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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무한도전’ 시작됐다

[삼성의 革新]이재용 ‘무한도전’ 시작됐다

등록 2015.03.12 07:30

수정 2015.03.12 08:30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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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임직원에 ‘도전 정신·지속적 변화’ 강조국내외서 공격적 경영 행보···M&A로 가시적 성과주력 업종은 혁신 제품 공개 통해 시장 석권 도전

이재용 ‘무한도전’ 시작됐다 기사의 사진


국내 1위 기업 삼성전자가 빠른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변화의 핵심에는 삼성전자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이 있다. 이 부회장은 자신이 올해 초 공언했던 것처럼 ‘도전정신’을 직접 실천하고 있다. 이른바 이재용식 ‘무한도전’이 시작된 셈이다.

이 부회장은 올해 초부터 유독 도전정신을 강조했다. 삼성이 처한 현재의 위기를 슬기롭게 이겨내기 위해서는 정면으로 모든 일을 도전해야 한다는 그만의 의지가 표현된 셈이다.

실제로 올해 1월 2일 공개된 삼성전자의 경영 슬로건은 ‘뉴 챌린지, 리스타트’였다. 새로운 도전을 통해 다시 시작하자는 뜻이 담긴 격문이다. 이 슬로건은 권오현 부회장이 공개했지만 사실상 이 부회장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부회장은 올해 첫 대외 행사인 신임 임원과의 만찬장에서도 도전정신을 주문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19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만찬에서 “올해도 더 열심히 도전하자”며 임원들을 격려했다.

이 부회장은 말은 물론 행동을 통해서도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펼치면서 삼성전자의 혁신과 변화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국내외를 가릴 것 없이 다니며 삼성전자의 경영에 도움이 될 만한 사람들과 잇달아 만나는 것이 그 사례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외부 활동의 폭을 넓혀 온 이 부회장은 올해도 핀테크업계의 대부로 불리는 피터 틸 페이팔 창업자와 중국 경제 정책을 관장하는 왕양 부총리와 만났다.

최근에는 글로벌 핀테크 사업 육성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 현지의 카드사 CEO와도 만나는 등 삼성의 외연을 넓히기 위한 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이 부회장의 도전과 변화는 가시적인 성과로 하나 둘씩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거칠 것 없이 전개되고 있는 기업 인수(M&A) 활동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불과 10개월 동안 8개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을 삼성의 일원으로 만들었다.

업종도 다양하다. 비디오 앱 서비스 개발(셀비)부터 사물인터넷 플랫폼 개발(스마트싱스), 서버용 SSD 캐싱 소프트웨어 개발(프록시멀 데이터), 모바일 결제 솔루션(루프페이), 디지털 사이니지(예스코 일렉트로닉스) 등 여러 방면으로 M&A가 다채롭게 성사됐다.

공교롭게도 삼성전자가 공격적인 M&A를 단행해 온 지난해 5월은 이재용 부회장의 영향력이 한 단계 더 올라선 시점이라고 볼 수 있다. 최고 결정권자인 이건희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후 실질적인 의견 결정권이 이 부회장에게 넘어갔기 때문이다.

결국 삼성의 공격적인 M&A는 경영에 대한 실권을 쥐고 있는 이 부회장이 직·간접적으로 주도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볼 수 있다.

눈여겨 볼 대목은 M&A를 통해 변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외형과 체질에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스마트폰과 가전 사업에서만 이익을 창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력 사업군이 소수에만 편중돼 있다 보니 한 쪽 부문의 이익이 줄면 회사 전체 실적에 차질이 생긴다.

실제로 지난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부문에서 기대 이하의 실적을 거둔 탓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나쁜 경영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 때문에 삼성 안팎에서는 ‘스마트폰 신드롬 이후의 삼성을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달았다.

삼성은 주력 업종외의 사업 부문을 키우기 위해 M&A라는 전략을 택했다. 백지 상태에서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에는 시간과 환경이 여의치 않은 만큼 세계 시장에서 사업 수준을 인정받은 준척급 기업을 인수해 내부 변화를 꾀해 시장 석권에 도전하겠다는 작전이다.

육성이 필요한 부문에서 M&A로 활로를 뚫었다면 주력 부문에서는 혁신 제품의 등장을 통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대표적인 혁신 제품이 지난 1일(현지시간) 스페인에서 최초로 공개된 새 스마트폰 갤럭시S6와 지난해부터 갤럭시노트와 갤럭시S에 탑재되고 있는 커브드 엣지 디스플레이다.

갤럭시S6는 공개되자마자 세계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갤럭시S6에는 삼성의 전기·전자·소재 계열사들이 각자의 역량을 총집결한 제품인 만큼 혁신 기능을 다수 탑재됐다. 핀테크 기능인 ‘삼성페이’를 비롯해 무선 충전 기술과 14나노급 AP 등이 새롭게 탄생한 기능들이다.

커브드 엣지 디스플레이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독특한 디스플레이 제품이다. 지난해 등장한 갤럭시노트4 엣지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제품의 혁신을 보여줬다면 이번에 공개된 갤럭시S6 엣지는 이 기술의 혁신 수준이 한 단계 더 진화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주도하고 있는 이같은 변화에 대해 ‘시장 석권에 대한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특히 아버지 이건희 회장의 후광을 벗어나 실질적인 경영 실적을 내야 하는 첫 해인 만큼 그동안의 삼성과는 다른 모습으로 거듭나 더 큰 족적을 남기겠다는 이 부회장의 포부가 일련의 활동을 통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에서 비롯된 삼성의 공격적인 변화는 삼성의 시대가 2막을 넘어 3막을 향해 가고 있다는 대표적 증거”라며 “지금의 변화를 통해 얼마나 빠른 시간 내에 가시적인 혁신 성과를 거두느냐가 최대의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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