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커플' 장혁과 장나라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케미와 이동윤 PD의 재기발랄한 연출이 찰떡호흡을 과시하며, 한국 드라마 장르의 새 판을 짰다고 평가받은 MBC 수목 미니시리즈 '운명처럼 널 사랑해'(주찬옥, 조진국 극본/이동윤 연출/(주)넘버쓰리픽쳐스, 페이지원필름(주) 제작)(이하 '운널사') 속 명장면을 짚어봤다.
장혁+장나라, 떡방아 베드신
2회에서 건(장혁 분)과 미영(장나라 분)의 운명적인 하룻밤을 그린 장면. 우연히 약을 탄 음료수를 마시게 된 두 사람이 서로를 각자의 연인으로 착각한 뒤 의도치 않게 하룻밤을 보낸 모습으로, 베드신을 '떡방아'로 은유한 센스 충만한 장면이 시청자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자칫 선정적으로 그려질 수 있는 베드신을 색동저고리 입은 건과 미영이 함께 절구공이를 들고 떡방아를 찧는 모습으로 표현했다. 해학을 가미한 위트있는 연출이라는 평과 함께 웃음과 수위 조절,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장혁+장나라, 뱃속 아기 맞대면신 "아빠~"
3회에서 건(장혁 분)과 미영(장나라 분) 뱃속 아기의 맞대면이 그려진 장면. 두 사람이 마카오에서 돌아온 후 갖게 된 첫만남으로, 미영의 뱃속 아기가 건을 향해 "아빠~"라고 외치는 모습이 시청자들의 배꼽을 잡았다. 비록 미영의 상상신이었지만, 건이 임신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조차도 코믹 설정을 멈추지 않는 등 이들의 삼자대면이 브라운관을 웃음으로 초토화시켰다.
장혁, 쓰리 콤보 달팽이신
4회에서 건(장혁 분)이 정신과에서 달팽이론을 펼치는 장면. 장캐리(장혁+짐캐리)의 탄생을 알리며 웃음과 울음, 분노와 환희를 교차하는 건의 얼굴 표정은 시종일관 시청자들의 시선을 브라운관에서 떼지 못하게 했다.
특히, 화분 위에 있는 안경 달팽이, 마당 뜰을 기어가는 달팽이, 건의 어깨를 올라가고 있는 달팽이의 모습이 CG로 그려짐과 동시에 BGM으로 패닉의 '달팽이'가 흐르며 폭풍웃음을 자아냈다.
장혁+장나라, 태교교실신
5회에서 태교교실에 함께 간 건(장혁 분)과 미영(장나라 분)이 임산부 마사지 시범을 보이는 장면. 이 과정에서 미영의 겨드랑이 사이로 손을 뺀 채 허공에 빙빙 돌리는 건과 '얼음'이 된 미영의 모습이 시청자들을 폭소케 했다.
무엇보다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섭외한 보조 출연자들은 실제 부부들로, 발부터 가슴에 이르기까지 아내를 마사지해주는 남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그려내 뻘쭘한 건의 모습과 대조를 이뤄 장면에 코믹함을 배가시켰다.
장혁+장나라, 한강 댄스신
8회에서 폭죽이 터지는 한강에서 건(장혁 분)과 미영(장나라 분)이 로맨틱하게 춤추는 장면. "우리 달달하게 썸 한 번 탈까요?"라는 멘트와 함께 차 헤드라이트를 켜놓고 휴대폰으로 음악을 틀은 뒤 춤을 추고 볼에 입을 맞추는 등 단내 진동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한여름 밤 여심마저 뒤흔들었다.
이와 함께 "고맙다. 기다려줘서 그리고 지금 옆에 있어줘서"라고 말하는 건의 진심은, 건을 향한 사랑이 깊어질수록 불안해하는 미영의 마음을 잡아주는 동시에 시청자들을 잠 못 이루게 했다.
장혁, 수미상관 엔딩신
11회에서는 유전병으로 인해 기억상실증세를 보이던 건(장혁 분)이 미영(장나라 분)에게 가는 차 안에서 오열하는 장면. 미영에 대한 모든 기억을 되찾고 오열하는 건의 모습이 드라마의 시작과 끝에 배열돼, 방송이 시작되자 각종 게시판에는 "지금 12회가 방송되는 것 아니냐"는 글이 올라오는 등 온라인에 뜨거운 화제를 낳았다.
무엇보다 기억상실에서 벗어난 장면을 첫 장면에서 먼저 보여주고, 이야기가 역주행되는 수미상관 엔딩은 건의 변화된 모습을 극적으로 보이는 동시에 시청자 마음에 진한 여운을 남겼다.
장혁+장나라, 영상편지 오열신
17회에서 건(장혁 분)이 남긴 영상편지를 보고 그의 유전병과 함께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를 알게 된 미영(장나라 분)이 폭풍 오열하는 장면. 방안 가득 개똥이를 잊지 못한 흔적을 보며 건에게 했던 심한 말들을 떠올리며 눈물을 쏟는 미영의 모습이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자신의 감정을 꾹꾹 누른 건의 담담한 자기 고백과 이후 술에 취한 채 미영에게 토해내는 절절한 사랑 고백,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미영의 모습이 시청자들을 눈물 흘리게 하는 등 '달팽이커플'의 러브라인에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계기가 됐다.
장혁+장나라, 기자회견 눈물키스신
18회에서 미영(장나라 분)이 건(장혁 분)의 사장직 사퇴 기자회견장에 찾아가 그에게 키스하는 장면. 지난 3년간의 아픔을 모두 씻어내는 듯, 지금껏 애써 눌렀던 마음을 모두 담아 키스로 표출하는 둘의 모습이 시청자들의 심장을 요동치게 했다.
지난날의 아픔과 오해를 씻어내는 키스로 두 사람의 엉켰던 실타래가 완전히 풀렸고, 미영이 건에게 먼저 다가가 키스하는 모습은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둘의 관계와 함께 사랑 앞에서 당당해진 미영의 반전 매력을 드러냈다.
홍미경 기자 mk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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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홍미경 기자
mkhong@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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