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은 해외사업에 전념하기 위해서 물러났다고 밝혔지만 미묘한 시기에 등기이사직을 사퇴해 갖가지 관측들이 나오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들 오너 부부의 등기이사직 사임과 관련 동양그룹 사태가 영향을 끼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또한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 바람이 거세지면서 오너에 대한 책임이 강화된 것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특히 이달 29일부터 상장사 등기이사 보수가 연 5억원 이상인 경우 근로소득·퇴직소득 등 구체적인 항목별로 개별 공시해야 하기 때문에 시기상 절묘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금까지는 상장사 등기임원 전체의 보수총액만 공시돼, 회장과 사장 등 핵심 경영진의 개별 보수는 알 수 없었지만 개별 보수의 급여가 상세히 공개될 예정이다.
임원별 소득공시는 보수총액을 먼저 적고 세부적으로 근로소득, 퇴직소득, 기타소득 등을 구분해 기록토록 돼 있다. 근로소득에는 급여, 상여금 외에 스톡옵션 행사로 인한 차익도 포함된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담 회장은 지나치게 높은 급여를 받는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어 보수공개가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현숙 의원(새누리당)은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보수 월액’ 일부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담 회장의 연봉이 62억원으로 나타났다. 오리온 직원 평균 연봉의 183배다.
매달 5억1761만원의 월급을 받으며 고액급여소득자 40명 중 31위에 올랐다.
이는 그룹 지주회사인 오리온에서만 받은 급여로 다른 계열사에서 지급한 급여나 배당금 등을 합치면 담 회장의 연간 소득은 더욱더 늘어난다다.
하지만 담철곤·이화경 부부는 등기이사직을 내려놓더라도 공개될 것으로 여겨진다. 임원 연봉공개는 이달 말부터 제출되는 사업보고서와 분기보고서부터 적용되고 직전 퇴사임원까지 포함되기 때문이다.
보수 공개를 앞두고 일시적으로나마 이들 부부가 축소하거나 다른 계열사를 통해 지급 받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담 회장은 지주사인 오리온의 대표이사직은 내려놓았지만 이외 다른 계열사 등기이사직은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한 동양그룹 사태가 이번 사퇴에도 일정부분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동서지간인 동양그룹 현재현 회장이 오리온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담 회장이 이를 거절하면서 담 회장이 오너 대표이사로 있는 것에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높은 보수를 받으며 호위호식하면서 동양의 지원을 뿌리쳤다는 도의적인 비난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법적 책임만 없는 등기이사직만 내놓는 것일 뿐 최대주주 지위와 회장직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달라질 것이 없다”고 밝혔다. 담 회장은 오리온 지분율이 12.91%, 이 부회장은 14.49%로 오리온의 1~2대 주주다.
한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 등은 등기임원을 맡지 않고 있고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올 초 등기이사를 사임해 총수 등 미등기임원들의 보수가 공개되지 않는다.
이주현 기자 jhjh13@
뉴스웨이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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