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일대에 불 꺼진 오피스 빌딩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인근 상권마저 시들어가고 있다. 국내 경기 침체 장기화로 수요는 줄고 있는 상황에서 공급이 늘어나며 발생한 현상으로 풀이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국제금융센터(IFC) 3동이 완공된 지 1년여의 세월이 지났지만 입주율은 아직 0%다. 면적 7만8031㎡에 달하는 2동도 입주율이 53%에 그쳤다. 애초 여의도를 동북아 금융허브로 육성하겠다는 원대한 계획이 무색할 정도다.
IFC서울은 업무용 빌딩 3개동과 38층 규모의 콘래드 호텔, 지하 3층짜리 쇼핑몰·식당가로 이뤄졌다. 업무용 빌딩은 32층 1동과 29층 2동, 55층 3동으로 구성됐다. 1동은 2011년 11월, 2~3동은 지난해 11월 문을 열었다.
2008년 금융위기로 이후 오피스 시장이 상대적으로 호황을 보이자 빌딩 건축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최근 과잉공급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증권사들이 몰려 증시 분위기에 따라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여의도 오피스 시장은 증시 침체로 외국계 증권사 등이 잇따라 철수하고 증권업계에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수요가 급감했다.
올해 3분기 여의도 오피스 공실률은 작년 대비 3%에서 4.7%로 상승했다. 프라임급 오피스빌딩(연면적 3만3000㎡ 이상)은 IFC와 전경련회관이 들어서면서 공실률이 15.2%에 달한다.
상황이 이렇지만 여의도 프라임급 오피스빌딩의 환산임대료(보증금과 월세로 구분된 임대가를 면적 대비 연간 보증금 임대료로 변환 계산한 임대가)와 매맷값은 오히려 올랐다.
부동산자산관리회사인 젠스타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여의도 프라임급 빌딩의 환산임대료는 3.3㎡당 9만919원에서 3·4분기 9만5795원으로 올랐고, 매맷값 역시 3.3㎡당 1164만4000원에서 1197만2000원으로 상승했다.
이는 임대료 하락으로 매맷값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 빌딩주들이 임대차 계약 시 일정 기간의 무상임대를 제공하는 일명 ‘렌트프리’ 방식으로 하락하는 임대료를 억지로 붙잡아 둔 탓이 크다.
예를들어 렌트프리를 적용 연간 2~3개월의 임대료를 받는다면 3.3㎡당 월 10만원의 임대료를 받는다면 실제 3.3㎡당 임대료는 평균 8만원 수준이지만 매각가격을 책정할 때는 명목 임대료인 10만원의 가치로 평가받을 수 있다.
실제 서울 프라임급 빌딩의 3.3㎡당 평균 임대료는 8~11만원 수준으로 몇년째 제자리 걸음이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명목임대료일 뿐이지 실질임대료는 훨씬 낮은 수준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당장 여의도 오피스 프라임급 빌딩의 공실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뾰족한 대안이 없어 여의도 오피스 평균 임대료인 3.3㎡당 6~7만원 선까지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신 프라퍼트리 대표는 “서울 오피스 수요는 한정적인 상황에서 공급은 늘고 경기가 어렵다보니 최근 임대료가 저렴한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수요를 끌어오기 위해 임대료를 현실화 하는 방안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성동규 기자 sdk@
뉴스웨이 성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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