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본주택 문전성시 계약률 100% 속출서울 분양권 거래 2년새 2배넘게 증가전셋값 오르고 집값 상승 기대에 분양
#2. 지방에서도 주택시장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지난 3일 전북 군산 미장지구에 문을 연 ‘미장2차 아이파크’ 견본주택에 5일까지 사흘 동안 1만3000여명이 몰렸다. 같은 기간 포스코건설이 울산 중구 약사동에 오픈한 '약사 더샵' 견본주택에도 누적방문객이 1만9000여명에 달하는 등 수요자들의 브랜드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특히 높은 상황이다.
아파트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서울과 지방 구분이 없다. 새 아파트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초저리금리인 상황에서 전셋값마저 가파르게 오르고,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까지 싹트면서 내 집마련 수요는 물론 투자자들도 너나 없이 주택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에 올해 전국에서 분양되는 아파트가 40만가구(부동산 114)에 이를 것으로 추 산된다. 기나긴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던 아파트 시장이 최근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더니 급기야 2006년 호황기에 버금가는 아파트 완판시대를 열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국내 경기 하강 압박과 더불어 주택 공급과잉 문제가 대두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묻지마 투자나 청약은 절대 금물이라는 지적이다.
◇분양시장 활짝···청약 경쟁률 수직상승
계약 시작 3~4일 만에 완판 기록을 세우는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다. 한 달 이내 초기 계약률이 50%만 돼도 성공한 것으로 여겨지던 1~2년 전과는 극히 대조적인 모습인 것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림산업이 경기도 용인 풍덕천동에 공급한 'e편한세상 수지'가 정당계약일 사흘 만에 100% 계약 마감됐다.
정당계약일이란 1·2순위 청약 당첨자를 대상으로 3일간 진행하는 1차 계약 기간을 말한다. 이때 포기자가 나오면 예비 당첨자에게 기회가 넘어가거나 선착순 계약에 들어 가게 된다.
하지만 아무리 인기가 많은 단지라도 최소 1~2명의 포기자나 부적격(부정) 당첨자는 나오기 마련이다. 정당계약일 내 완판 상당히 이례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분양 관계자는 “지난 10일 오후 6시까지 정당계약을 실시한 뒤 남은 물량은 예비 당첨자에게 판매했다”며 “모델하우스에서 그날 밤 10시까지 미계약 세대를 판매한 결과 3일만에 100% 계약률을 기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달 동탄2신도시에서 계약을 진행한 금성백조주택 ‘예미지’와 아에이스동서 ‘에일린 의 뜰’은 4일 만에 완판에 성공했다. 앞서 지난달 반도건설이 공급한 ‘동탄역 반도유 보라 아이비파크 5.0과 6.0’ 역시 3일 만에 100% 계약을 마감했다.
아파트뿐 아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경기도 수원 광교신도시에 선보인 '힐스테이트 광 교' 오피스텔은 이틀 만에 계약이 끝났다. 안강건설이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공급한 오피스 '안강 프라이빗 타워'는 하루 만에 판매가 마무리됐다.
◇강남 재건축 최고 ‘4억’ 웃돈
전국적으로 분양 ‘완판’ 단지가 속출하고 하면서 분양권 거래도 급속도로 늘고 있다. 새 아파트 선호 현상에다 웃돈(프리미엄) 형성 기대감까지 커지면서 실수 요자는 물론 투자자까지 몰리고 있어서다. 특히 서울 분양권 거래량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2년 간 같은 기간에 비해 거래량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실제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투데이가 국토교통부 분양권 거래량을 조사한 결과 서울은 지난 2013년~2104년 2년 동안 4만3903건이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1년~2012년 2만3502건보다 1.9배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분양권 거래가 늘어났다는 것은 전반적으로 분양시장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수요자들이 몰리면 공급량도 늘고 그 가운데 시세 차이를 기대할 수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분양권 거래가 활발해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유명 브랜드를 단 대기업이 짓거나 투자 가치가 높은 단지에는 분양권에 수억원대 프리미엄(웃돈)이 붙기도 한다. 서울시가 공개한 아파트 분양권·입주권 실거래 자료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청실아파트를 재건축한 '대치동 래미안대치청실' 전용면적 114㎡은 지난 2013년 평균 분양가가 15억8000만원이었지만, 올해 1월 20억500만원에 분양권 거래가 이뤄졌다. 1년 2개월 사이 무려 4억2500만원의 웃돈이 붙은 것이다.
같은 아파트의 84㎡도 평균 분양가인 11억2499만원보다 1억5000만~2억3000만원 이상 웃돈이 붙어, 평수에 관계없이 높은 시세에 거래됐다.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 1차를 재건축한 '아크로리버파크'도 최고 6600만원이 넘는 웃돈 을 주고 거래가 이뤄졌으며, 강남구 논현동 경복아파트를 재건축한 '아크로힐스 논현' 역시 분양가보다 5600만원 정도 가격이 올랐다.
강남 재건축 단지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웃돈이 붙은 곳은 위례신도시였다. 송파구 장 지동 위례신도시 '송파푸르지오'와 '송파와이즈더샵' 등이 분양가보다 4000만~6000만 원가량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공급과잉 가능성···묻지마 투자 금물
주택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지만 무리하게 청약을 받거나 많은 대출을 끼고 집을 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하반기들어서면서 전반적인 국내 경기가 하강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있는 데다 내년 공급과잉 우려마저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택건설정책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의 김경식 1차관은 최근 한국주택협회 정기총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올 한해는 (주택 분양시장이) 활성화 되겠지만, 내년에는 주택 공급과잉과 국내 경기하락으로 인해 시장 침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올해까지야 최근 분위기상 주택 분양시장이 호황기를 누릴 수도 있겠지만 내년 시장 상황은 장담할수 없고 오히려 하락할 수 있다고 언급한 셈이다.
전문가들도 중장기적으로 금리인상 가능성도 있는 만큼 주택구매는 실수요 위주로 신중하게 접근하고 특히 묻지마 청약이나 투자는 절대로 금물이라고 강조한다.
양지영 실장은 “선택의 폭이 다양한 만큼 투자가치가 높고 자신에게 맞는 아파트를 골라서 청약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반짝 과열에 동요해 분양가, 브랜드, 입지조건 등을 따지지 않는 ‘묻지마 청약’을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김성배 기자 ksb@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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