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최창진 대웅제약 품질센터장 "나보타의 글로벌 질주, 비결은 타협 없는 품질 기준"

ICT·바이오 제약·바이오 인터뷰

최창진 대웅제약 품질센터장 "나보타의 글로벌 질주, 비결은 타협 없는 품질 기준"

등록 2026.11.04 07:03

임주희

  기자

과거 온도 이탈 겪으며 체득한 노하우, 협력사 교육·써멀 사이클링 스터디로 제도화독소 외 불순물 극소화한 '하이-퓨어 테크놀로지'와 3만 바이알 균일성이 글로벌 경쟁력생산능력 3배 향남 제3공장 2027년 5월 가동 목표···글로벌 영토 확장 가속화

최창진 대웅제약 센터장 인터뷰. 사진=강민석 기자최창진 대웅제약 센터장 인터뷰. 사진=강민석 기자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NABOTA)'가 글로벌 시장에서 거침없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시아 보툴리눔 톡신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 의약품청(EMA) 등 선진국 규제기관의 문턱을 넘어선 나보타는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북미, 남미, 중동 등 전 세계 80여 개국으로 영토를 넓혔다.

시장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가운데 나보타가 글로벌 무대에서 확고한 입지를 굳힐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품질 기준에서만큼은 결코 타협하지 않는다'는 확고한 원칙이다.

최근 뉴스웨이와 만난 최창진 대웅제약 나보타 품질센터장은 과거 온도 이탈 위기를 성장의 자산으로 바꾼 콜드체인 관리 전략과 독자 정제 기술인 '하이-퓨어 테크놀로지', 그리고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해 글로벌 질주를 뒷받침할 향남 제3공장의 가동 로드맵을 공개했다.

위기를 자산으로 바꾼 콜드체인···'써멀 사이클링 스터디'로 규제 돌파

대규모 상업 물량이 전 세계로 공급되는 과정에서 2~8℃의 냉장 온도를 유지하는 콜드체인은 제품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다. 하지만 해외 장거리 운송이나 통관 지연 등 예기치 못한 변수로 온도 관리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대웅제약 역시 과거 운송 과정에서 일부 온도 이탈 사례가 발생하며 난관에 직면한 바 있다.

최창진 센터장은 이 같은 시행착오를 단순한 위기로 끝내지 않고, 운송 밸리데이션 시스템 전반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혁신의 계기로 전환했다고 강조했다.

최 센터장은 "운송을 수행하는 3PL 업체와 현장 기사들이 지침을 명확히 숙지하지 못하면 돌발 상황 대응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깨달았다"며 "이후 신규 물류 업체를 선정할 때 현장 배송 기사와 직원에 대한 교육 시스템 및 당사 운송 밸리데이션 숙지 여부를 공식 평가 지표로 반영해 계약 단계부터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후 조건이 열악하거나 통관 규제가 까다로운 해외 시장은 데이터로 정면 돌파했다. 최 센터장은 "브라질과 같은 고온다습한 존 IV-B(Zone IV-B) 국가나 유럽은 일반적인 가속 안정성 시험 자료만으로는 허가를 받기 어렵다"며 "운송 중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온도 일탈 조건을 사전에 시뮬레이션해 입증하는 '써멀 사이클링 스터디(Thermal Cycling Study)' 데이터를 선제적으로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불가피한 온도 편차가 발생하더라도 확보된 과학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안정성을 입증해 신속하게 출하 승인을 받아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창진 대웅제약 센터장 인터뷰. 사진=강민석 기자최창진 대웅제약 센터장 인터뷰. 사진=강민석 기자

'하이-퓨어 테크놀로지'와 균일성···글로벌 1조 돌파 이끈 품질력

나보타가 글로벌 톡신 시장에서 두터운 신뢰를 얻으며 누적 매출 1조원을 달성할 수 있었던 바탕에는 기술력에 기반한 확고한 품질이 자리 잡고 있다.

대웅제약이 적용하고 있는 '하이-퓨어 테크놀로지(HI-PURE Technology)'는 원액 제조 단계에서 유효 성분인 독소 단백질 외의 불순물을 최소화하는 고순도 정제 공법이다. 최 센터장은 "불순물을 최소화해 목적하는 약효는 온전히 발휘하면서도 항체 형성 등 발생 가능한 부작용 위험을 대폭 낮췄다"고 설명했다.

