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부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자회사 세 곳의 임원에서 해임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재계는 ‘신동빈 회장으로 후계 구도가 기운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교도통신에 따르면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맡고 있던 롯데 부회장, 롯데상사 사장, 롯데아이스 이사직 등 일본 자회사 3곳에서 갑작스럽게 해임됐다. 다만 롯데홀딩스 부회장직은 그대로 유지한다.
일각에서는 이번 해임으로 일본 롯데의 최대주주였던 신 부회장이 롯데그룹 후계 구도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신 부회장이 해임된 3곳은 일본 롯데의 핵심 자회사로 임시이사회를 열어 해임을 의결했다는 점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 부회장이 롯데홀딩스 부회장직은 그대로 유지했다는 점에서 후계 구도와 관계없는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한국 호텔롯데의 지분 19%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로 롯데그룹의 지주회사이다.
롯데그룹의 기둥이 되는 지배구조는 ‘오너일가→일본 롯데홀딩스→호텔롯데→롯데쇼핑’으로 이뤄져 있다.
호텔롯데는 한국 롯데의 주력 회사인 롯데쇼핑의 주식을 8.83% 보유하고 있고 ‘롯데제과→롯데쇼핑→롯데알미늄→롯데제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의 핵심 연결고리인 롯데제과의 주식을 3.2% 보유하고 있어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회사다.
하지만 그동안 ‘일본롯데=신동주, 한국롯데=신동빈’ 구도로 암묵적인 경영권 승계가 이루어져 온 롯데그룹 그룹임을 감안할 때 신 부회장의 핵심 자회사 임원 해임은 이같은 구도가 깨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최근 그룹 후계 구도와 관련해 외부로 드러난 일 또한 롯데그룹의 경영권 승계에 변화를 예상케 만들었다.
롯데그룹의 롯데쇼핑 등 7개사의 오너 일가 지분 중 신격호 총괄회장이 롯데쇼핑, 제과, 롯데칠성 등 3개사, 신동주 부회장은 롯데케미칼을 제외한 6개사, 신동빈 회장이 7개사 전부, 장녀 신영자 호텔롯데 사장 역시 6개사에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신동주 부회장은 2013년 8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꾸준히 수십억원을 들여 한국 롯데제과 지분을 꾸준히 사들여 3.48%이던 지분을 3.96%로 늘렸다.
신동빈 회장 역시 지분을 조금씩 더 사들였지만 신 부회장은 동생과의 지분 격차를 1.38%로 줄었다.
이 때문에 형제 간 후계 구도 경쟁이 본격화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들 형제는 지난 2003년부터 롯데제과의 지분 격차를 1.4%로 유지해오다 10년만에 격차를 줄였기 때문이다.
때문에 재계에서는 롯데제과의 지분 격차 변동 이후 신 부회장의 임원 해임이 경영권 승계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반면 롯데그룹은 계열사 간 매우 복작한 순환출자로 얽혀 있어 몇 가지 드러난 일로 그룹의 전체 승계 구도를 가늠하는 것은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의 경영권 승계는 결국 신격호 총괄회장이 두 형제 중 누구의 손을 잡아주느냐에 따라 최종 후계 구도가 결정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
뉴스웨이 이주현 기자
jhjh13@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