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안드로이드 천하’ 만든다···사물인터넷 시대 대비

구글이 시계, TV, 자동차 등을 이용하는 모든 순간에 안드로이드가 함께 하는 ‘안드로이드 천하’를 만들기 위한 야심을 드러냈다. 사물인터넷 시대(IoT)를 대비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구글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구글 세계개발자회의(I/O) 2014’ 행사를 지난행했다.

이날 구글은 ‘안드로이드 웨어’ ‘안드로이드TV’ ‘안드로이드L’ ‘안드로이드원’ ‘안드로이드 오토’ 등 새로운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공개했다. 이들 플랫폼은 모두 유기적으로 연동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안드로이드 웨어는 본격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웨어러블 기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선보인 전용 운영체제(OS)다.

안드로이드로 스마트폰 OS 시장을 평정한 구글이 웨어러블 OS 시장에서도 현재의 영향력을 유지해 나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안드로이드 웨어를 탑재한 LG전자의 G워치, 삼성전자의 기어 라이브, 모토로라의 모토360이 함께 공개됐다.

특히 삼성전자는 앞서 타이젠 OS를 장착한 기어2를 출시했지만 이와 별도로 안드로이드 웨어를 탑재한 제품도 선보이면서 구글의 영향력을 확인시켜줬다.

안드로이드 웨어를 탑재한 LG전자의 G워치(왼쪽)와 삼성전자의 기어 라이브.

구글은 또한 구글 TV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한 안드로이드 TV를 새롭게 선보였다. 안드로이드 TV는 가정의 미디어 허브 역할을 하는 TV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하는 의도로 보인다.

안드로이드 TV는 소니·샤프·티피비전(필립스TV) 등과 함께 만들어 올 가을에 출시될 예정이며 스트리밍 서비스와 게임 기능 등을 갖췄다.

특히 안드로이드 태블릿·스마트폰을 게임 컨트롤러로 사용할 수 있어 플레이스테이션·엑스박스 등 콘솔 게임기와의 승부도 예상된다.

구글은 차세대 안드로이드 버전인 ‘L’에 대해서도 간단한 사전 설명을 진행했다. 안드로이드 L은 재료의 질감이나 그림자 효과 등 종이와 잉크에서 영감을 얻어 재료 디자인을 적용했다.

또한 안드로이드L은 64비트 CPU를 지원하며 모바일 기기뿐만 아니라 태블릿PC와 노트북·TV에서도 같은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사용하도록 했다.

안드로이드 L의 정식 명칭은 ‘안드로이드 롤리팝’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구글은 알파벳 순서에 따라 애플파이, 바나나브레드, 컵케이크 등의 애칭을 붙여왔다.

신흥 시장의 스마트폰 성장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구글은 저가 스마트폰을 위한 안드로이드 원을 공개했다.

안드로이드 원은 저가 안드로이드폰의 기준이 되는 레퍼런스 플랫폼으로 ‘넥서스’ 시리즈와 달리 복수의 제조사들이 자유롭게 개발과 생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넥서스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순정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탑재되며 구글은 제조사들이 생산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도록 하드웨어 디자인과 소프트웨어를 턴키솔루션으로 제공한다.

이 정책을 통해 구글은 저가형 제품의 표준을 대외적으로 드러내게 되면서 형편없는 제조사가 만든 저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구입한 소비자가 안드로이드 자체에 실망하는 일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이날 구글은 첫 번째 안드로이드 원 스마트폰으로 인도 스마트폰 제조사 마이크로맥스가 개발한 제품을 소개했다. 마이크로맥스의 안드로이드 원은 100달러 이하로 출시된다.

한편 구글은 스마트카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마련을 위해 안드로이드 오토도 공개했다. 안드로이드 오토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연동해 각종 알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현대·기아자동차와 LG전자 등도 협력사로 참여한다.

강길홍 기자 sli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