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본준 형제 “R&D로 시장선도”강조계열사별로 혁신기술 관련 투자 강화고부가가치 상품 개발에 전사적 나서R&D실적 향후 경영구도 변화에도 변수
“한 발 앞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내는 한 차원 높은 연구개발과 무엇보다 남들이 넘볼 수 없는 경쟁력을 갖춘 원천 기술 개발에 혼신을 다해 달라”
지난 3월 구본무 LG 회장이 서울 양재동 소재 LG전자 서초R&D캠퍼스에서 열린 ‘연구개발성과보고회’에서 한 말이다. 구 회장은 저성장 시대의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에 대한 해법으로 기술 연구 개발(R&D)에 대한 투자를 강조했다.
저성장이 지속되는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LG그룹은 4대 그룹 중에서 R&D를 통한 혁신에 가장 집중하며 지난 2010년 이후 매년 R&D 투자액을 늘리는 행보를 보였다.
올해 LG는 R&D기술에 이전보다 더욱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LG그룹은 올해 자동차부품, 에너지솔루션, 디스플레이 등 R&D에 전년도 5조9000억원보다 4000억원 높은 6조3000억원을 집행키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5조9000억원보다 4000억원 확대된 금액이다.
LG그룹은 주요 분야로 전기차 배터리 등 차세대 자동차부품 관련 기술, 에너지솔루션 기술,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스마트홈 등 사물인터넷(IoT) 기술 등에 전폭 투자하기로 했다.
또 국내 최대 연구단지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건설에 본격 나서 올해에만 약 1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LG그룹은 LG사이언스 파크 건설로 융복합 연구 기반의 제품 및 서비스 개발과 이에 따른 시장 발굴 등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 회장은 연구개발과 사람에 아낌없는 투자를 통해 진정한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을 내비치며 산업간 경계를 허무는 창의적 발상으로 한 차원 높은 수준의 혁신을 전개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구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역시 시장 선도를 위한 혁신에 채찍질을 가하고 있다. 지난 2010년 10월 LG전자 CEO로 취임한 구 부회장은 지난 4년여간 시장 선도를 위해 독자적인 원천 기술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R&D 사업에 아낌없는 투자를 해왔다.
구 부회장은 불확실한 대내외 경영환경 속에서도 제조회사의 근본 경쟁력인 R&D 인력 유치에 직접 나서는 등 체질개선을 위한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임원들에게 부진한 실적을 낸 사업부문에는 과감히 비용을 절감하고, 수익성이 높은 제품에는 마케팅비를 집중하는 등 수익구조 개선에 힘을 모아달라고 자주 주문하고 있다.
특히 수익개선에 있어 ‘제품의 경쟁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판단아래 R&D에 대한 투자에는 적극적인 모습을 내비쳤다.
LG는 주요 사업의 또 다른 한 축인 화학 분야에서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 LG화학은 안팎의 경영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박진수 부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하는 ‘현장 경영’과 주력 사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앞세워 실적 호조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실적 개선을 보인 근본적인 원인으로 기존의 혈연중심의 경영 방식을 탈피한 과감한 인사개혁을 꼽았다.
그동안 가족주의 경영방식을 유지해오던 LG그룹이 구본무 회장 대에 접어들면서 젊고 유능한 인재들로 세대교체를 해야 한다는 가치 아래 전문경영인들 중심이 되는 자율적인 경영체제 환경으로 변화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선발된 유능한 인재들이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었고 전반적 사업 체질개선도 할 수 있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LG전자는 여전히 R&D부문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R&D를 통해 끌어올린 실적을 바탕으로 향후 경영구도가 바뀔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 LG 상무의 활약도 기대해볼 만하다. 최근 구 상무가 지분 9만주를 매입하고 구 상무의 친부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은 대거 지분을 정리하는 등 그룹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 상무는 LG가문 4세대 중 올해 7220억 원으로 주식 자산을 가장 많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재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구본무 상무가 지난해 말 상무로 승진한 이후 LG지분을 늘리며 경영보폭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후계구도에 대해 어떠할 것이라고 결론짓기에는 아직은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lsy0117@
뉴스웨이 이선율 기자
lsy0117@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