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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리’에는 없고 ‘장미빛 연인들’에는 있는 것들(첫방)

[TV들여다보기] ‘장보리’에는 없고 ‘장미빛 연인들’에는 있는 것들(첫방)

등록 2014.10.20 11:25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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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恨) 서린 악의 등장에 두 주먹을 불끈 쥐게했던 ‘장보리’가 가고, 현실의 벽에 부딪힌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은 ‘장밋빛 연인’들이 왔다.

19일 오후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장미빛 연인들’(극본 김사경, 연출 윤재문)에서는 대학생 커플 박차돌(이장우 분)과 백장미(한선화 분)의 로맨스를 중심으로 한 가족들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세 가족의 관계가 얽혀 앞으로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예고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는 박차돌은 연인 백장미와 100일 맞아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됐다. 도착한 섬에서 두 사람은 행복한 시간을 보냈지만, 백장미가 박차돌로부터 선물 받은 목걸이를 잃어버린 뒤 찾는 과정에서 배를 놓친 두 사람이 함께 밤을 보내는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장미빛 연인들 배우들 / 사진 = 이수길 기자(leo2004@) 장미빛 연인들 배우들 / 사진 = 이수길 기자(leo2004@)


전작인 ‘왔다 장보리’는 40%대 육박하는 시청률을 보이며 안방극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인터넷 상에서는 암유발녀, 사이다 남, 국민 호구 등의 수많은 별명을 양산시키며 그 관심을 입증하기도 했다.

출생의 비밀, 삼각관계 등의 악행이 반복되는 다소 자극적인 극의 전개로 방송 초반, 막장 드라마라는 비난과는 달리, 이후 연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국민 드라마로 불리며 유종의 미를 거둔 바 있다.

이런 전작의 영광을 등에 지고 출발을 준비한 ‘장미빛 연인들’은 큰 부담에도 불구하고, 자극적인 소재를 지양하고, 가족을 앞세우며 건강한 드라마로 출발을 알렸다. 중요한 점을 앞으로도 이 건강함을 유지하느냐 하는 점이다.

◆ 현실 위의 가족, 그리고 새로운 가족의 탄생

이렇게 ‘장미빛 연인들’에서는 주인공의 갈등이 아닌, 세 가족들의 이야기를 펼치며 건강한 전개를 기대하게 했다.

뇌물로 재산을 축적한 비리 공무원 백만종(정보석 분)과 소금자(임예진 분)는 백수련(김민서 분)과 백장미, 두 딸을 두고 있다. 만종의 가정은 억척 엄마 정시내(이미숙 분)의 가정과 서로 얽히며, 두 가정이 대립선상에 놓일 것임을 예고했다.

정시내의 아들 박차돌과 정보석의 딸 백장미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로, 우연히 떠난 여행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모습을 통해 이들이 가족이 될 것임을 암시하며 갈등을 빚을 것임을 암시했다.

정시내의 모정과 백만종의 부정이 극의 큰 줄기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두 가정이 어떻게 갈등을 극복하고 화해를 통해 또 하나의 새로운 가정을 이룰지 앞으로의 이야기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 = MBC '장미빛 연인들' 사진 = MBC '장미빛 연인들'


◆ 힘겨운 우리 청춘의 자화상

‘장미빛 연인들’에는 녹록지 않은 현실을 마주한 청춘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박차돌은 넉넉하지 못한 가정형편이지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제 손으로 등록금을 벌면서 취업 준비를 하는 성실한 청년이다. 긍정적인 웃음을 잃지 않는 건강한 청춘이지만 현실적인 문제들로 힘겨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박차돌의 형 박강태(한지상 분)는 흥행작을 내놓지 못하는 무명 영화감독이다. 우여곡절 끝에 자신의 영화가 개봉되었지만, 3일 만에 막을 내린다는 소식에 좌절을 맛봤다. 누나 박세라(윤아정 분) 역시 녹록지 힘겨운 청춘이다.

가난한 현실을 탈출하기 위해 부잣집 아들과 미래를 꿈꿨지만, 상견례 자리에서 예비 시어머니로부터 “너는 무슨 재주로 우리 아들을 꼬셨냐”는 굴욕적인 말을 들어야 했다. 박세라는 자신의 박차돌의 가족이 모욕을 당하는 모습을 마주하며 다시 한 번 좌절했다.

‘장미빛 연인들’은 현실에서 좌절하는 청춘들의 모습을 통해 취업난, 생활비, 불안정한 일자리 등을 투영할 것을 기대하게 했다. 세 가족의 이야기를 펼치며 그 안의 자녀들의 에피소드를 통해 젊은이들의 성장스토리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장미빛 연인들’ 제작발표회에서 박강태로 분하는 한지상은 “취업준비생에게 꿈과 용기를 주고 싶다”고 밝히며 “대학을 가기 위해 수능시험을 네 번이나 응시했고, 무대에 오르기 위해 수많은 오디션을 응시해야 했다”고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며, 당시의 감정을 이끌어 내겠다는 포부를 전한 바 있다.

박차돌과 박강태는 현실적인 젊은인들의 애환을 드라마에서 그리며 2~30대의 공감을 이끌어 낼 것으로 보인다.

사진 = MBC '장미빛 연인들'사진 = MBC '장미빛 연인들'


◆ 중년 연기자가 이끄는 안정적인 호흡

이미숙, 장미희, 정보석, 박상원, 임예진을 비롯한 중년 연기자들이 가족의 축을 맡아 드라마를 이끌어 갈 예정이다. 이들은 각각 남,녀 주인공의 부모로 분하지만, 그 안에서 중년의 로맨스를 펼칠 예정이어서 더욱 기대를 모은다.

지난 1, 2회 방송에서는 이미숙은 또순이 엄마, 장미희는 외로움을 지닌 귀부인, 박상원은 책임감 강한 젠틀맨, 정보석은 밖에서는 친절하지만 집에오면 독재자로 변하는 아빠, 임예진은 푼수 엄마의 캐릭터가 소개됐다.

이들의 다양한 캐릭터는 새로운 가족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이들의 역할과 전개될 스토리에 기대를 더했다. 카메라 연기가 처음인 한지상이나, 첫 주연 데뷔인 한선화 등의 다소 어색한 연기를 막강 중년 연기자들이 탄탄하게 받칠 것으로 보인다.

암을 유발할 만큼 악인으로 느껴지는 등장인물은 2회 방송에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가족끼리의 갈등은 존재했다. ‘장보리’와 가장 큰 차이점은 ‘공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왔다 장보리’에서는 현실감이 떨어지는 등장인물들 간의 다소 자극적인 갈등을 펼치며, 시청자들의 시선잡기에 성공했다. ‘장미빛 연인들’에서는 자극적인 갈등 대신 우리 주변에 있는 평범한 가족 내에서의 갈등을 통해 공감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자칫 ‘막장’으로 흐를 수 있는 여지는 존재해 보인다. 부와 빈, 모와 자의 이야기를 건강하게 풀어내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이슬 기자 ssmoly6@

뉴스웨이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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