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대응 예고하며 충돌 심화영풍과의 협력 관계도 주목투자금 회수 과정에서 분쟁 발생
골프존홀딩스와 MBK파트너스(MBK)의 8년 동행에 균열이 생겼다. 골프존이 MBK의 골프존카운티 매각 추진을 두고 법적 대응을 예고하면서다. 사업 확장을 위해 손잡았던 양측이 MBK의 투자금 회수 과정에서 충돌하는 모양새다. 이에 MBK의 또 다른 파트너인 영풍과의 협력 관계에도 관심이 쏠린다.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해 체결한 양측의 계약에도 골프존 사례와 유사한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향후 갈등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골프존은 지난 4일 입장문을 내고 MBK가 골프존카운티 매각 협의 과정에서 약속을 어겼다고 주장했다. 골프존은 지난달 26일 MBK와 골프존카운티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기로 협의했지만, MBK가 하루 전 일방적으로 계약 불가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골프존을 유일한 협상 대상자로 설명해 놓고 다른 인수 후보와도 협상을 진행했으며, 지난달 28일 더시에나그룹에 지분을 매각하기로 한 사실이 알려졌다는 것이다.
골프존은 MBK의 투자를 유치할 당시 기업공개(IPO)와 골프존카운티의 경영권 보장을 전제로 협력 관계를 맺었지만, MBK가 이를 외면하고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MBK의 설명은 다르다. 경영권 보장은 IPO 성공을 전제로 한 것이며, IPO가 무산될 경우 골프존 보유 지분까지 동반매각하는 드래그얼롱 조항에 양측이 합의했다는 입장이다. 외부 매각에 앞서 골프존에도 인수 조건을 제시할 기회를 줬으며, 더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인수 후보와 계약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갈등을 계기로 MBK가 투자한 기업과 공동 투자자 사이에서 불거진 여러 논란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앞서 MBK는 홈플러스 사태 과정에서 자금 조달과 책임 분담 문제를 놓고 핵심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과 공개적으로 대립했다. 최근에는 UCK파트너스 등과 공동 투자한 오스템임플란트에서 차입매수(LBO) 방식의 인수 구조와 고배당 지급 문제가 논란이 됐다. 영풍과 손잡고 추진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도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영풍과 MBK의 관계는 골프존 사례와 비교해 볼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 사례 모두 특정 기업의 지분을 확보해 사업 확장이나 경영권 확보라는 공동 목표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영풍과 MBK가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해 체결한 경영협력계약에도 골프존과의 계약에 포함된 드래그얼롱 등 투자 회수 관련 조항이 담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측의 향후 관계에 시선이 쏠린다.
업계에 따르면 영풍과 MBK가 2024년 9월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앞두고 체결한 경영협력계약에는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 일부에 대해 MBK가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됐다. 옵션 대상 주식을 제외한 나머지 주식에는 드래그얼롱 조항이 적용된다. 영풍에도 풋옵션과 우선매수권 등이 부여됐지만, 10년간 제3자에게 고려아연 지분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는 약정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옵션 행사 조건은 계약 체결 당시부터 논란이 됐다. 양측이 처음 계약을 맺었을 때 옵션 가격은 공개매수 가격과 연동되는 구조였다. 그러나 2024년 9월 25일 계약을 변경하면서 옵션 가격을 주당 70만원으로 고정하고 매년 5%씩 가산하는 방식으로 조정했다. 계약 변경 다음 날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인상됐고, 같은 해 10월 4일에는 83만원으로 다시 올랐다. 공개매수 가격이 상승하기 직전 옵션 가격 연동 방식을 포기한 것을 두고 비판이 제기된 배경이다.
경영권 확보 이후 지배구조에서도 MBK의 영향력이 상당한 구조다. 계약에 따르면 옵션 대상 주식의 의결권은 거래 완료 전에도 MBK의 의사에 따라 행사되도록 약정됐다. 경영권을 확보하면 대표이사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MBK가 지명한 인사로 선임하고, 이사회 구성원도 MBK 측이 영풍 측보다 1명 더 많이 확보하도록 했다. 공동으로 경영권 확보를 추진하더라도 실질적인 경영 주도권은 MBK가 쥐는 구조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IPO 성공 시 경영권을 보장받을 수 있었던 골프존과 비교해도 MBK의 권한이 더 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영풍이 '제2의 골프존'이 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영풍은 양측의 계약이 정상적인 경영협력계약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며, MBK도 고려아연 투자금 회수 전까지 옵션을 행사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현재로서는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라는 공동 목표가 유지되고 있지만, 양측의 이해관계가 달라질 경우 갈등이 불거질 여지는 남아 있다. 특히 MBK를 둘러싼 평판 리스크에 대해 출자자(LP)들의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투자금 회수 압박이 커질 경우 양측의 관계가 예상보다 일찍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MBK가 골프존, 영풍과 체결한 계약이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지만, 비교적 MBK에 유리한 조항들로 구성돼 있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며 "영풍과 MBK는 아직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라는 공동 목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MBK가 어떤 방식으로든 투자금 회수에 나설 경우 골프존 사례와 유사한 갈등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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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gamja@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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