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잠자는 예수금 잡아라···증권업계 RP 서비스로 고객 유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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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예수금 잡아라···증권업계 RP 서비스로 고객 유치전

등록 2026.11.08 06:43

박경보

  기자

예수금 자동투자·고금리 특판 상품 확대ISA 가입자 1000만명 돌파에 유치 경쟁연말 절세·해외주식 투자 수요까지 겨냥

사진=강민석 기자사진=강민석 기자

증권사들이 환매조건부채권(RP)을 활용한 고객 유치 경쟁에 나섰다. 주식 매매 이후 남은 예수금을 자동으로 운용하는 서비스를 도입하는 한편 고금리 특판 상품을 앞세워 신규 고객 확보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다만 특판 상품의 높은 조달비용과 만기 이후 고객 이탈 가능성을 고려하면 지속적인 거래를 유도할 수 있는 서비스 경쟁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5일 뱅키스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고객을 대상으로 RP 자동매수 서비스를 출시했다. 고객이 최초 한 번만 신청하면 계좌에 남아 있는 예수금으로 RP를 자동 매수해 약정수익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대신증권은 지난달 중개형 ISA 고객을 대상으로 세전 연 7%의 특판 RP 매수 한도를 기존 5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확대했다. 만기는 60일이며 오는 12월 말까지 판매한다. 타사 ISA 이전 고객에게는 최대 100만원의 투자지원금도 제공한다. 높은 약정수익률과 계좌 이전 혜택을 앞세워 신규 고객 유치에 나선 것이다.

신한투자증권도 지난달 1일부터 중개형 ISA 전용 서비스인 '처음ISA'의 가입 대상을 확대했다. 기존에는 만 15~39세 고객만 신청할 수 있었지만 지난달 1일 이후 신규 가입하거나 타사에서 ISA를 이전한 고객은 연령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영업일 오후 8시 이후 계좌에 남은 예수금을 RP로 자동 매수하고 주식 매수 주문이 들어오면 자동 매도해 예수금으로 전환한다.

메리츠증권은 슈퍼365 계좌를 통해 원화와 달러 예수금을 RP에 자동 투자하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매 영업일 계좌에 남은 자금을 RP로 매수한 뒤 다음 영업일 자동 매도해 약정수익을 지급한다. 별도 매수 주문 없이 대기자금을 운용할 수 있어 국내외 주식 투자자들의 자금 활용 편의성을 높였다.

해외주식 투자자들이 보유한 달러 예수금도 RP 상품의 주요 운용 대상이다. 미국 주식을 매도한 뒤 달러를 원화로 환전했다가 다시 해외주식에 투자하면 환전 비용이 반복해서 발생한다. 외화 RP는 달러를 환전하지 않고도 약정수익을 얻을 수 있어 주식 매매 사이에 발생하는 대기자금 운용에 활용된다. 증권사들은 외화 RP 자동매수 서비스를 통해 해외주식 고객의 자금 운용 편의성을 높이고 계좌에 남아 있는 달러 자금까지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RP 상품을 활용한 고객 유치 경쟁은 중개형 ISA 시장에서도 확대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ISA 가입자는 1005만명으로 올해 1월 말보다 200만명 이상 증가했다. 이 가운데 중개형 ISA 가입자는 897만5000명으로 전체의 89.3%를 차지했다.

RP 자동매수 서비스는 주식 거래 이후 남은 예수금이 다른 금융회사로 빠져나가는 것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고객은 별도 주문 없이 대기자금으로 약정수익을 얻고 증권사는 고객의 계좌 이용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고금리 특판 RP는 고객 유치를 위해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만큼 비용 부담이 따를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특판 상품은 단기간에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만기 이후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며 "증권사들이 고객을 장기적으로 확보하려면 금리 혜택에만 의존하기보다 거래 편의성과 자산관리 서비스를 강화해 지속적인 거래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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