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자금 부족에 조기 기술이전 반복···상업화 수익 확보 한계대형 제약사·바이오벤처 공동 임상 투자 및 평가체계 개선 강조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고도 임상 자금 부족으로 해외에 조기 기술이전하면서 상업화 수익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묵현상 뉴패스바이오 대표는 정부 연구개발(R&D) 지원을 보조금에서 투자 중심으로 전환하고 임상 2·3상에 자금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일 묵현상 뉴패스바이오 대표(전 국가신약개발사업단장)는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넥스트 엔진: 바이오 대혁신, 국가 미래성장을 잇다' 공동포럼에서 '바이오·제약 미래성장을 위한 투자 확대'를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포럼은 국민경제자문회의·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국가바이오혁신위원회가 공동 주최했다.
묵 대표는 국내 바이오산업이 신약 후보물질 발굴과 의약품 생산에서는 경쟁력을 갖췄지만 임상 개발과 허가, 판매·유통 단계에서는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임상 단계를 통과할수록 신약의 가치가 높아지지만 국내 기업들은 후속 개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해외 제약사에 후보물질을 조기에 기술이전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기술이전 이후 개발이 중단되는 사례도 문제로 지목했다.
이와 대조되는 사례로 SK바이오팜을 들었다. 묵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치료제 개발에 약 3000억원을 투입했으며 이 가운데 정부 지원금은 약 80억원이었다. SK바이오팜은 임상과 허가를 거쳐 자체 판매망까지 구축했다.
정부의 자금 지원 방식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존 보조금 중심의 R&D 지원을 투자 방식으로 전환하고 투자 이후에도 자금 사용 내역과 후속 개발 계획을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발 단계별로는 지원 방식을 달리할 것을 제안했다. 임상 2·3상에서는 국내 대형 제약사 5곳과 중소 제약사·바이오벤처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프로젝트에 특수목적법인(SPC) 방식으로 투자를 집중하는 한편 초기 후보물질 발굴 단계에서는 대학과 바이오기업 등에 연간 1억원씩 2년간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투자 대상 선정 과정에서는 평가위원의 신약 개발 경험을 강조했다. 임상 2상 과제를 평가할 때 실제 신약 개발 경험이 있는 전문가가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외국 전문가들을 초빙해서 점수를 받아야 된다"며 해외 전문가의 평가 참여도 주문했다.
투자 재원 확보도 과제로 꼽았다. 정부 전체 R&D 예산이 확대되는 가운데 바이오 분야의 상대적 비중은 줄고 있으며 특히 임상과 사업화 관련 예산이 축소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민성장펀드 등 확보된 재원을 바이오산업에 투자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펀드 운용 방식에 대해서는 K-바이오백신펀드를 사례로 들며 투자 위험을 피하기 위해 상장기업 위주로 투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패밀리오피스 운영 방식을 참고해 단기 투자수익률에 따른 보상 대신 장기적인 정책 목표 달성에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국가바이오혁신위원회 산하에 비공개 투자심의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안다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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