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과 통신사, 각계 전문가들이 제4이동통신 도입 주제를 놓고 한치 양보없는 찬반 공방을 펼쳤다.
제4이동통신 사업자 탄생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가 장악한 통신시장의 기본 틀을 근본적으로 흔들 수 있는 이슈인 만큼 이날 공청회에서는 찬성과 반대가 팽팽하게 맞섰다.
미래창조과학부는 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이동통신 시장 경쟁촉진 및 규제합리화를 위한 통신정책 방안 공청회’를 열고 제4이동통신 사업자 선정과 관련한 각계 의견을 취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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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화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실장은 “정부는 재정적·기술적 능력이 확실한 사업자가 제4이동통신사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종합 선물 패키지를 마련한 것”이라며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의 해외 사례로 볼 때 신규 이동통신사가 새로 경쟁에 가세하면 통신요금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 문을 열었다.
김남 충북대 교수는 “정부가 제4 이동통신 후보자에게 주파수 등 기술적으로 큰 혜택을 주는 걸로 봐서 이번 만큼은 반드시 제4이동통신사를 탄생시키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 같다”며 “하지만 이미 각 이통사들이 최근 데이터요금제 출시 등 스스로 통신비 인하에 나선 만큼 제4이동통신사가 탄생한다고 해서 얼마나 요금인하 효과가 있을지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을 듯 싶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제4이동통신 출범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상헌 SK텔레콤 상무는 “신규 이동통신사의 시장 진입은 요금 인하 측면에서는 성공이지만 통신 산업 측면에서는 실패라는 시각도 있다”며 “또 그동안 이동통신업계가 알뜰폰 성장에 많은 자원을 쏟아부으며 지원해왔는데 제4이동통신과 알뜰폰의 관계 설정 등 혼란스러운 문제가 존재하는 만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충성 KT 상무는 “미자격자가 시장에 새롭게 진입할 경우 시장 전체에 큰 부담을 준다”며 “반면 또 너무 큰 혜택을 줄 경우 시장 경쟁을 왜곡시키고, 신규 사업자의 자생력 확보를 어렵게 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LG유플러스 박형일 상무도 “지난 10년 간 이동통신 시장의 시장 점유율은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5대 3대 2의 구도였으나 누적 영업이익은 8대 2대 0”이라며 “신규 사업자가 들어온다고 해도 요금 인하 여력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합 상품의 가구당 가입률이 85%에 달하는 상황에서 신규 사업자가 이동통신이라는 단품 만으로 어떻게 경쟁에서 살아남을 것인지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제4이동통신 사업자로 참여 의사를 밝힌 우리텔레콤의 장윤식 사장은 “보다 좋은 서비스를 좀 더 싸게 제공하려면 기존의 통신3사와 똑같은 사업자를 하나 더 만드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기존의 시장 틀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혁신적, 파괴적인 사업자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정부가 제4이통 진입장벽을 낮춘 것은 무자격 사업자를 억지로 집어 넣겠다는 것이 절대 아니라 망 구축에 드는 비용과 실패 했을 시 따르는 진통 등을 고려해 충분한 자본력을 갖춘 사업자가 쉽게 들어올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주자는 것”이라며 “이날 나온 여러가지 의견을 검토해 최종 안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화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실장도 “영국은 4개 통신 사업자가 있는데 요금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해외사례에 비춰서 볼때 4이통 추진은 전혀 문제 없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수렴해 이달중 허가 기본계획을 확정하고, 연내 제4이통 사업자를 확정할 계획이다.
이지영 기자 dw0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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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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