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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이 비통한데···도움 안 되는 정치인들

전국민이 비통한데···도움 안 되는 정치인들

등록 2014.04.18 13:35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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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진도 부근 해상에서 여객선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 벌써 3일째다. 점점 희박해지는 생존 확률에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은 애가 닳을대로 닳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6·4지방선거를 앞둔 일부 정치인들이 보이는 일련의 행태가 국민적 분노를 가중시키고 있어 여론의 눈총이 따갑다.

◇너도 나도 진도行···
사망·실종객 가족은 물론 현지 주민들도 차가운 눈길
지난 16일 오전 안산 단원고 학생들을 비롯해 승객 수백 명을 태우고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페리선 ‘세월호’가 침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여야 지도부는 모든 일정을 접고 사고 현장인 진도 팽목항으로 달려갔다.

현장을 방문한 이들이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해경의 구조 작업을 독려하는 조치는 어느 정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 것은 사실이고, 실제로 책임 있는 정치인들이 의당 취해야 하는 부분으로 받아들여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안전행정부의 주도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구성돼 면밀한 사태 파악과 신속한 초동 대응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건 초기 상황에서 지방선거 예비후보들의 무분별한 현장 방문이 오히려 방해가 됐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실제로 이날 오후 들어 국회 출입기자들의 휴대폰에는 ‘모든 경선 일정을 접고 진도로 급거 이동 중’ 이라는 지방선거 예비후보들의 메시지가 쉴새 없이 울렸다.

사고 현장에 있던 한 해경 구조대원에 따르면 이들 후보들이 시간차를 두고 대거 현장에 몰리면서 구조 작업 중에 수시로 브리핑을 해야 하는 수고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원은 “어느 정도 체계적으로 방문을 한다거나 실제적인 도움이 됐다면 모르겠는데 오히려 현장 분위기만 어수선해졌다”며 “실종자 가족들이나 현지 주민들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감지한 듯 일부 정치인들은 이 같은 현상에 경계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석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사고현장에 정치인들이 몰려가는 것은 도움이 안 될 것 같다”고 지적했고,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는 “직접 산소통 메고 구조에 나설 것 아니면 정치인들은 방문을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실제로 정의당은 구조 작업에 방해가 될 것을 우려해 지도부 차원의 방문을 포기했다.

물론 이와 반대로 신속하고 실효성 있는 조치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경우도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7일 긴급 지원대책회의를 열고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소속 소방헬기 2대와 전문 잠수부 8명, 특수보조인력 2명, 항공요원 6명을 사고 현장으로 파견했다.아울러 대형 사고로 심리적 충격을 호소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심리치료를 요청하고 있어 전문 상담사도 최대 120명까지 보낼 예정이다. 박 시장은 이날 오후부터 외부 일정을 모두 취소한 채 지원대책반을 가동하고 있으며, 현장 방문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지사 경선 중인 남경필·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은 사고 현장에 남아 각종 민원을 해결하는 수완을 보였다. 이들은 사고 여객선을 직접 확인하겠다는 피해자 가족들의 요구에 해경을 설득해 이를 성사시켰으며, 구조대원들의 산소호흡기가 모자란 것을 확인하고 해군 참모총장과 직접 통화를 통해 지원을 약속받기도 했다.

◇일부 예비후보들 홍보성 문자메시지 무차별 살포 ‘눈살’
지방선거 예비후보들은 사고 이후 17일을 기점으로 중앙당 지침에 따라 대부분 선거운동을 중단했다. 하지만 얌체같은 방법을 사용해 여론의 빈축을 사는 경우도 있었다.

일부 몰지각한 예비후보들이 ‘여객선 사고에 애도를 표한다’는 내용으로 시작해 ‘○○당 예비후보 XXX’로 끝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 홍보전에 나선 것. 이날 SNS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 같은 문자메시지를 갈무리한 사진이 넘쳐났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여객선 사고를 악용한 몰염치한 선거운동”이라며 분노의 화살을 퍼붓고 있다.

◇여야, 대책 없는 대책위 출범 ‘요란한 빈 수레’ 지적도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이 각기 대책위원회를 급히 구성했지만 사고 3일째가 되도록 별다른 방안을 내놓거나 움직임이 눈에 띄지 않아 그 실효성에 의문이 뒤따르고 있다.

사고 당일과 다음 날인 17일까지는 사태 파악이 우선인 만큼 그렇다 치더라도 18일까지 정치권 차원의 아무런 대책이 없다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날 새정치연합 최고위원 및 여객선 침몰사고 대책위원장단 연석회의에서 안철수 공동대표는 ‘참담’, ‘기적’, ‘소망’ 등을 언급하는 데 그쳤다. 김한길 공동대표 역시 “최대한 협력하겠다. 학생과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밝히는 선에서 말을 끝맺었다.

17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구성원들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면서도 뾰족한 방안을 내놓지 못했으며, 18일에는 오전 회의조차 갖지 않았다.

이창희 기자 allnewg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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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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