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영유아보육법 부결···학부모들의 분노는 안보이는가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가 또다시 화두에 올랐다. 오는 4월 임시국회에서 해당 ‘영유아보육법’을 우선 처리키로 합의·결정한 것.

본회의에서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점쳐지던 해당 법안은 찬성 84, 반대·기권 87표라는 ‘형편없는’ 점수로 부결처리 됐다.

당시 김영란법·흡연경고그림 도입 처리에 ‘초집중’했던 언론과 여론의 눈이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영유아보육법’은 표결에 부쳐졌고 결과는 부결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의원들은 특정 법안에 반대표를 던지기 부담스러울 땐 점심시간 등을 틈타 휴게실이나 화장실 이용 등을 핑계로 아예 자리를 비워 표권을 행사하지 않는다.

특히 이번 CCTV 설치와 관련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들이 재정적 어려움과 인권침해 등을 이유로 강력히 반발해 온 것을 고려하면 다음 총선을 내다봐야 하는 국회의원들은 쉽사리 ‘찬성’쪽으로 손이 가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국의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들의 머릿수 셈법과 더불어 일각에서는 어린이집 원장들의 로비·압력설까지 거론된 상황이다.

영유아보육법이 부결되면서 학부모들은 반대표를 던진 의원들에 대한 ‘낙선운동’까지 펼치고 있다. 학부모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는 것. 이들은 어린이집 단체로부터 로비를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의원들이나 반대표를 던진 의원들에 대해 “다음 총선 때 잊지 말고 표로 심판하자”라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회의원들은 머릿수 셈법에 오락가락하면서 신용을 깎아먹어서는 안된다. 소신껏 반대표를 던진 후 더 그럴듯한 대안 법안을 내놓겠다고 선언하는 편이 국회의원 답지 않을까.

문혜원 기자 haewoni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