 생산 정상화와 신차 효과를 바탕으로 판매 회복에 속도를 내야 한다. 기아는 주요 시장에서 확보한 판매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원자재 가격과 인센티브 등 비용 부담을 줄여야 한다. 환율 상승이나 미국 관세 인하 등 외부 요인에 기댄 실적 개선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양사의 중장기 경쟁력은 판매 확대를 얼마나 안정적인 수익으로 연결하느냐에 달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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