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스카이라이프 “생존권 걸렸다”케이블 “전체 공정경쟁·실적 개선에 도움”
KT스카이라이프가 합산규제에 대해 이용자의 매체 선택권 제한 문제뿐만 아니라 위성방송 및 관련 종사자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라며 법안에 대한 신중한 판단을 호소하자 케이블TV협회측에서 이에 반발, 재공방이 벌어진 것이다.
앞서 KT스카이라이프는 5일 성명을 통해 “스카이라이프 임직원들은 합산규제가 시행돼 영업이 축소되거나 제한받게 될 경우 전 직원의 50%에 이르는 영업 관련 인력 및 지난 10여년간 위성방송과 함께 해온 240여 유통망과 그 임직원 가족들의 생존 기반이 붕괴되는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법안에 대한 신중한 판단을 호소했다.
이어 “최근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주관한 두 번에 걸친 ‘유료방송 규제체계 정비 방안 마련 토론회’에 참석한 학계, 법조계 인사들께서 합산규제에 대해 강하게 반대 의견을 피력한 만큼 합산규제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열린 토론회에서는 ▲위성방송의 난시청 해소 및 남북통일 매체 기능 등에도 불구하고 동일규제를 적용하는 것이 합당한지 여부 ▲국회에서 규제나 기준을 확정하는 것보다 정부 논의 과정을 통해 해결을 모색하는 것이 타당한가를 두고 토론자들이 갑론을박을 벌인 바 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이용자들의 측면에서도 합산규제가 위성방송의 공공성을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합산규제가 시행되면 시청자는 당장 가입을 강제 해지하거나 신규 가입에 제한을 받는데 전국 17%에 이르는 산간오지나 도서벽지의 소외계층 가구는 시청권 자체를 박탈당할 위험에 처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시설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한반도 권역에 즉시 방송이 가능한 유일한 매체가 위성방송으로 합산규제가 시행된다면 이러한 위성방송의 공공성을 심각하게 침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KT스카이라이프는 경고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反KT 진영인 케이블TV업계는 “KT는 특수관계자인 KT스카이라이프와 함께 결합상품(OTS)으로 시장을 빠르게 점유하면서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상한선인 1/3을 위협하고 있는 독보적 1위사업자 위치에 있다”며 “이런 시장상황에서 법적 미비에 해당하는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규제를 방치한다면 KT가 점유율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위성방송을 활용, 유료방송 시장 전체를 독점할 수 있게 된다”고 반박했다.
이어 “특히 KT는 유일하게 전국대상 유료방송 매체를 2개(IPTV, 위성방송) 소유하고 통신시장의 막강한 자본력까지 활용하면서 유료방송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며 “지역방송 중소 케이블사(SO)들은 가입자를 계속 빼앗기면서 사업 존폐를 우려해야 할 상황으로 복수케이블사(MSO)들의 경쟁력도 약화돼 유료방송 시장이 KT독과점 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KT측은 합산규제가 되면 신규가입자를 유치하지 못해 도서산간 지역 주민들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KT가 1/3 점유율에 도달하더라도 점유율 유지를 위해 신규가입자 유치활동을 중단할 이유는 전혀 없다”며 “케이블업계가 수 차례 입장을 밝혔듯 위성방송이 유일한 시청수단일 수 있는 일부 도서산간지역 주민의 경우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외조항을 두는 것에 동의한다”고 부연했다.
케이블TV업계는 합산규제의 도입이 오히려 공정경쟁과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합산규제는 점유율 한계점에 도달한 사업자들이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통한 ARPU(가입자당 수익) 개선에 나설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적절한 시장의 경쟁 역동성 유지, 유료방송 선순환 생태계 조성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합산규제가 도입되면 KT스카이라이프의 가입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 비용 감소로 인해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고 케이블TV협회는 강조했다.
이에 대해 케이블TV협회 관계자는 “시장의 약탈경쟁과 KT의 시장 독점을 불러오는 잘못된 규제를 방치해서는 결코 안 될 일”이라며 “다른 케이블이나 IPTV사업자들과 마찬가지로 KT도 당연히 특수관계자를 포함해서 시장점유율 규제를 받아야 하고 공정한 규제 하에서 경쟁하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김아연 기자 csdie@
뉴스웨이 김아연 기자
csdi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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