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예약 등 자체 서비스에 특화된 AI 접목아마존·구글처럼 실생활 실행력에 집중
오픈AI 챗GPT와 구글 제미나이 등 범용 인공지능(AI)이 검색 시장까지 빠르게 영향력을 넓히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쇼핑과 예약·지도·뉴스 등 자사 서비스에 AI를 결합한 '버티컬 AI' 전략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범용 AI 모델의 성능 경쟁보다는 수십 년간 축적한 자체 데이터와 서비스를 앞세워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날부터 쇼핑 앱 내 'AI 에이전트'를 정식 출시하고 대화형 AI 커머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AI 쇼핑 에이전트는 상품을 찾아주고 요약하는 단순 쇼핑 가이드를 넘어 사용자 질문 의도와 쇼핑 맥락을 이해하고 다음 행동까지 제안하는 실행형 에이전트다.
이 서비스는 단순히 상품을 추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품 검색부터 비교, 구매, 결제까지 이어지는 쇼핑 경험 전체를 AI가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예컨대 "손목이 아프지 않은 마우스는 뭐가 있을까?"라고 질문하면 단순히 상품 목록을 보여주는 대신 '인체공학적 마우스 선택 가이드'를 제시해 가성비·손 크기·이동 방식·무게 등 선택 기준을 먼저 제안한 뒤 적합한 상품을 추천하는 식이다.
카카오는 AI를 카카오톡 안에서 결제까지 이어지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카나나 인 카카오톡'에 선물하기 기능을 연계해 AI가 상품을 추천한 뒤 결제까지 이어지는 형태의 '에이전트 커머스'를 실험 중이다. 올해 중으로는 외부 커머스 플랫폼과의 연동 범위도 넓혀 AI 에이전트가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 생태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두 회사의 전략은 글로벌 빅테크의 AI 모델과 정면승부를 피하고 자사가 가진 서비스 생태계를 무기로 삼고 있다. 최근 AI 시장의 경쟁 구도는 빠르게 바뀌고 있다. 초기에는 누가 더 성능이 뛰어난 거대언어모델(LLM)을 만들 수 있는지가 핵심이었다면, 최근에는 AI가 실제 이용자의 일을 대신해 수행하는 '버티컬 AI' 경쟁으로 확전하는 모양새다.
AI를 자사 생태계와 결합한 대표적인 버티컬 AI 사례로는 아마존이 꼽힌다. 아마존은 지난해 쇼핑 특화 AI 비서 '루퍼스(Rufus)'를 출시했다. 루퍼스는 "캠핑 초보에게 필요한 장비를 추천해 달라"거나 "반려견이 있는 집에 적합한 청소기를 찾아달라"는 질문에 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마존 상품 정보를 바탕으로 제품을 추천하고 비교한다. 구글 역시 검색에 AI 오버뷰를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쇼핑과 여행, 지도 등 자사 서비스를 AI와 긴밀하게 연결하며 이용자의 실행 단계까지 지원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AI 경쟁의 승패는 모델 자체보다 서비스 실행력에서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AI가 아무리 똑똑해도 실제 예약이나 결제, 쇼핑, 일정 관리 등 이용자의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하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AI 경쟁은 누가 더 똑똑한 모델을 만들었느냐보다 누가 이용자의 실제 생활을 얼마나 편리하게 만들어 주느냐의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며 "네이버와 카카오가 버티컬 AI에 집중하는 것도 범용 AI와 차별화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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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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