대량 생산 환경에서도 일관된 품질을 유지하는 '배치(Batch) 간 균일성' 역시 핵심 경쟁력이다. 최 센터장은 "단순히 규격 합격선에 맞추는 것을 넘어 이상적인 '품질 타깃'을 설정하고 이에 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나보타는 한 배치당 3만 바이알 이상 생산되는데, 바이알 간의 미세한 편차까지 엄격하게 제어할 수 있는 공정 평가 역량과 관리 시스템에 집중 투자해 온 점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효했다"고 강조했다.

한국 기업 특유의 신속한 고객 대응도 글로벌 점유율 확대를 견인한 주역이다. 최 센터장은 "글로벌 시장에는 이미 유수의 경쟁 제품들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단순한 규격 만족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렵다"며 "미국 출시 초기부터 현장 소비자와 의료진이 느끼는 사소한 불편이나 개선 포인트를 파트너사를 통해 적극적으로 경청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통상 글로벌 메이저 제약사들은 클레임이나 개선 요구가 접수되면 원인 조사와 피드백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며 "반면 대웅제약은 한국 기업 특유의 빠른 기동력을 발휘해 신속하고 정밀하게 원인을 분석해 답변을 전달하고, 공정에 반영 가능한 부분은 즉각 개선해 나가는 방식으로 파트너사와의 두터운 신뢰를 쌓았다"고 전했다.

최창진 대웅제약 센터장 인터뷰. 사진=강민석 기자최창진 대웅제약 센터장 인터뷰. 사진=강민석 기자

생산능력 3배 향남 제3공장···내년 5월 가동 목표로 영토 확장 가속

가파르게 증가하는 글로벌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해 건립 중인 향남 나보타 전용 제3공장도 순조롭게 준공 절차를 밟고 있다. 신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나보타의 연간 생산능력은 기존 대비 3배 이상 확대된다.

최 센터장은 "신공장 준공 후 국내 허가 획득을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며 최근 규제기관 현장 실사도 마쳤다"며 "내년 5월경 국내 허가 승인 및 제품 판매 개시를 목표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판매 개시 직후에는 글로벌 시장 진출에 더욱 속도를 낼 방침이다. 그는 "국내 판매 개시 직후 미국 FDA와 유럽 EMA 허가 신청을 신속히 진행할 것"이라며 "유럽과 미국을 제외하고 매출 비중이 큰 태국,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등 ROW(Rest of World) 주요 국가에 대해서도 즉각적인 허가 신청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신공장에는 인위적 오류를 원천 방지하기 위한 상온·냉장 자동화 창고를 도입했으며, 유럽 진출 시점인 2018년부터 선제적으로 구축해 온 EU GMP 기준의 '오염 관리 전략(CCS)'을 집약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무균 품질 인프라를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최 센터장은 "주사제 제조의 대원칙은 미생물적 오염, 이물, 발열성 물질이라는 3대 위험을 원천 차단하는 것"이라며 "신공장 설계부터 원자재 반입, 제조, 출하에 이르는 전 공정에 CCS를 녹여내 위험 요소를 철저히 계량화하고 모니터링 체계를 정립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 의약품 설계기반 품질고도화(QbD) 도입 초기처럼 국내 제약업계 전반이 CCS 구축에 막연함을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대웅제약의 선제적 경험과 표준작업지침서(SOP)를 식약처 질의 상담은 물론 타 제약사들의 벤치마킹을 통해 적극 공유하고 있다"며 산업 전반의 상생 발전을 이끄는 선구자적 역할에 대한 자부심도 드러냈다.

나아가 대웅제약은 나보타 단일 품목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차세대 에스테틱 포트폴리오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 센터장은 재조합 톡신, 액상 주사제, 프리필드시린지(PFS) 등 투여 편의성을 개선한 제형은 물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필러 라인업까지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최창진 센터장은 품질 조직의 지향점을 묻는 질문에 '타협 없는 기준'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품질 관리 요구 수준은 계속 높아지는데 가격은 한정되어 있어 쉽지 않은 싸움이지만, 품질 기준은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영역"이라며 "글로벌 GMP 트렌드를 발 빠르게 학습하고 적용해 대웅그룹 뿐 아니라 한국 제약업계 전체에서 모범이 되는 품질 시스템을 만들고, 나보타가 세계 시장에서 당당히 우수한 제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품질로 든든히 뒷받침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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