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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우외환 효성··· 이제 좀 살만한데···

내우외환 효성··· 이제 좀 살만한데···

등록 2014.07.11 09:48

수정 2014.07.15 10:54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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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포탈 재판에 ‘형제의 난’·금융당국 사퇴 압박까지실적 좋아지고 있는 데 상승세 꺽일까 우려재계 “힘들던 시기 경영적 판단에 가혹하다”

조석래 효성 회장.조석래 효성 회장.


효성이 최근 전례 없던 위기를 맞고 있다. 조세포탈 혐의 재판과 형제간 갈등, 금융당국의 조석래 회장 해임 권고까지 전방위적 압박이 가해지는 상황. 재계 일각에서는 한국경제에 기여해온 조 회장에게 닥친 말년 시련과 불명예 퇴진을 우려하고 있다.

10일 재계 한 관계자는 “조석래 회장은 고령에 건강까지 안 좋은데 최근 거센 ‘외풍’에 시달리며 무척 쇠약해진 것 같다”며 “한국경제를 위해 애쓰신 분인데 말년에 고생이 많으신 것 같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1935년생 조석래 효성 회장은 팔십 평생을 지내는 동안 비교적 순탄한 경영인생을 밟아왔다는 게 지배적인 평가다. 1962년 효성물산 관리부장으로 시작해 동양나이론의 건설본부장 등을 밟으며 경영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 70년대 정부의 중화학공업 육성책에 따라 효성중공업을 출범시키면서부터는 승승장구했다.

1982년 효성그룹 회장에 공식 취임한 이후 끊임없는 사업다각화와 경영혁신으로 지금의 효성을 일궈냈다. 특히 IMF 당시인 1998년 계열사를 합병하고 비핵심 계열사 및 사업부문을 매각하는 등 혁신적인 구조조정을 단행, 위기를 무사히 넘겼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조 회장이 한국경제에 기여한 공로는 ‘민간경제 외교관’으로 불릴만큼 한국을 대표한 경제인으서의 역할에 있다. 수십년간 한일경제협회장을 비롯해 한미재계위원회 위원장, 한중경제협회 부회장에 이어 국내 대기업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전경련 회장까지 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경제인으로서 끊임없는 민간외교 활동을 펼친 것으로 유명하다.

조 회장의 세 아들은 모두 美 아이비리그 출신의 수재들인데 조 회장은 이들에게 그룹의 한 축씩 맡기며 경영을 전담케 했다. 조 회장의 아들사랑은 극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랬던 효성그룹에 먹구름이 드리운 건 오래되지 않았다. 조 회장으로선 지난해 초 돌연 경영전반에서 손을 떼고 지분을 모두 처분한 채 떠난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이 가장 뼈아프다. 차남이 효성을 떠난 이유에 대해선 후계자리를 놓고 벌인 경영권 다툼을 원인으로 보는 시각도 있고 내부 결정에 차남이 항상 딴지를 걸었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생긴 갈등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조 전 부사장이 그렇게 자리를 박차고 변호사로의 길을 걷게 됐을 때 효성그룹에 대한 대대적인 세무조사가 시작됐다.

현재 효성그룹은 1997년 외환위기를 계기로 해외사업에서 발생한 대규모 부실을 감추려고 수천억원대에 이르는 분식회계를 벌인 혐의로 재판 중이다. 또 회장 일가는 차명주식 등 1000억 원대 차명재산을 관리하며 각종 양도세와 소득세를 탈루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악재가 겹치며 조 회장의 건강은 더 악화됐다. 고령에 고혈압, 부정맥으로 서울대병원서 치료를 받았고 재판을 앞두고선 담낭암 정밀진단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전립선암이 새롭게 발견돼 병마와 싸우고 있다. 치료를 받으며 조 회장은 주 1회 8시간이 넘게 법정을 지켜왔다.

최근 차남은 장남과 삼남이 대주주로 있는 계열사를 검찰 고발했다. 그룹이 거센 외풍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벌어진 사태로 연일 사회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이지만 시민단체들은 조 회장의 도덕성을 탓하며 효성 등기이사직 연임에 대해 계속적인 반대 움직임을 보여왔고 이번엔 증권선물위원회까지 가세해 조 회장의 사퇴를 종용하고 있다.

증선위의 조 회장 사퇴 압박에 효성측은 “당시 IMF라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정부 방침에 순응하고 회사를 살리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면서 “고의적인 분식회계가 아니라 단순 회계 계정과목을 변경한 회계 정상화 과정이었다”고 항변했다.

효성 등 업계에 따르면 1998년 초 외환위기로 효성물산이 위기에 처했고 효성이 택할 수 있는 길은 파산을 하거나 공적자금을 받거나 법인세를 줄여 위기를 넘긴 후 벌어서 갚는 방법 뿐이었다.

효성 관계자는 “당시 효성물산을 파산시키면 계열사들이 효성물산에 지급보증한 약 3000억원만 해결하면 되는 상황이었지만 이는 일종의 ‘꼬리 자르기’로 임직원들은 모두 직장을 잃게 되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1조원이 넘는 규모의 공적자금이 필요했지만 국민혈세이기 때문에 국가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이유로 효성은 이를 제외, 결국 매출 등을 낮게 신고해 세금을 줄이는 방법을 선택했다.

부동산을 비롯해 팔 수 있는 건 다 팔아 2년동안 수천억원을 만들어내 빚을 갚았다. 결국 주력 4사의 합병으로 효성은 즉시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효과를 거뒀다. 결국 임직원들은 고용을 유지했고 누적됐던 부실을 순차적으로 갚아 나갈 수 있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결과는 좋았지만 분식회계·조세포탈이라는 법적인 문제는 피할 수 없었고 그 책임을 조 회장이 끌어안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조 회장은 평생을 회사를 위해 다 바쳤는데 개인재산과 회사재산을 나누는 것은 무의미하다”면서 “따라서 ‘사적 편취’는 조 회장과 어울리지 않는 개념”이라고 일부 차명재산 등의 의혹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오늘날 효성을 건재하게 만든 것은 결국 혼란스러웠던 외환위기 당시 이같은 선택들에 의한 것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업계는 효성그룹과 조 회장 일가가 처한 사면초가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최원영 기자 lucas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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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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