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부활의 날개 펴는 비트코인

코인베이스는 미국 24개 주에서 인가를 받은 공인 비트코인 거래소 ‘코인베이스익스체이지’를 개장했다. 사진=(cc) zcopley at flickr.com 제공

몇 번의 해킹에 의한 도난 사건이 발생하면서 피해를 봤던 비트코인이 다시 부활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5일 코인베이스는 미국 24개 주에서 인가를 받은 공인 비트코인 거래소 ‘코인베이스익스체이지’를 개장했다.

이번 코인베이스익스체인지의 개장은 지금까지 중앙정부의 인정을 받지 못하고 주로 해외 가상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는 비트코인에 합법성을 부여받았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에 국내에서도 비트코인이 지급결제수단으로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비트코인, 합법적 거래소 등장
코인베이스는 합법적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익스체인지를 통해 개인 및 기관들의 안전한 비트코인 거래, 비트코인 가격의 실시간 모니터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코인베이스는 거래소 이용자들의 비트코인의 90%이상을 오프라인 지갑형태에 저장하는 등의 새로운 옵션 등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안전한 거래 시스템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 코인베이스는 보험가입을 통해 이용자들의 비트코인 자산 상실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코인베이스익스체인지의 비트코인 거래 점유율은 전 세계에서 1%미만이며 거래지역은 미국으로 한정돼 있지만 향후 거래 법위를 전 세계로 확장한다는 목표다.

국내에서는 1월29일 비트코인 거래소 엑스코인이 회원들의 비트코인과 예치금에 대한 회계감사를 국내 업계 최초로 받았다. 감사 결과 비트코인의 자금이 체계적이고 안전하게 관리·보관되고 있으며 충분한 지불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 받았다.

◇비트코인, 안정성·변동성 해결돼야···범죄 악용 가능성도 높아
코인베이스익스체인지 개장으로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재부상하고 있으나 비트코인의 안정성 및 변동성 문제는 풀어야 할 숙제다.

2011년과 2013년 세계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였던 마운트콕스는 해킹을 당했으며 지난해 2월에는 해킹으로 85만비트코인(한화 약 5000억원)을 도난당한 뒤 거래소를 폐쇄했다.

올해 1월에는 슬로베니아 거래소 비트스탬프는 1만9000비트코인(약 55억원)을 해킹으로 도난당했다.

여기에 전문가들은 벤처자본가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투자에 고심하는 주된 문제 중 하나가 비트코인의 극심한 변동성이라고 지적했다. 2013년 말 비트코인의 국제 시세는 코인당 1200달러 이상으로 상승해 금보다 더 비싼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현재 그 가차기 하락해 코인당 240달러에 그치고 있다.

여기에 비트코인의 익명성과 편리성은 탈세, 돈세탁, 마약거래, 도박 등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많다. 최근 해킹공격을 받아 5400 비트코인(약 60억원)이 도난 당한 ‘시프마켓 플레이스’는 불법무기, 마약 등을 거래하는 사이트였다. 또 미 법무부는 비트코인으로 마약을 불법 거래한 사이트 ‘실크로드’를 폐쇄하기도 했다.

◇합법적 거래소로 등장으로 비트코인 결제수단 기능 찾아
해킹과 범죄 악용에 의한 사이트 폐쇄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관련 거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합법적 비트코인 거래소 설립으로 비트코인 관련 안정성 및 변동성이 극복될 것이며 이에 따라 향후 비트코인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을 추적하는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거래되고 있는 총 비트코인의 가치는 32억달러이고 지난해 말 기준 비트코인을 화폐로 인정하는 사업장은 8만2000곳(한국 50여곳)으로 1년새 두배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정부 공인 비트코인 거래소의 탄생이 비트코인 변동성과 안정성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며 이로 인해 즉시성 및 거래 수수료 등의 측면에서 이점을 지닌 비트코인이 결제수단으로 활발하게 사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합법적인 비트코인 거래가 변동성 문제를 해결하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며 “코인베이스에 투자한 뉴욕증권거래소의 투자의도는 비트코인이 합법적인 통화로 성장해 나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은행도 보고서를 통해 세계적인 흐름을 고려했을 때 향후 국내에서도 비트코인이 지급결제수단으로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세계의 비트코인 활용 추세를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이란? 2009년 발행을 시작한 가상 디지털 화폐로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필명의 프로그래머가 개발한 비트코인은 실제 생활에서 쓰이는 화폐가 아니라 온라인 거래상에서 쓰이는 가상화폐다.


정희채 기자 sfm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